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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OVER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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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space 또 다른 공간



김미진│세오갤러리 디렉터, 조형예술학 박사


Cross-over전은 세오갤러리의 젊은 작가지원 프로그램 일환으로 이 시대의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는 혼성문화를 통해 일상과 순수예술의 수준을 일치시키는 문화의 고급화를 목적으로 갖는 전시이다. 90년대 이후 젊은 작가들이 일상을 소재로 하는 작업들을 들고 나와 형이상학적인 모더니즘을 해체하는 작업을 주로 하였으며 2000년 이후에도 꾸준히 일상을 주제로 한 개인적 정체성 탐구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일상은 디지털시대로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다양한 영상매체를 통한 정보화에 의해 실제와 가상이 구분 되지 않는 복잡성 안에 있다. 미술 역시 이미 지나간 역사 안에서 서로 다른 장르와 다양한 문화들을 혼합시켜 새로운 형태의 미술을 창출해 내고 있다. 고급예술을 통해 현실을 계몽하고 개조하려던 이상적 전통주의에서 벗어나 싼 가치와 평범한 일상의 현실에서 있는 그대로의 것을 소재로 작업을 하던 시대도 어느덧 빠르게 지나가고 다시 예술에 대한 가치를 재정립하는 시기에 봉착한 것 같다. 지금은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모두가 수용되고 조합되어 새로운 이상적 현실주의가 등장되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가장 조화롭고 아름다운 미라는 목적에 도달하는 예술일 것이다. Crosse-over는 회화, 설치, 조각, 공예, 사진 등 순수조형예술분야와 건축, 디자인, 패션 등 다양한 예술을 가로지르는 작품들을 또 다른 소주제를 통해 재해석해 보는 기획된 전시로서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개념의 총체적인 미의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Cross-over전은 20세기 초 공업생산에서의 디자인, 기능주의 미를 대중적으로 실천하려 했던 바우하우스의 이념을 이어받아 양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실제 삶에 고급예술을 접목시킬 수 있는 21세기의 포스트 바우하우스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2005년도 Cross-over전은 공간에 대한 탐구로 “Another space 또 다른 공간”이라는 소주제 속에 실내외의 실제적 건축 공간부터 표피라는 생명과 물체의 가장 기본적 공간, 질료를 통한 무한한 동양적, 우주적, 형이상학적 공간까지 형식과 내용의 총체적 감각을 보여주는 전시다. “Another space 또 다른 공간”은 실존을 바탕으로 한 이상을 조화시키는 시공간을 의미한다. 일상생활의 기능성과 실용적이며 합리적인 조형예술이 생활과 별리되지 않고 상호침투 되는 모든 조형예술의 학문을 익힌 뒤 다시 이것을 건축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바우하우스 교육이념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장이다.
갤러리 2층에서는 건축을 소재로 한 고봉수, 김수영, 이진영, 우혜민 작업을 통해 현실 공간에서 멀티미디어적 이며 이상적 공간을 제공하고 지하갤러리에서의 우혜민, 박희섭이 질료를 통한 시적작업으로 우주적이며 내면적인 추상적 공간을 보여준다.




김수영은 선과 면, 색의 구성으로 아파트를 그린 회화를 통해 주어진 면적에 계획되어 획일적으로 지어지는 건축물에 회화성을 부여함으로써 평면을 뛰어넘어 연속적 설치를 상상케하는 또 다른 공간을 생성한다. 김수영은 미적가치를 간과한 단순한 공동주택과 흔히 보는 아파트나 빌딩,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 혹은 그 내면의 삶을 다양한 색과 선으로 대치시켜 조화로운 구성을 만들어감으로써 그것들을 예술작품으로 바꾸어 버린다. 건축가들에 의해 프로그래밍 된 실용적 구조물은 화가가 그려낸 조형적 구성의 예술성으로 이상과 현실이 가미된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진영은 고급 아파트의 실내 모델하우스에 회화적 요소를 접목시켜 일반적인 실내인테리어가 아닌 예술적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사진작업을 보여준다. 화려한 가구와 인테리어로 장식된 실내풍경 안에는 건축의 단순하면서 기본구성인 관들의 통로가 그려진 월 페인팅이 교묘히 조합되어 있다. 생산된 사물들이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실내공간 안에 건축의 기본 골격을 구성하는 구조물 그림이 끼어 들어감으로써 원초적이며 사회적 의미가 동시에 발생하게 되며 이러한 상충 관계는 더욱 생생한 공간으로 변화된다. 사진 안에 표현된 그림은 실제 전시공간에서도 작품으로 진열됨으로 회화와 사진, 건축의 경계를 넘나든다.



고봉수는 단순한 기하학형태의 집(house)을 조각한 작품들을 진열함으로 시적이며 상상적인 회화성을 가진 공간을 만들어낸다. 물성을 돋보이게 다듬어 이루어진 단순한 형태의 집은 개인의 안식처, 공공성, 예식의 장소 등 일상에서부터 정치, 종교까지 아우르는 역사적인 의미와 상징의 기호로서 표현된다. 작가의 시간과 노력에 의해 잘 다루어 만들어낸 선, 면, 공간의 조형적 긴장관계는 철저히 탐구된 내면의 존재론적인 철학을 담아낸다.



우혜민은 스머프라는 만화영화의 캐릭터를 화소를 연상시키는 작은 단위의 지퍼조각과 거울 조각을 서로 조합하여 벽면에 붙이는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거울조각들에 비춰진 전시장 풍경과 관객의 모습은 왜곡된 형상으로 만화의 캐릭터와 함께 환상적이며 유머스러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지하갤러리에서는 TV 쇼핑몰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들과 건물의 외관에서 보여지는 쇼원도우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사진으로 담아 투명 필름에 전시시킨 후 그 바탕위에 미세한 조각의 구멍을 뚫어 또 다른 차원의 이미지 공간을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현대의 생산물인 투명 플라스틱 필름에 안착된 다양한 이미지들과 투과된 구멍 사이로 조명의 빛에 의해 형성된 그림자의 이미지들은 서로 중첩되게 어울어져 생명체의 껍질이나 인간의 피부처럼 섬세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색다른 상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박희섭은 자연스러운 색채의 배경이 그려진 한지에 자개라는 재료를 붙여 동양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10m라는 색 면 화폭위에 자개로 밤하늘의 별을 만들어낸 작업이다. 우주공간 안에서 별들이 만들어낸 카오스에 질료가 주는 아름다움과 수공예적 섬세함이 어우러져 형이상학적이면서 심미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조명에 의해 자개의 질감에서 우러나는 오묘한 빛깔과 배경으로 표현된 색색의 자연색은 나와 우주가 일체되어 스스로 우주가 되는 동양적 의경미(意境美)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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