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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원 : 차가운 두꺼운 이불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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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2022년 상반기 기획공모 선정작가 展
정다원 '차가운 두꺼운 이불을 덮었습니다'
2022. 1. 19 (수) ~ 2022. 1. 25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2022년 상반기 공모 : 정다원 ‘차가운 두꺼운 이불을 덮었습니다’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2. 1. 19 (수) ~ 2022. 1. 25 (화)





2. 전시서문


  푸른 유리알을 삼키다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혜린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간으로서의 삶을 유지하고 지속해 나가기 위한 동기부여적 원리이다. 때문에 세상의 피조물로서 부정과 가정, 불안 등이 혼재된 세상에 던져진 인간에게는 삶의 부조리를 인지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가치의 첨예한 대립에 따른 고뇌는 인간의 반항을 낳기도 하고 현실체념적인 순응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나 어느 쪽이든 무의미하지는 않다. 그러나 마치 적자생존의 법칙처럼 살아감에 있어서 그 이유를 찾아내고자 하는 인간만이 삶의 가치와 가능성의 회복이 가능하다. 
  이처럼 반항하는 인간에서 회복하는 인간으로의 개작은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 모든 인간은 본래 죽음이라는 근원적인 허무를 지니고 태어났다는 부조리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허무와 실존은 한 끗 차이의 문제이므로 삶의 허무에 대한 인식 이후로는 삶에 대한 집념과 애착 그리고 갈증으로부터 지펴진 열정을 통해 실존을 위한 방법의 모색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내던져졌으나 죽기 위해서라도 살아가기 위한 사명을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저마다의 삶을 개척해 나가려는 의지로 이어져야 함이 관건인 것이다.

  정다원의 작품은 삶의 이중적이고 혼란한 면들을 은닉하거나 완곡하지 않는다. 우울감과 공허함으로부터 비롯되는 공포와 상실 그리고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것인지 도리어 그것에 이끌릴 수밖에 없는 것인지 모를 버둥거림 등이 작품이라는 하나의 창작된 삶 속에 날것의 분위기들로 강렬하게 도사리고 있음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작품이라는 삶을 결코 방해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원시적이고도 예민하게 보이는 화면 속의 인물들은 그들을 둘러싼 환경 내지 우리가 인식하는 작품 속 배경에 묻히지 않고 제 것의 존재감을 뿜어내고 때로는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나 결코 파괴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모순적인 존재가 선사하는 불안한 조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느끼게 하면서 기민한 감각을 소환한다.
  예리해진 감각을 통해 화면 속에 등장한 인물에 좀 더 집중해 보면 화면 속에 달라붙어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곧바로 이는 뒤안길로 밀려날 만한 궁색한 매무새도 단지 하릴 없이 연명만을 위한 무기력한 모습도 아닌 발견된 주인공으로서 자리하고 있음으로 연상된다. 일상적 구성물들로 채워진 화면과 조우하면서 일상의 삶 속에서 낯설게 하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삶에 대한 의지와 호소로도 수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듯 기이함과 안정감 사이의 지점에서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떨림은 우리가 우연히 자신과 닮은 대상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되는 동질감과도 닮아있다. 작가가 화면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개인적이고도 사적인 내면을 답습하여 표출하는 대상에만 그치지 않게 둔 덕분이다. 오히려 과감히 드러내고 노출시킴으로써 타자화해 누군가의 기억일지도 모를 것들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누군가의 오래 전 감각 내지 기억일지 모를 것들을 꺼내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것으로부터 나의 것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도 막연해서 찾아볼 엄두가 나지 않던 것들을 당신과 나를 들여다보는 그림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하나의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의 당사자로서 어딘가에는 꼭 나를 아는 당신이 있고 내가 찾는 당신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어렴풋한 믿음으로 오래도록 이어져 오던 순간이 현실이 되고 사실이 진실로 끼쳐오는 순간에 우리는 차가운 두꺼운 이불을 덮는다.


