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은 즐거워
초헌(草軒) 장두건은 포항시 흥해 초곡리 출생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고향에 대한 애정으로 2009년 포항시립미술관 개관을 기념하며 작품 50점을 기증했다. 또한, 포항지역 후배 작가들의 예술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자비를 들여 2005년 초헌상을 제정하였고, 오늘날 장두건미술상으로 이어져 15년 동안 우수한 지역의 작가들을 배출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장두건 화백의 예술철학과 나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미술관 2층에 초헌 장두건관을 마련하여 장두건의 작품세계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장두건 화백은 풍요롭고 따뜻한 한국적 정취가 듬뿍 담긴 풍경과 일상을 그려왔다. 특히 색채와 형태감을 중요시한 그는 오로지 자연광에서만 그림을 그렸으며, 자연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해 야외스케치를 자주 다녔다. 이러한 화백의 작업태도는 그림의 주제가 자연인만큼 자연을 벗어나서는 그 대상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으며, 실내에서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구도와 색채를 야외에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두건 화백은 생동하는 자연을 보며 살아 숨 쉬는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자연과 호흡하며 생(生)의 즐거움을 느꼈으며, 이러한 감정들을 섬세한 표현과 따뜻한 색채로 녹여내어 자신만의 화법(畫法)을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은 즐거워”를 주제로 <투계> 연작과 <학들의 낙원> 그리고 장두건 화백 특유의 미감(美感)이 돋보이는 풍경 작품을 선보인다. 1990년 이후 제작된 풍경들은 70-80년대 작품들보다 형태와 기법 그리고 자유로운 화면 구성과 다양한 시점이 원숙의 경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투계 연작은 어린 시절 고향 집에서 본 닭들의 강렬한 에너지와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이다. 화면 속 두 마리의 닭은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생명의 기쁨과 삶의 예찬을 표현하고 있다. 날카로운 발톱을 서로에게 세우고 날개를 한껏 펼쳐 푸드덕거리는 생생한 순간의 묘사는 작가가 느낀 생에 대한 경이로움의 순간을 나타내고 있다. 2002년 제작된 <학들의 낙원>은 작가 나이 85세에 완성한 200호 대작이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비무장지대에서 서식하고 있는 학들의 고고한 자태를 표현하였는데, 장두건 화백 특유의 원근법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부감법(俯瞰法)으로 혼재된 화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생동감 넘치는 학들의 다양한 동세와 날개짓을 화면 아래에서부터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땅에 서서 광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은 위치에 도착한다. 또한, 시선이 화면의 끝에 다다르는 순간에는 우리가 마치 아주 먼 지평선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초헌 장두건관 상설전 《생은 즐거워》는 우리 자연의 생동하는 아름다움과 삶의 즐거움 그리고 생명의 기쁨을 고스란히 담아낸 장두건 화백의 예술세계를 조망한다. 더불어 우리 지역의 대표 미술가이자 포항미술의 초석을 이루는 장두건 화백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임으로써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초헌 장두건관의 설립 취지 또한 널리 알리고자 한다.
“나의 인생관이나 예술관은
앞으로도 즐겁게 살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행하여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작품도 잘된다.
삶은 아름다워라!“
(장두건, 2007년 4월 봄)
장두건_6월의 풍경_1997_캔버스에 유채_60.6x72.7cm
장두건_낙동강변의 갈대_1992_캔버스에 유채_91x117cm
장두건_산의 인상_1998_캔버스에 유채_60.6x72.7cm
장두건_투계(生은즐거워)_1990_캔버스에 유채_72.8x116.5cm
장두건_투계(生은즐거워)_1999-2006_캔버스에 유채_91x116.8cm
장두건_학들의 낙원_2002_캔버스에 유채_193.9x259.1cm
장두건
- 전시제목 : 생(生)은 즐거워
- 전시장소 : 포항시립미술관 초헌 장두건관
- 초대작가 : 장두건
- 전시작품 : 회화 6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