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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돈 : 방향으로 이은 살과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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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장규돈 ‘방향으로 이은 살과 안개’


2021. 3. 24 (수) ~ 2021. 3. 30 (화)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장규돈 ‘방향으로 이은 살과 안개'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1. 3. 24 (수) ~ 2021. 3. 30 (화)




 

기묘한 변주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장규돈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화면에 옮기는 동시에 자신의 붓이 걸쭉하게 머금은 물감 자체가 지닌 물질의 특성을 희석시키지 않는다. 물감은 작가의 행동을 타고 평면위에 입혀지며 대상을 닮은 복제가 되지만 작가의 손에 쥐어지기 전에는 그저 중금속과 광물, 유기물의 정제된 부산물이 섞인 튜브속의 물질에 지나지 않는다. 회화에서 물감의 물리적 성질을 강조하기 위해 마티에르를 남긴다면 장규돈의 작품에 요철을 지니게 하는 물감의 성질은 단백질과 지방이 뒤섞인 세포의 군체처럼 작가가 원하는 어떠한 유기체로든 변형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녹아내린 형상에서 다시 다른 유기체로 형성되는 기괴한 순환을 지닌 작품은 장르적인 상상력을 동반하는 동시에 그림을 그리는 기초적인 재료가 사람의 손에 쥐어 졌을 때 고민했을 무엇을 그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되새긴다. 인물의 실루엣을 지니고 있지만 시각적으로 적나라하게 다가오는 질감은 작품을 만져보지 않아도 생고기의 질기고 물렁한 점성을 느끼게 한다. 물기가 빠르게 메마른 후 표면이 수축하면서 생긴듯한 불규칙적인 균열은 두껍게 쌓이고 갈라진 각질이나 파충류의 피부를 연상시킨다. 유화물감 외에도 계란이라는 동물성 단백질이 섞인 재료는 작품 전반에 드러나는 생물의 신체를 다룬 이야기에 설득력과 치밀함을 더한다.

윤리를 신경 쓰지 않는 과학자의 실험체처럼 살과 뼈를 지닌 서로 다른 생물의 고깃덩이가 뒤섞이고 흐르는 형상은 어찌 보면 불쾌감을 유발한다. 배가 갈린 채로 가죽인 벗겨진 모습이 떠오르는 화면 중앙의 육신은 힘의 방향이 작품 중앙에서 화면 바깥쪽을 향해 개화하는 꽃처럼 펼쳐진다. 가장자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높은 채도의 푸른색은 차가운 용액처럼 작품 중앙에 위치한 형상의 표면을 절이고 엉겨 붙으며 동물 체온정도의 열기를 지닌 신체기관의 색과 대조를 이룬다.

갓 도축되어 고리에 걸린 채 벌어진 갈비 틈으로 떠나간 생명의 한기를 뿜어내는 고기의 모습과 잔인한 형벌을 받은 순교자의 훼손된 시신이 품은 숭고한 열기가 겹쳐 보인다.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았음에도 편하게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하지만 높은 채도의 다양한 색상에서 나오는 화려함과 화면 중앙에서 거리낌 없이 육신을 드러내는 구도로 인해 성화에서 보일법한 인간의 허물에 대한 창작자의 당당한 기세에 아이러니하게 이끌린다.

흘러나온 체액이 뒤섞인 듯 혼탁한 금빛 거품과 하얗게 엉겨 붙은 물감 덩어리는 피부에서 쥐어짜낸 지방처럼 보이는 동시에 육욕과 쾌감의 절정이 발산하는 광채처럼 다가온다. 어께를 크게 휘두른 붓질에서 작가의 근육과 힘의 떨림이 드러나며 흘러나온 내장이나 힘줄이 지닌 탄력을 연상시키는 곡선은 다시 화려한 색체와 뒤섞이며 음악성이 느껴진다. 악기가 자아내는 계산된 리듬이 아닌 생물의 신체기관이 뿜어내는 맥동처럼 리드미컬한 굴곡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신체 역시 존재를 자각하고 행위를 증명하지 않으면 튜브 속의 물감처럼 피부에 쌓인 축축한 고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재료는 단순히 사물을 재현하는 수단에서 그치지 않고 표현의 거미줄 중앙에 있는 작가와 세상에 무수히 존재하는 서로 관계없는 사물간의 연결지점이 된다. 그렇게 장규돈이 생성한 감정의 양분은 작품이라는 탯줄을 통해 작가와 관객을 연결한다.










