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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중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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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 : 금중기 개인전 <위협문화 威脅文化>

전시 장소 : 이화익갤러리 송현동 본점 (Tel. 730-7817/8 www.leehwaikgallery.com)

전시 기간 : 2008. 7. 16 (수) - 7. 29 (화)

전시 작품 : 금중기 조각 20여점

전시오프닝 : 2008. 7. 16 (수)  5시pm 



1. 전시개요


  이화익갤러리는 우레탄 도색을 한 원색의 색채와 금속성 표면들로 빛나는 동물을 표현하는 작가 금중기의 조각 20여점을 선보인다. 그에게 있어 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소재로 다루어진 관계라는 테마는 90년대에는 주로 설치작업으로 보여졌으며 지금의 동물조각과 사진 설치작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는 양초와 연탄재, 채집한 나비와 장수하늘소 등을 소재로 시간에 따른 존재가치에 대한 고찰과 그 대상에서 얽힌 무수한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 왔다. 그래서 대중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친숙한 소재인 ‘동물’을 선택한 것이다. 모습은 귀엽지만 잘 다듬어진 정형화된 동물의 형상은 오랜 후에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의 마지막 모습일지 모른다. 겉모습과는 달리 차가운 표면은 문명화되어 삭막한 현대사회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 대상은 자연을 향하고 있다. 사진 작업에서의 오브제끼리의 연출도 같은 맥락이다.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대상을 담은 이미지들은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으로든 연상 작용으로 인한 의미를 만든다. 이렇게 형성된 인공적인 이미지를 보는 순간부터 지각된 의미들은 머릿속에 사라졌다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하면서 한 장의 인물사진처럼 보존되고 다른 의미로 파생되어 새롭게 저장된다. 홍익대 조소과와 동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한 금중기는 조각을 통해 인간의 위협과 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2. 작업소개


  전시장 1, 2층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동물들은 자연이라는 원본을 정확히 재현하기는 했지만, 그 본래의 자연적인 모습과 거리가 있다. 그것들은 인간이라는 지상 최대의 공격적인 동물과의 길항 작용으로 단단히 보호막을 두르고 있는 듯하다. 좌대 위에 놓인 화려한 동물들은 인간이 자연에 덧씌운 새로운 필요에 부응하면서도, 자신들을 위협하는 인간들에게 예기치 않은 재앙을 돌려줄 것을 경고한다. ‘위협문화’라는 전시부제는 같은 종들끼리, 그리고 종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공격성을 주제로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생존 경쟁은 공멸이라는 위험 수위에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위협적이지 않다. 자연이 스스로 위험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된 도구로 무장한 인간이 가지는 우월한 생태계의 지위는 그러한 자연적 균형을 현저히 손상시키시면서 위협적이며 위험한 것이 된다. 

 위협이란 힘의 우위에 의한 야만적 폭력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이기에, 문화라는 단어와의 결합은 역설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인간 중심의 문화에서 위협을 읽는다. 이러한 위협은 다시 부메랑이 되어 인간 스스로에게 돌아온다. 이 전시는 인간의 문화에 애초부터 내재해 있는 위험한 본성을 동물들을 통해 드러낸다는 점에서 우화적인 요소가 있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인간에 의해 착취되거나 상처받고 있으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적을 흉내 내기도 한다. 동물들은 인간의 표정과 자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인간이 사용하는 사물들이 결합시켜 보다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작품 <사슴과 빨대>(도판5)처럼 피를 인간에게 빨리기 위해 빨대가 꽂혀 있는 사슴, 작품 <신경전>(도판6)처럼 자동차와 등을 대고 힘을 겨루는 상처 입은 코끼리 등이 그것이다. 

 

 여러 작품에서 등장하는 지구는 소우주로서의 생태계를 상징하면서 효과적인 서사적 소품이 된다. 작품 <공감>(도판1)은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빨간 머리띠를 한 고릴라가 지구를 안고 장난치는 모습이다. 위협당한 자연은 반작용을 통해 다시 인간을 위협하지만, 대체로 자연은 인간의 처분에 맡겨진 상태이다. 


 조각 작품과 더불어 전시된 사진 작품들은 조각이라는 단일 품으로 말하기 복잡한 서사성이 강조된다. 사진작품들이 모두 전시부제와 같은 제목을 달고 있다는 것은 사진작품들이 조각에 비해 주제의 서술에 있어 보다 효과적이라는 의미이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조각 작품으로 반복되기도 하며, 여러 소품과 결합하여 연극적으로 연출된다. 조각과 사진작품은 서로를 참조하면서 주제를 전달한다. 지구와 대면한 닭을 표현한 사진작품은 조각 작품 <탈출>(도판4)처럼 온난화로 뜨거워진 지구를 탈출하는 펭귄과 더불어 생태계의 위기라는 주제로 연결될 수 있다. 개구리에 날개가 붙은 사진작품은 변질된 자연이라는 주제를 가지며, 그 옆 벽면에 붙어있는 거대한 개구리 두 마리의 색깔을 불길한 것으로 전환시킨다. 조각 작품 <숲>(도판2)은 현란한 색으로 칠해진, 독성 강한 개구리를 표현하며, 작품 <레인보우>(도판3)에서 붉은 몸통에  무지개 색 눈알을 가진 개구리는 자연에 대한 어지러운 느낌을 전달한다.


 동물성은 야만적 폭력이 아닌,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을 촉구한다. 동물성 자체는 야만도 폭력도 아니다. 그것은 활력이다. 이번 금중기의 <위협문화>는 인간을 닮은 동물들이 사람에 의해 위험에 처해있고, 위협적이면서도 협소한 전망을 가진 문명에 적응한 동물 작품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면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고찰해보고 인간성을 극복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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