  작가는 그러한 순간과 작품 대부분에 푸른 색채 이미지를 스미게 한다. 푸른색은 선잠이 드는 새벽녘의 색인 동시에 고민에 침잠되어 잠 못 이루는 밤의 색이기도 하다. 오래 전 울트라마린블루같이 가장 비싼 안료로 취급되던 색이면서도 현대의 우울함으로 비유되는 색이기도 하다. 또한 희석되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푸름이 되거나 덧칠되어 강한 내성을 지니듯이 깊이를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새파란 심연에 이끌리게 만드는 푸름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이야기 속 한 마리의 파랑새의 역할처럼 희망을 떠올리게 만드는 색이기도 하다. 이에 푸른색은 긍정도 부정도 아니게 된다. 푸른색의 심상에는 어떠한 이유가 되는 이미지와 의식의 흐름들이 녹아 있고 푸름은 그 모든 이유들을 인정하고 포용함으로써 불협하지 않게 된다. 마침내 어디에서든 어떻게든 더 단단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작용한다. 푸른색을 삼킨 작가의 작품에는 푸른 정맥이 비친다. 그 차갑지만 따뜻한 핏줄의 가닥들은 부조리한 것들일지라도 삼키고 껴안음으로써 즉 사랑함으로써 삶이란 존재하는 것이자 생존하는 것임을 말한다. 혈관을 타고 흐르던 푸른빛은 어느 것도 다 비치게 만드는 유리알로 응고된다. 이 아름다움의 새로운 형태는 사랑을 불러일으킨다. 이윽고 우리는 살아가기에 사랑하는 삶의 실존을 음미한다.









<뾰로롱 푱 팡>, Acrylic on canvas, 116.8×91cm, 2021










<눈물을 먹고 사는 괴물>, Acrylic on canvas, 112.1×145.5cm, 2021










<쟤가 그랬어>, Acrylic on canvas, 145.5×112.1cm, 2021










<밤이 다 끝났다>, Acrylic on canvas, 31.7×39.5cm, 2021










<날씨가 너무 좋아요>, Acrylic on canvas, 112.1×145.5cm, 2021










<뜨겁게 끓여낸 잼>, Acrylic on canvas, 145.5×112.1cm, 2021






3. 작가노트


찌꺼기처럼 남아버린 여운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기.
이유 없이 침투해오는 소소하고 우울한 불쾌감들에 저항하려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하며 ‘여운’이라는 이름을 지어 붙였다. 이러한 받아들임은 겉보기에 온전하고 편안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결핍투성이이며, 사랑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미지의 괴물같이 끔찍하고 또 한 숨의 공기와도 같이 사랑스러운 여운이라는 감정은 짓씹어지고 토해져서 한 화면 안에 함께 드러나 절충되며 애매하고 모호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작업에 등장하는 모든 형상들은 결국 자아의 투영이지만, 한편으로는 완전히 융합되지 못하고 분리된 이질적 자아이며 유령과도 같은 자아이다. 이 형상들은 이성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하여 어린아이처럼 순수하지도 않다. 오히려 잔혹하고 의지적인,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결과이며 토사물 같은 감정덩어리들의 사랑스러운 승화이다. 하루를 살아내게 하는 힘이며, 하루를 살아내기 힘겹게 만드는 스트레스 덩어리이다. 또한 이들은 삶의 압도감을 마주하는 주인공들이다. 인물은 풍경에 파묻혀 동화되거나 오히려 짓눌린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짓눌림 속에서도 이들은 여전히 살아가며, 존재한다. 하찮거나 힘없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살아있음을, 자신이 가능한 한도 내에서 ‘강하게’ 뿜어내고 있다. 이 주인공들이 그 생의 안에서 약하더라도 강하게 발악하며 독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4. 작가약력


정다원
2022 이화여자대학교 석사 서양화 전공 재학
2021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 전공 졸업



개인전
2022 차가운 두꺼운 이불을 덮었습니다, 갤러리 도스, 서울


2인전
2021 날씨가 너무 좋아요, 공간풀무질, 서울
2021 멍게발톱, 초연, 서울


단체전
2021 제 11회 스카우트展, 갤러리 이마주, 서울
2020 이 작품을 주목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2019 1+10+12, 은/는,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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