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2021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시
간척지, 뉴락, 들개와 새, 정원의 소리로부터
Reclamation, New Rocks, Stray Dogs, Birds, and Acoustics of the Garden
“문제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미래라고 불리는 시간들에 대한 관계를 요구하지 않는다. 사실, 문제와 함께 머문다는 것은 진실로 현재에 존재하기를 배우는 것이다. 끔찍하거나 낙원과 같았던 과거와 종말적이거나 구제받는 미래 사이에서 소멸하는 한 점으로써가 아닌, 장소, 시간, 물질, 의미라는 무수히 많고도 끝이 없는 배열 속에 뒤엉킨 도덕적 생물로서 그러해야 한다.”
- 도나 해러웨이, [문제와 함께 머무르기: 툴루세에서 친족 만들기]에서
《간척지, 뉴락, 들개와 새, 정원의 소리로부터》 전시는 도시 인천을 둘러싼 개발과 생태환경, 인간으로 인해 야기된 환경변화 속에서 발생된 들개와 새, 이러한 비인간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문제들을 살피며 인천의 현재 환경으로부터 수집된 단어들을 통해 만들어졌다. 인천은 역동적인 산업 생산성을 가진 큰 항구 도시이자 개항의 근대사를 지닌 다채로운 도시이지만, 동시에 갯벌 생태를 잠식하는 간척지의 도시이며, 새로운 해양 생태의 일원이 되고 있는 플라스틱 암석, 늘어난 들개들의 포획과 계양산 개농장 등을 둘러싼 동물권 이슈들, 도시생태와 녹지 문제 등, 다양한 환경 이슈들을 끌어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이러한 지점들은 오늘날 이 도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이 전시 제목의 말들과 관계되는 맥락들은 현재 인류 모두의 삶에 보편적으로 깊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전시에 등장하는 작업들에 담긴 이야기들 ‒ 뉴 락 오브제들, 개, 가금류, 철새와 같은 비인간동물의 삶과 생존, 매립, 간척, 재개발로부터 비트코인 채굴까지 멈추지 않는 자본주의, 농업 혁명과 씨앗 저장고에서 보는 희망의 단순치 않은 진실, 소수민족의 필드 레코딩(field recording)과 원주민의 꿈꾸기(dreaming)에 담긴 지혜, 그리고 모든 생명의 소리와 움직임 등 - 은 자연의 반격이 시작된 현재와 관계할 뿐 아니라 비인간 영역들과의 불가분의 공생(symbiosis)에 대해 질문하는 작가들의 미학적이고도 윤리적인 관찰과 사고를 담고 있다. 이로부터 분명 우리는 오늘날 보편적으로 목도하는 첨예한 환경 재앙의 임계점에 대한 이야기들로 나아갈 수 있지만, 이 전시는 그러한 비관적이고 막다른 진실을 향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전시는 오히려 회화적이거나 조각적인 것, 움직임과 소리, 그리고 경이로운 사물이거나 동식물군인, 혹은 그 모든 서로 다른 종류들의 이종혼합을 추구하며 디스토피아적 우울을 떠나 다른 시간으로 진입하려 한다. 이 전시의 작업들은 특수한 보기와 듣기를 연결하고 다성과 공존의 생태적 세계관을 실현하는 새로운 시간을 추구한다. 즉, 이 전시에서 우리가 대면하게 되는 것은 바로 ‘문제와 함께 머무르기’를 실천하는 진지한 태도와 필수 불가결한 상상들이다.
전시기간
2021.5.21(금) - 7.25(일)
전시장소
인천아트플랫폼 B, E3, G1, G3 전시실 및 야외
참여작가
권도연, 김화용, 남화연, 리우 창, 찰스 림 이 용, 주마나 마나, 박진아, 장한나, 카라빙 콜렉티브, 타니아 칸디아니, 파브리지오 테라노바
* 관람시간: 화/수/목/일 11:00~18:00(17:30 입장 마감), 금/토 11:00~20:00 (19:30 입장 마감), 매주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