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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무 : 고매한 설경산수화의 대가

김달진



고매한 설경 산수화의 대가
박승무(朴勝武 PARK SEUNG MOO 1983-1980)







한국 최고의 설경작가로 불리는 심향 박승무(1893-1980)는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제1~3회 추천작가, 제4회 초대작가로 선정됐으나 다른 화가들과 달리 미술 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국전의 문제점을 들어 참여를 거부해 한 번도 출품하지 않았다. 6·25 한국전쟁 직후인 1957년경에 대전에 정착해 은둔하며 작품 활동하다가 1970년대에 허백련, 이상범, 노수현, 변관식, 김은호와 함께 한국화 6대가 중 한 명으로 꼽히며 뒤늦게 중앙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산촌모설 1958

계촌모설 1964


심향의 호는 크게 소하(小霞 1912-1927) / 심향(心香 1927-1940년경) / 심향(深香 1940년경-1980) 세 번 바뀌는데 시기마다 작가의 작품 스타일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심향은 초기 소하 시기 1913년에 서화미술회 강습소에 입학하여 소림 조석진과 심전 안중식의 제자로 조선말 전통 화단의 화풍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서화협회 회원이 되어 서화협회 전람회와 초기 조선미술전람회에 사실적인 수법의 향토적 풍경을 출품하면서 전통 화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1933년부터는 선전에는 거리를 두고 서화협회전에만 출품하였다.



연해풍범 1965



처음에는 화조, 송죽, 산수, 석란 등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었으나 1930년대 중엽부터는 사의의 전통적 산수풍경으로 회귀하는 변화를 나타내면서 부드럽고 자잘한 점선을 구사하는 특징적인 화풍을 형성해 나갔다. 그것은 현실경과 관념적 화취를 절충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설경산수 1967


50대에 접어들어 완전히 옛 법에 충실한 안정된 기법의 전통 산수로 독자적인 양식을 정립시켰다. 그러나 화면에 등장하는 민가와 움직이는 점경인물의 표현에서는 한국적인 풍정보다는 중국풍의 관념적 형식을 반복하는 한계를 보였다. 현란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그저 심향의 성격 그대로 선비처럼 묵묵하게 그저 붓 가는 대로 흐름을 따랐다. 차차 전통적인 남종화의 준법을 엄격히 지키는 산수화에 정착하였고, 설경화가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눈 덮인 우리나라 산수 경치를 즐겨 그렸다.



녹수청음 1976


설청 1976


심향은 1940년 10대산수풍경화전(조선미술관), 1971년 동양화6대가전(신문회관), 1976년 회고전(신문회관), 2006년 유작전(대전시립미술관), 2007년 유작전(코리아나미술관), 2023년 70년만의 해후: 이응노 박승무전(이응노미술관)이 열렸다. 1957년 충남문화상 수상, 2008년 7월 25일 대전 중구 목달동 묘소에서 28 주기 추모식이 열렸으며, 12월 심향선양위원회에서 심향 박승무 평전 『소요(逍遙), 그 깊고 그윽한 향기』 (황효순) 를 출간하였다. 서울아트가이드 2023년 6월호에 박승무 아카이브 목록을 소개하였다.




박승무 작가,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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