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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 소네트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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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김형우 '소네트 73'

2021. 9. 1 (수) ~ 2021. 9. 7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도스 김형우 ‘소네트 73’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1. 9. 1 (수) ~ 2021. 9. 7 (화)





2. 전시서문

개척자의 날개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사람은 자신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주도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는 발길질을 해왔다.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초월적인 존재를 갈구했고 숭배했으며 두려워했다. 우리를 품은 행성의 중심이 끌어당기는 힘에 저항하여 흙과 물을 벗어나 두 다리를 펴고 일어섰다. 불을 길들이고 바위를 녹여 세운 의지는 하늘에 닿고자 했고 오늘날 사람들에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첨단의 편리는 앞서 이야기한 환경을 넘어서고자 하는 원초적인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김형우는 금속을 가공하는 근원적인 힘으로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이 가슴에 품은 장막 너머를 비추고자 한다.

 

  작품은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선박의 조형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도시의 힘줄과 혈관을 담당하는 무수한 파이프와 전선을 타고 흐르는 에너지는 작가가 설계한 장치를 통해 작품에 인공적인 힘을 공급한다. 흔들리는 진자처럼 작품을 구성하는 왕복운동은 대단한 기능을 가지지 않았지만 조형물의 뼈대를 제련하는 작가의 근육처럼 공중을 향해 솟구치고 중력을 따라 내리치는 단순하고도 강한 동작을 취하고 있다. 재료가 지닌 질감과 색을 작위적으로 거스르고 숨기려 하지 않는 절제된 색은 작품이 설치된 전시장이 지닌 건조하고 무정한 환경과 어우러진다. 재질에서 드러나는 거리낌 없는 무게감과 꾸밈없는 움직임은 감정을 지닌 유기체로서의 작가와 대척점에 있는 동시에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열기와 고단함을 숨기고 반복적인 소음을 일으킨다.

  기어가 부드러운 마찰을 일으키며 만들어내는 반복적인 소음에는 작곡가의 감성이 없지만 쇠를 휘두르는 작가의 계산된 지휘를 따라 기계미학적인 리듬을 조성한다. 최소한의 장식과 철저한 효율로 고안된 장치에 부착된 피스톤과 관절들은 재료의 물리적 특성이 자아내는 광택과 작가의 목표로 지정된 움직임의 동선 그 자체로 군더더기 없는 조형을 보여준다. 백색 공간을 채우는 기계의 소리를 따라가면 강철이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작품에 담긴 작가의 움직임은 인간을 안전하고 익숙한 공간의 밖으로 향하게 하는 이동수단에 사용된 구조를 닮아있다. 대륙을 벗어나 돛을 펼쳤던 개척자는 대기권을 뚫고 태양광 패널을 펼친다. 김형우가 영감을 얻는 기술의 모습은 인간의 근육을 연하게 만드는 편리의 첨단이 아닌 미지의 영역으로 이끄는 육중한 기계의 뼈대가 지닌 견고함이다. 매끄러운 육신에 담긴 뼈가 복잡한 모양이기에 섬세한 동작이 가능하듯 작품은 금속의 단단함에 마땅한 기하학적인 결합으로 반복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려한 곡선을 그려내는 모양이다.

 

  사람이 필요로 창조한 메마른 하수인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지만 김형우가 던지는 내일을 향한 질문이 담겨있기에 작품은 장르문학적인 낭만을 지니고 있다. 쾌적한 공기를 들이키며 캔버스에 발라진 물감이 사람에게 상상력을 선물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숨 막히는 열기와 몸을 조이는 안정장비 아래에서 뿜어져 나온 힘이 일으키는 무정한 소음만이 우리에게 편안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거센 바람을 맞으며 옷깃을 더 단단히 움켜쥐게 한다.





스쿠너, 메탈 파이프, 리니어 엑츄에이터, 아두이노, 캔버스 패브릭, 2021





스쿠너, 메탈 파이프, 리니어 엑츄에이터, 아두이노, 캔버스 패브릭, 2021







스쿠너, 메탈 파이프, 리니어 엑츄에이터, 아두이노, 캔버스 패브릭, 2021





3. 작가의 글

 

  소네트 73

 

  개인적으로, 나는 다양한 공간을 이해하면서 감정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공간은 대체로 우리의 생각대로 꾸며 나간다. 또한 ‘공간’에 대해 설명할 때 감성적인 부분을 적용하며 개념을 설명한다. 우리의 감정과 특정 공간은 하나의 형태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곳을 ‘공간’이라고 개념화하지 않는다. 내가 여기 존재하고 있기에 우리의 공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데, 그 생각의 형태는 보이지도 않고,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너무나 거대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이 생각이란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곳에 공간이라는 것을 만들어낸다.

 

  우리의 생각이라 불리는 ‘감정’은 수많은 상호작용을 거쳐 탄생한다. 감정은 공간과 함께 작용하고, 공간과 함께 발전한다. 그러면 광활한 공간은 공허한 것인가? 왜 빈 공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가? 불안감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공간을 비워두지 못하고 채워야만 만족을 하는가?

 

  사람들은 끝을 모르는 크기의 공간을 마주할 때 두려움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모른 채 그저 물리적으로만 채우려 한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가득 채우고 나서도 공허함을 느낀다. 가득 채우고 난 뒤에도 오는 이 공허함은 왜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도, 우리가 서로를 아낌없이 사랑하는 이유도, 내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도, 하나같이 내가 이 순간의 공간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내가 존재하는 이 찰나의 공간은 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순간이 되어도 먼 미래의 다른 곳에서 우리가 있었다는 것을 공간이 기억하기에 내가 존재했었다는 이유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어차피 우리의 삶은 절대적이지 않고, 바뀌기 쉬우며, 상대적이어서 우리의 공간은 변한다. 그 공간 속에서의 우리의 모습도 변한다. 심지어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라져 없어지기까지 한다. 그리고 나 또한 사라져 없어져버리고 말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아직 남아있는 것들과 ‘지금’을 아낌없이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머지않아 떠나갈 것들을 격렬히 사랑하라

- 셰익스피어 소네트 73 중에서





4. 작가약력

 

김형우

 

2017 골드스미스 대학교 BA Fine Art 졸업, 영국, 런던

 

 

 

개인전

2021 ‘소네트 73’, 갤러리도스, 한국, 서울

2020 ‘움직임에 대한 집념_Tenacity syndrome’, H 아트브릿지, 한국, 서울

 

단체전

2021 ‘Cine De Art Hero_모꼬지심 지구조작단’ 기획展, 부산은행 갤러리, 한국, 부산

2018 ‘물려줄환경, 미술관속 철학이야기’展, 상원미술관, 한국, 서울

2014 ‘노멀 앱 노멀_Normal AB Normal’, 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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