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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철 개인전 ‘佛相 Face of Buddha’ 리뷰

김영태

양성철 개인전 ‘佛相 Face of Buddha’ 리뷰


전시기간: 2014.02.12~18

전시장소: 갤러리 나우 



한국사진은 일반적으로 1990년대가 국제화, 세계화, 현대화 시기였다고 알려져 있다. 1991년부터 1994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서 개최된 ‘한국사진의 수평展’이후 사진문화가 좀 더 전문화되고 아마추어리즘에서 탈피하게 되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수평展’은 당시의 40대 이하 젊은 사진가들이 주축이 되어 지연과 학연에서 탈피하고 표현의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기획한 운동적인 성격의 전시였다. 이 전시의 주축은 흔히 말하는 유학파 1세대 사진가들이다. 이후 한국사진은 정형화된 공모전중심의 사진작업, 사진동호회 단체전, 공모전 입상작 전시 등에서 탈피하여 콘셉트가 분명한 기획전, 작가 개개인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개인전 등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그와 더불어서 전문가들이 사진문화를 주도한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사진의 현대화를 위한 운동적인 성격의 움직임은 1980년대에도 있었는데, 해외유학파가 아닌 자생적인 사진가들에 의해서도 시도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에서 열린 제3그룹 동인展(1983), 8인의 시각展(1986) 등과 같은 전시이다. 또 대구에서도 현대사진7인展(1982), 모습84展(1984), 내일을 향한 모색展(1988)등 새로운 사진을 추구하려는 전시가 기획되었다. 서울에서 개최된 사진전에는 현재의 원로사진가들인 홍순태, 한정식, 김복만, 이종만, 고 김영수, 양성철, 김민숙 등이 참여했다. 대구에서 열린 전시는 원로사진가 양성철이 주도했고, 당시에 대구에서 활동한 20대, 30대 젊은 사진가들로 참여 작가가 구성된 단체전이다.


이들 중에서 양성철은 지난 40 여 년 동안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사진교육자, 사진예술행정가 등 사진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1979년에 발표한 ‘잔상’ 시리즈를 비롯하여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실험적인 작품을 전시했다. 그중에서도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는 인물을 표현대상으로 선택해서 다양한 시각적인 실험을 시도한 작품을 보여주었다. 또 2010년에는 조선시대의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를 모티브로 해서 ‘신 미인도 新 美人圖’시리즈를 발표했다. 평범한 여성들의 초상을 재현해서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풍자를 하는 작업이었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은 인물에서 탈피해서 ‘불상’을 다루었다. 그 이전에 사석에서 만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초상을 흔들린 이미지로 재현했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작업이라고 한다.


작가는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 흩어져있는 여러 불상과 운주사에 있는 석불을 인물사진을 찍듯이 카메라앵글에 담았다. 석 불상 외에도 철 불상도 찍었는데, 불상마다 표정이 다양하다. 마치 불상을 만든 이들의 마음이 새겨져 있는 듯하다. 사실 부처님의 얼굴을 대면한 사람은 없다. 각기 다른 시대에 각자가 생각한 부처님의 얼굴을 재현한 결과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작가도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사진이미지를 생산했다.


작가가 재현한 불상사진에서는 장소에 대한 특징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불상을 찍었지만 불교적인 사유나 불상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재현 한 것이 아니라, 인물사진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망원렌즈를 사용하여 근접촬영을 하고 아웃포커스를 선택했기 때문에 결과물에서는 불상의 표정만 느껴진다. 광선의 선택도 인위적으로 조명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인물사진을 찍을 때처럼 정밀하고 강한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포커스가 정확하여 대상의 질감이 사실적으로 재현되었다. 


마치 다양한 인종을 찍은 초상사진처럼 느껴진다. 여러 개성적인 인물을 찍은 초상사진처럼 작품마다 개별불상의 독특한 분위기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작가가 선택한 불상은 실내에 있는 것도 있고, 야외에 설치되어 있는 것도 있다. 또한 보존상태가 양호한 것도 있지만 많이 훼손되어진 불상도 있다. 그러한 불상의 외형이 작용하여 다양한 표정이 만들어졌고, 각기 다른 내러티브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전적인 특징 및 환경에 의해서 다양한 표정을 짓는 인간군상을 상징하는 듯하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흔히들 사람의 표정은 그 사람의 개인사를 반영한다고 한다. 이번에 양성철이 발표한 ‘佛相 Face of Buddha’시리즈는 이러한 인간사를 상징적으로 재현 한 것처럼 느껴진다. 결과물을 보는 이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항상 진지한 태도로 자신의 관심사와 정체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작업을 시도했다. 또한 대상과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실험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그와 더불어서 철학적이면서도 유희적인 행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번전시에서도 이러한 작가적인 태도가 느껴진다. 인간사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을 환기시키는 전시이다.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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