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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영: 그림 속의 그림: The Picture within The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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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서문]

2025성남작가조명전Ⅲ_정보영 
《그림 속의 그림: The Picture within The Picture》      


박은경 | 성남큐브미술관 큐레이터

성남큐브미술관은 서양화가 정보영(b.1973-)의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그림 속의 그림: The Picture within The Picture》을 선보인다. 정보영은 동시대 한국 구상회화의 맥을 이어가며 주목받는 중견 작가로, 빛과 공간, 시간의 경계를 탐구하며 이를 회화로 구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보영의 신작과 대표작 30점을 함께 선보인다. 지난 30년간 오직 회화라는 매체에 천착해 온 정보영은 17세기 네덜란드·바로크 회화의 조형 요소를 작업에 참조하고 변용하며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확립했다. 정보영에게 미술사는 구시대의 유산이 아닌 창작의 모티프가 되는 살아있는 아카이브로 기능한다.

회화는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의 평면에 재현(representation)하는 매체다. 정보영은 회화 속 ‘재현’과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캔버스로 소환하여 풀어낸다. 정보영에게 “보는 것은 곧 그리는 것(Ut pictura, ita visio)”이다. 작가는 마치 빛을 연구하는 물리학자의 시선처럼 빛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기록하며 회화에 시간성을 담는다. 정보영의 회화는 사진의 광학적 사실성과 회화적 재현 사이에서 긴장감을 자아내며 그 안에 감정이 머무는 자리를 내어준다. 

어떤 조망 8_A certain view 8_2025_Oil on canvas_162x227.3cm


20세기 화가 파울 클레(Paul Klee)는 “예술이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회화의 임무 또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정보영은 자신의 그림 속에 '시간'이라는 비가시적인 존재를 '빛'과 '공간'을 빌어 감각적으로 투영해 낸다. 그림 속 공간에 드리워진 부드럽게 산란하는 빛은 우리의 내면을 고요한 묵상의 세계로 침잠하게 함과 동시에 빛과 함께 존재하는 어둠과 그림자를 한 번 더 응시하게 한다.

전시 제목 《그림 속의 그림》은 회화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문제인 ‘재현’에 대한 의미가 담긴 미학적 표현으로, 이번 전시 주제를 함축한다. 또한 ‘그림 속의 그림’은 바로크 회화를 비롯한 고전 회화에 등장하는 화면구도 형식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정보영은 신진 시절 표본작가로 삼았던 17세기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의 작품 중 <시녀들(Las Meninas)>(1656)에 주목했는데, ‘그림 속의 그림’이라는 화면구도를 취한 벨라스케스가 근대적 인식론을 토대로 재현의 본질을 그린 것이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시녀들>에 대하여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말과 사물(Les Mots et les choses)』에서 “주체(주인공)가 배제된 순수한 표상(장면)”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어떤 조망 9_A certain view 9_2025_oil on canvas_97x227.3cm


재현의 층위에 대한 회화적 유산이 계승된 정보영의 <벨라스케스의 아틀리에(The Atelier of Velázquez)>(1995)는 이번 전시의 주제와도 연결되는 작품으로, ‘그림 속의 그림’이라는 형식을 통해 재현 회화에 대한 시각적 지층(optical strata)을 작업 초기에서부터 명료하게 쌓아가고자 했던 작가의 예술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이 작품은 1997년 첫 개인전에서 발표된 이래 25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공개된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의 주축을 구성하는 작품은 정보영의 신작 <어떤 조망 A certain view>(2025) 시리즈로, 2007년부터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작가의 대표적인 연작 회화이다. 빛에 대한 작가의 상상이 더해진 그림 속에서는 어느 것이 실재하는 공간인지 알 수 없다. 오직 그림을 바라보는 '어떤 조망'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정보영이 수년간 전개해 온 연작 시리즈들로, 작품의 제목을 살펴보면 <어떤 조망>, <고요한 움직임>, <바라보다>, <확장하는 면들>, <가까이, 더 멀리> 등 연작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 제목만으로도 유추해 보아도 정보영 작가의 그림은 ‘보는 것’ 즉 어떠한 ‘응시’와 관련된 내용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본다는 것에 기초한 시각예술은 회화의 본질과 닮아있다.

어떤 조망 10_A certain view 10_2025_oil on canvas_40.9x24.2cm


정보영의 작품 속에는 대개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텅 빈 공간 속 열린 창문과 펄럭이는 커튼을 비롯하여 촛불, 의자, 유리구슬, 오르골 등 누군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오브제들이 그려져 있다. 정보영의 회화 속에 등장하는 사물은 특정한 상징이나 도상학적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닌, ‘존재’의 ‘부재’를 알리는 지표(index)로 그려진 것이다. 또한 정보영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촛불은 텅 빈 공간을 밝히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놓인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만큼 타다가 꺼질 운명으로, 시간의 흐름 즉 삶의 유한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정보영에게 촛불은 “빛과 어둠을 모두 감싸 안는” 존재이다.

미술사를 돌아보면 회화는 빛을 지배하는 매체로 존재했다. 회화는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실재’를 시각화하려는 시도를 거듭해 왔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과 대기를 포착했고, 세잔(Paul Cézanne)은 정물로서의 사과가 아닌 사과라는 대상의 본질을 그리고자 했으며,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는 회화의 기본 요소인 점·선·면을 통해 회화에서 정신적인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처럼 회화는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의 실재와 존재를 그려내며 회화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며 발전했다. 빛과 공간을 빌어 시간의 결을 동시대 회화로 그려내는 정보영의 작업은 회화의 역사와 함께 호흡한다. 

