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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인: 마음의 영원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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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ESIS SE 21: 마음의 영원한 빛 Eternal sunset in my mind
2025년 7월 9일(수) - 9월 21일(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이혜인의 개인전 「MIMESIS SE 21: 마음의 영원한 빛 Eternal sunset in my mind」(이하 마음의 영원한 빛)를 개최한다. 작가는 사적인 기억과 현장에서의 감각을 바탕으로 주변 풍경을 그려 왔다. 초기에는 특정한 장소의 기억에 기대 작업했으며, 이후 대상을 직접 마주하는 야외 사생을 고집했다. 근래 다시금 기억의 심층으로 돌아가 이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완성된 그림들은 외형적 닮음을 좇기보다 인상을 담아내고 캔버스 안팎에서 맞닥뜨리는 우연에 너그럽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이는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자리한 본질을 응시하려는 시도이자, 자신을 아우르는 세계와 진정한 관계를 맺기 위한 회화적 실천으로 읽어 볼 수 있다. 「마음의 영원한 빛」은 그 실천 과정을 역순으로 짚으며, 이러한 접근이 시기와 양식을 달리하면서도 지속되어 왔음을 보여 준다. 나아가 기억의 불완전성과 감각의 일시성을 정지된 화면에 펼쳐 놓는 작품을 통해 어느 한순간에 접속하는 동시에 시공간을 잇는 매체로서 회화의 가능성을 살핀다.

전시의 제목 <마음의 영원한 빛>은 이혜인의 작품명에서 빌려 온 것으로, 작업 방식의 변천 속에서도 일관되는 작가의 관심사와 태도를 응축한다. 오랜 시간 지켜본 능곡역 앞 들판, 그곳에 석양이 드리운 장면을 그린 것에 관해 작가는 <이 풍경은 시간성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한다. 시간성이 없다는 것은 시간이 멈춘 상태일 수도 있지만, 그 흐름을 초월한 광경일 수도 있다. 기억을 <떠올리고> 감각에 <응답하며> 풍경의 수명을 연장해 온 그의 그림은 후자에 방점을 둔다. 늘 변하고 언젠가는 사라질 것과 맞닿으며 비로소 형체를 갖는 본질, <마음의 영원한 빛>은 그러한 본질의 속성과 감응에 집중하는 작가의 자세를 은유한다.

– 박서영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큐레이터
‘MIMESIS SE’는 ‘MIMESIS Solo Exhibition’의 약자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열리는 21번째 개인전임을 뜻한다.


이혜인의 작업은 자기 삶과 긴밀하게 얽혀 있다. 작품 속 풍경은 작가가 오랫동안 살았던 거주지이자 몸소 발을 디뎠던 장소다. 유년 시절을 보낸 능곡의 동네와 그 앞의 들녘, 삶의 터를 이루거나 오가는 사람들 등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장면이 자연스레 그의 시선 끝에 맺힌다. 나고 자란 지역이 재개발로 급변하는 모습을 보며 작가는 장소의 의미를 되새겼고, 이는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한결같을 줄 알았던 자신의 토대가 송두리째 엎어지고, 생경함을 직면해야만 했던 상황은 그곳에서의 기억을 더듬게 했다. (「흰 그림자」, 2011년 등)

이내 작가는 파괴와 생성이 교차하는 그 장소에 야외 사생의 방식으로 더 깊이 관여한다. 이때의 작품은 햇빛, 날씨와 같이 통제할 수 없는 변인에 대한 신체적, 물리적 반응을 녹여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화구를 이고 진 채 당도한 공간에서 그는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과 변덕스러운 날씨를 온몸으로 맞고, 길 한구석 좁은 공간에서 캔버스 천을 접고 펴야만 했다. 이런 예상치 못한 변수와 제약이 화면 위에 고스란히 남았다. (「석양을 한 번, 두 번, 세 번 접어서」, 2020년 등)

최근, 작가는 다시 기억에 몰두한다. 시간이 지나며 기억의 틈새에 낀 이물질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한편으로는 여과되고 남은 정수를 건져 올리며, 실체 없는 과거와 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회귀의 목적이다. 여기서 회화는 당시를 투영하면서도 그것을 지금에 존재하게 하는 매개로 작가가 지나온 시공간을 연결한다. (「마음의 영원한 빛」, 2023~2024년 등)

이혜인은 대상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과정에서 그것을 대면했던 순간과 캔버스에 옮길 때의 시차를 인식한다. 간극을 포용하는 작업 방식은 결과물의 시간적, 심리적 복잡성과 더불어, 대상을 화면 위에 안착시키기까지의 보이지 않는 도정을 상상하게 한다. 「마음의 영원한 빛」은 이러한 작가의 작품을 시공간을 넘나드는 관계의 장이자, 그 사이에서 드러나는 본질에 다가서려는 몸짓으로 이해해 보기를 제안한다. 고정된 물질을 계기로 삼아 보이는 것 이상을 경험하게 하는 회화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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