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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교과서의 역사를 보다

김준우


주말에 시간을 내어 한국 근 현대 미술교과서전을 보러 김달진 미술자료 박물관에 갔다. 홍대역에서 김달진 미술연구소까지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전시회에는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갔는데 초등 2007개정 교육과정 및 2009개정 교육과정 하에 나온 교과서 및 교사용지도서를 기증하러 갔다. 교육과정이 바뀌면 이전 교육과정의 교과서 및 지도서의 필요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김달진 미술연구소에서 새 삶을 살라는 의미로 기증을 했다. 방문한날 다행히 관장님이 계셔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전시실로 들어가 전시회를 관람했다. 전시실에서는 미술교과서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도화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근대 미술교육은 초기에는 아이들의 미술의 기능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집필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2차대전시기의 미술교과서에는 일제가 침략전쟁을 위해 그림의 대상에 무기와 요새를 넣은 것이었다. 교과서에는 아이들을 황국신민으로 만들기 위한 무서운 생각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해방이후의 교과서와 전시실에 있던 전시물 중 가장 최근에 나온 7차시기의 교과서를 비교하면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해가는 방향으로 교과서가 써졌음을 알 수 있다. 전시된 교과서 중 2007개정 교육과정(7차에서 개정된 교육과정. 2009년 초등1-2학년, 2010년 초등3-4학년, 2011년 초등5-6학년에게 적용됨)과 2009개정 교육과정(2007개정 교육과정에서 개정된 교육과정. 2013년 초등1-2학년, 2014년 초등3-4학년, 2015년 초등5-6학년 학생에게 적용됨)교과서가 없었다. 현재 쓰이는 교과서가 전시되었다면 더 다채로운 전시회가 될 것 같았다. 100년 전의 교과서와 올해 나온 교과서를 비교하면 멋진 광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 처음 나오는 초등 3-4학년 미술교과서(3,4학년과 5,6학년은 교과서가 한 권으로 나온다.)는 검정체제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3,4학년(2007개정 교육과정)은 국정, 5,6학년(2007 개정 교육과정)은 검정체제였으나 2014년부터 3,4학년 교과서부터 검정체제로 나오게 되었다. 아이들이 부모와 같이 전시실에 들어와 ‘내가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가 있다. 엄마와 아빠가 배우던 교과서는 뭐야?’라고 묻는 경험을 많은 아이들이 누리면 좋겠다는 생ㅁ각이 든다. 책이 전시된 서가 아래에 논문이 있어 관람자들이 전시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교과서의 역사를 한눈에 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좋은 기회가 있어 미술교육의 변천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이번 전시회에 보탬이 된 것 같아 좋았다. 이날 기증한 도서들이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는 순간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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