벨라스케스의 아틀리에_The Atelier of Velázquez 1995_Pastel on paper_55x40cm


동굴벽화에서 아이패드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회화에서 ‘재현’에 대한 화두는 미술사를 오랫동안 지배해왔다. 정보영의 작업은 그림 속 공간과 실재의 부재를 응시(gaze)하게 하며, 캔버스 너머의 세계로 감상자의 시선을 확장 시킨다. 무엇이든 가장 빠르게 변하고 증발하는 디지털 시대에도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의 평면에 재현하며 새로운 실재를 만들어 내는 일은 화가의 영원한 숙명이자 소명으로 존재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본질적 의미와 그 그림을 마주하는 우리의 모습을 함께 고찰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디지털 이미지가 원본이 되고 교환가치를 담보하는 현시대
 손과 붓에 의한 회화의 가능성은 어디에서 찾아질 수 있을까. 
 캔버스 표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어느 곳을 맴돌며, 
 미술사 속 오래된 고전적인 물음을 던진다. 

 수많은 예술작품이 현실을 토대로 가상을 보여주듯, 
 나의 회화 또한 그러하기를 바란다. ”      
                                        - 작가 노트 中 



가까이, 더 멀리 Closer, or Farther  2024 Oil on canvas 194×130cm





[전시 개요]
· 전 시 명 : 성남작가조명전Ⅲ_정보영 《그림 속의 그림: The Picture within The Picture》 
· 전시기획 : 박은경(성남큐브미술관 큐레이터)
· 전시장소 :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 전시기간 : 2025.10.24.(금) - 12.21.(일) (*매주 월요일 휴관/무료 전시)
· 전시연계 프로그램: 11/8(토) 오후 2시~3시 30분, 
  [미술관 Art Talk①] 큐레이터&작가와의 대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 신청 링크 (클릭)
· 전시 문의 :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031-783-8143) 



확장하는 면들 Expanded Edges 4-2 22024 Oil on canvas 100×73cm


[작가 소개]

정보영, Jeong Boyoung (b.1973~)  


現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서양화 전공 교수

2012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미술학과 졸업 
1998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1996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 주요 개인전
2025  ‘Still Light’ every Art 갤러리, 서울 
2024  근사近似: ‘Closer, or Farther’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23  ‘Touch the Light'  안상철 미술관, 양주
2022  ‘Flowing and pause’  이화익 갤러리, 서울
2021  ‘Still Looking’  Nook 갤러리, 서울
2020  ‘Light rays, upon the window opened’  이화익 갤러리, 서울 
2016  ‘Blue Hour’  갤러리 미고, 부산 
2015  ‘Light, the Narrative of Absence’  이화익 갤러리, 서울
2012  ‘Light, the Border with Time’  이화익 갤러리, 서울
2009  ‘Space, a boundary of the Sublime’  갤러리 인, 서울 
2007  ‘Still Looking’  이화익 갤러리, 서울 
2006  ‘Still Looking’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05  ‘Breathing in anomalous space’  갤러리 상, 서울 
2003  ‘Light, Flow, & Gaze’  금산 갤러리, 서울 
2001  ‘Heres & Nows’  금호 미술관, 서울 

◾2인전
2023  Wave in gaze – 김지원·정보영 / Artproject CO, 서울
2018  바라보다 Looking – 이상진·정보영 / Nook 갤러리, 서울
2014  공간이 된 회화, 회화가 된 공간 - 정보영·정승운 / Nook 갤러리, 서울
2013  불안한 여정 - 정보영·채우승 / 갤러리 소소, 파주 헤이리
2011  Passing by - 이상원·정보영 / 카이스 갤러리, 홍콩

◾그룹전
2025  ACAACA in PODO Ⅱ 히로시 스기모토ㆍ히라키 사와ㆍ정보영 3인전 / 포도뮤지엄, 제주
2024  See-Saw 시소 /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2024  자신을 섬으로 하여 / 봉은사 보우당, 서울
2023  마주한 세계: 풍경의 안팎 / 금호 미술관, 서울
2022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제3회 제주비엔날레 / 제주도립미술관 외, 제주
2021  Beyond Time & Space 성남의 얼굴전 / 성남 큐브미술관. 성남
2021  예술가로 사는 것 / 포스코 미술관, 서울
2019  정물화의 유혹 / 무안군오승우 미술관, 무안 
2018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예술가의 명상법 / 사비나 미술관, 서울
2018  장소를 품다 - 부강 /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17  사랑의 묘약-‘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 서울 미술관, 서울
2016  거울아, 거울아 /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14  조르조 모란디;모란디와의 대화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서울
2013  Love Actually / 서울 미술관, 서울
2012  미술에 꼬리달기 /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2011  여성작가전- 평면에서 설치까지, 여성미술의 힘 /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2009 패션과 미술의 이유 있는 수다 / 아람 미술관, 경기도
2008  Retrospective2007 Korean Young Painters / 노암 갤러리·두산 갤러리, 서울
2007  Sense of moment / 카이스 갤러리, 홍콩
2006  그. 리. 다.  / 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2005  서울청년미술제- 포트폴리오 2005 / 서울시립 미술관, 서울 
2004  정물 예찬 / 일민 미술관, 서울 
2003  대한민국 청년작가비엔날레 - '천개의 사유, 천개의 길' /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00  ‘불-임' 展 / 문예진흥원, 서울 
1999  산(山).수(水).풍(風).경(景).  / 아트선재센터, 서울.경주 

◾ 작품 소장처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성남문화재단, 대구시립미술관, 
송은문화재단, 금호미술관, 스페이스몸 미술관, 여주미술관, 서울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아산사회복지재단, 전북은행, 전남도립미술관, 포도뮤지엄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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