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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현 : 끝나지 않는 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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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공모

이아현 '끝나지 않는 반추 Endless Rumination'

2021. 8. 4 () ~ 2021. 8. 10 ()





전시개요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공모 이아현 끝나지 않는 반추 Endless Rumination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37 갤러리 도스

전시기간: 2021. 8. 4 () ~ 2021. 8. 10 ()

 


 

딱지를 긁어내다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지금 들이키는 호흡에는 지나간 시간의 선택이 담겨있다. 강연이나 성공담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미래에 대한 계획은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들어온 건조한 문구이자 먼 훗날 어떤 과거를 기억할 것이며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에 대한 기약 없는 계약이기도 하다. 빛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그 누구도 자신이 밟고 있는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을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림자는 사람과 빛의 형태를 모방하는 동시에 본래 모습으로부터 동떨어진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아현은 잠시 빛을 등지고 서서 자신의 의지가 개입되었거나 어찌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건과 선택이 뒤섞인 과거라는 이름의 그림자를 바라본다.

 

  기억은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다. 만지고 다가갈 수 없는 공간에서 재구성되는 기억은 현재의 감정과 뒤섞이며 본래 사건이 지니고 있던 색과 형태를 왜곡한다. 개인적인 경험이 지닌 폭넓은 가능성은 서로 관계없던 사물을 사건으로 연결하며 당사자에게 뜻밖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기억이 축적된 감정과 섞여 왜곡되듯 변질된 개인적인 반응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시작과 끝을 가늠하기 힘든 굴렁쇠를 돌린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건에서 비롯된 작가의 경험은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평면적으로 그려졌다. 화면에 보이는 형상은 하나의 작품 안에서 완결된 구성이 아닌 화면 밖으로 확장된다. 마치 분해된 퍼즐 조각의 일부만 관찰할 수 있는 모양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유추하도록 이끄는 글자 정보는 명확히 알아보는 것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기 위해 잘려나간 사진처럼 수수께끼의 단서로 화면에 새겨져 있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다양한 색상이 사용되었지만 높은 밀도로 화면을 채우고 있는 형상들의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시간대를 알 수 없는 정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기에 차가운 온도로 다가온다. 각 화면에서는 작가가 투영된 식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단단한 껍질이 없는 연약한 소형 식물은 작가의 고통스러운 후회와 치유가 뒤섞여 반복되는 애증의 대상이며 쉽게 망각되고 대체될 수 있는 위태로움을 상징한다.

  식물은 크기와 종류를 막론하고 느린 속도와 자극적이지 않은 운동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뿌리내리고 가지를 펼친다. 분명히 존재했지만 알아채지 못한 어느 순간 잎사귀를 펼치고 두려울 만큼 무성했다가 초라하게 시들어버린다. 사람의 기억 역시 가슴 한 구석의 먼지 쌓인 서랍에 주인 모르게 담겨 있다가 점차 가는 뿌리를 내려 마음 곳곳에 쉽게 보이지 않는 실금을 남긴다. 하지만 메말라 추락한 낙엽이 다음 봄의 잎사귀를 품은 씨앗의 양분이 되듯 심경을 채운 균열 위에 가파르게 매달린 감정의 각질은 심장의 맥동으로 서서히 떨어져 나가고 다른 기억을 품을 공간을 만들어낼 것이다.

 

  화면에서 색으로 채워지지 않은 빈공간은 시선이 스칠 때 싸늘하게 부는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인 동시에 작품이 작가가 도출한 결론이 아닌 물음표로 끝나는 질문임을 명확히 한다. 마냥 긍정적이지 않은 기억을 곱씹으며 후회를 하고 반복될수록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적으로 변이되는 가상현실은 관계의 충돌과 단절의 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아현은 자신이 투영된 작품 속 이미지가 지닌 고요한 이야기로 굳이 드러내기 싫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알아봐 주었으면 하는 흉터를 그려낸다. 때로는 지난 시간을 바로잡으려는 발버둥보다 무정한 벌판에서 뱉는 한숨이 사람을 가볍게 한다.








반려식물 Pet Plant_ Oil on canvas_ 162.2x130.3cm_ 2021








끝나지 않는 반추 Endless Rumination_ 100x72.7cm_Oil on paper








새카만 귀 Pitch-dark ears_ 162.2x130.3cm_ Oil on canvas






작가 노트


소가 여물을 되새김질 하듯 기억을 불러와 하나하나씩 곱씹는다. 반복되는 행위와 함께 수면 잠재기는 한없이 길어진다. 끌려 나온 과거의 이야기들은 현재와 대면한다.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려 애쓰는 꼴이다. 방어기제를 동반한 기억의 왜곡은 거짓된 안정을 취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합리화는 삼켜지지 않는 이 여물들을 삼킨 것이라 착각하게 만든다. 거짓된 안정은 불편하다. 모든 감각이 안정을 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은 왜곡되고 물러진다. 현실과 동떨어진 배경은 실재하지 않는 기억의 모임이기도, 페르소나의 변주이기도 하다. 남아있는 것은 기억도 아니고 부정적인 정서도 아니다. 단지 되새김질하였던 행위만을 기억할 뿐이다.

천천히 곱씹지만 삼켜지지 않는다.

흐물흐물해진다.





이아현

 

2021.02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학사, 회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1.08 끝나지 않는 반추 Endless Rumination, 갤러리 도스, 서울

 

단체전

2021. 01 지지 GEGE, WWWSPACE, 서울

2020. 12 UNDEFINED ( )님이 모두에게: , 홍익대학교, 공식웹페이지

2019. 11 밀푀유; 낱장들,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18. 04 ANDLAB Granf Salon, Los Angeles ANDLAB,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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