Figure Melting in a Flower, oil and tempera emulsion on wood, 182.5x122cm, 2021







작가노트

 

   내가 그림을 대하는 태도가 되는 동기는 보다 큰 존재에 속하려는 통상적인 갈망이다. 여기서 보다 큰 존재는 중심이 없고 숭고한 무제약적 세계이다. 내게 인물의 형상이 위치한 배경은 그 형상을 적시고 있는 세계, 시공간이다. 나는 형상을 배경의 색에 담근다는 태도로 그림을 진행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대로 된 배경은 형상에 어떻게든 작용할 것이며 그러한 작용의 결과, 인물의 형상은 주로 살이 녹아 흐르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녹는 모습 자체도 중요하지만, 나는 인간의 살과 다른 요소를 결합해서 이을 수 있는 흐름을 그린다. 인물의 녹은 살과 만나는 곳에 흙벽, 빛과 붉은 꽃, 녹슨 철, 미네랄 결정 등과 같은 소재를 연상시키는 색과 질감을 발견할 수 있다. 살과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로 잇는 시도를 지속하는 것은 살과 각 요소들이 서로 다르지만, 어떤 방향은 그림에서 이어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 방향은 유기적 조직화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쉽게 말해서 로 대변되는, 비유기적 생명을 향하는 방향이다. 그림을 그리며 마주한 거칠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형상의 혼돈상태에서 흐름의 조짐과 기색을 파악하기 위해 나는 의식적인 노력, 방향을 탐색한다. 내게 그림을 그리는 일이란 비정형의 물감 덩어리인 안개에서 살로, 살에서 도마뱀의 가죽으로, 피로, 피에서 꽃과 빛으로 순환하고 이행상태로 보이도록 이질적 요소들의 결을 다듬는 일이다. 나는 이러한 그리기로 무제약적 세계의 숭고와 공포를 감미로움과 함께 강조해 보이고자 한다.










4 figures in a house, oil and tempera emulsion on wood, 182x182cm, 2021














Figure standing in a House with Light, 182.5x122, oil and tempera emulsion on wood, 2020












house grapy, oil and tempera emulsion on wood, 122x182.5cm, 2021











장규돈


timelity@gmail.com

 

2017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석사 졸업

2011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1 <방향으로 이은 살과 안개> 갤러리 도스, 서울

2020 <House Graphy> Art mora 캄보디아 프놈펜

2019 <균열 사이로 흐르다> 정부서울청사 갤러리, 서울 

2019 <온도 속 초상화> 갤러리쉬갈다방, 공주

2017 <Eros in Venn Diagram> 미스테이크 뮤지엄, 가평

2015 <Pink Hole> 오렌지 홀, 서울

2015 <땅 아래 집> 타이거 하우스, 서울

2013 <프레파라트> 서울대 우석홀, 서울

2013 <코스모스 속 초상화> 이리카페, 서울

단체전

 

2020 <초상을 위한 습작> 공간연줄, 서울

2020 <자리___> 공간연줄, 서울

2019 <신소장품>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2019 <글래스 하모니카> 이공갤러리, 대전

2018 <기억의 밤 그리고 낮> 성북도원, 서울

2015 <같이 잠든다는 것> 문너머, 서울

2014 <보비의 언어> space zero, 서울

2014 <Spring Up> 아트팩토리, 파주

2013 <기억의 부름> 서울대농대 수원캠퍼스, 서울

2012 <미래작가 뉴욕 전시회> 신한갤러리, 뉴욕

2011 <우수 졸업 작품전> 이형아트센터, 서울

2010 <5uu> 중앙대학교 아트센터,서울

2008 <대상으로서 시공간> 서울대학교 우석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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