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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욕을 북돋아주는 환경을 희망하며

하계훈

최근 우리는 세계 경제가 심각한 침체의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확산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국제적 규모의 금융회사가 파산하여 공중분해 되고 몇몇 나라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요청하였다고 한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요즈음의 이러한 경제상황을 1929년 뉴욕 대공황과 비교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사회 전반의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올 것이고 이렇게 되면 미술시장이나 문화행사에 대한 관람객의 참여 역시 전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술시장에서는 작년과는 딴판으로 이미 미술품 거래가 현저하게 위축되고 있으며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도 입장객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화랑협회가 주동이 되어 정부의 미술품 거래에 대한 과세방침에 저항하는 항의성 동맹휴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가장 피해를 보게 되는 사람들은 작가들 자신일 것이다. 특히 이제까지 작품 판매에서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작년의 미술시장 활성화 바람을 타고 잠간 작품을 팔아보았던 젊은 작가들의 경우는, 잠시 용기를 얻었던 의욕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된 셈이다.
작년 우리 미술계는 전에 없는 호황을 누렸던 것이 사실이다. 화랑은 화랑대로, 경매회사는 경매회사대로 재미를 보았다고 하며 몇몇 작가들은 남아있는 작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러한 호시절은 잠간이었고 다시 미술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
미술시장을 주의 깊게 관찰해온 전문연구가들은 미술시장이 앞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뉠 것이라고 내다본다. 첫째는 초고가 외국미술품을 중심으로 하는 자산취득형 미술품 투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작년 한 해 동안 외국미술품의 수입 금액이 전보다 크게 증가하였다고 발표한 정부의 보고에 의해서도 간접적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에 대한 상속세와 증여서가 점점 더 구체화되고 과세가 가시화될수록 자산 은폐와 증여의 대체수단으로도 고가 미술품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시장에 대한 또 하나의 예측은 작년의 미술시장 활황을 계기로 이전에는 미술품 투자에 관심이 없던 자금 보유 계층에서 젊은 작가의 작품을 저가로 조기에 확보하면 다른 투자 대상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어서 젊은 작가의 저가 미술품에 대한 조기투자성 자금이 활발하게 미술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세계경제의 출렁거림 속에서 앞으로 우리 미술계가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부디 젊은 예술가들의 의욕이 저하되고 창작의지가 좌절되는 경제상황과 제도의 도입이 전개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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