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22-10-06 ~ 2022-12-16
02.588.5642
본 전시는 한국미술계의 주요한 허리 격인 기성 작가들의 재발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수년간 창작활동에 매진해온 이들은 작업의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저마다 각자의 작업에 몰두하며, 작가로서의 긴 호흡을 위해 예술적 역량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에, (재)한원미술관은 다양한 장르 속에서 매체에 대한 고민과 다변적 실험을 거듭하는 작가들의 행보를 주시하여, 신작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작업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전시를 통해 한국미술계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기여함은 물론, 예비 중견작가에게 전시를 기획‧지원함으로써 활발한 활동의 전환점에서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밑거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
《어제 걸은 길 The road that I walked yesterday》은 현대미술의 범주 안에서 동양화의 현대성을 추구하며 전통채색화의 명맥을 계승해 나가는 작가 진민욱을 조명한다. 진민욱은 동시대의 풍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우리의 일상과 그 주변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산책자’의 자세를 견지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체류했던 도시나 그의 소소한 일상과 생활반경에 인접한 주변 풍경에서 받은 인상들을 바탕으로 그날 느꼈던 감정의 소회를 밝힌다. 특히 꽃, 곤충, 동물, 바위와 같은 평범한 소재에서 그 안에 숨 쉬고 있는 작은 존재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매료되어 이를 심상의 ‘재현’으로 담아내기 위한 회화적 실험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작가는 고전문헌에서 자연의 경탄을 묘사하는 문학적 표현인 ‘상춘(常春)’의 의미를 빌려 내러티브를 만들고, 전통회화에서 흔히 접하는 '이상향(理想鄕)', '도원경(桃源境)'과 같은 동양적 세계관을 정지된 화면 속에 투영함으로써 산책중에 발견한 자연풍경을 바탕으로 현실 속의 낙원을 그린다. 이번 전시를 통해 시적 풍경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 안에서 작품과 작품 사이를 거닐며 각자의 리듬으로 감상해보기를 제안한다. 우리가 사는 현재의 도시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며 걷는지, 잠시 느린 발걸음으로 우리 자신의 삶을 성찰해 보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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