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2025-11-04 ~ 2025-11-10
여정이
무료
02-511-0991
여정이 : 머무르는 순간
2025.11.04 - 11.10
스페이스수퍼노말
성루 성북구 선잠로5길 69
여정이 : 머무르는 순간
서성록 | 안동대 명예교수 미술평론가
여정이의 화풍은 대단히 활발하고 개성적이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면과 삶을 마주하는 방식이 진실하다. 그의 언어는 확실한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작업의 힘 또한 여기에 있다.
그의 화면에는 커다란 여백이 있다.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모습,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 대지의 숨결 등 자연의 모든 현상이 회화 안에서 호흡하듯 살아 움직인다. 그러나 여정이는 자연의 모티프를 빌려오되, 그것을 단순한 이미지로 재현하지 않는다. 자연의 본질, 즉 ‘살아 있는 움직임’과 ‘순환의 리듬’을 화폭 안에 새롭게 구축한다.
그의 작업은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말한 감각의 기억처럼, 경험을 통해 되살아나는 내면의 울림을 담고 있다. 자연에서 받은 감정을 색채와 질감으로 재구성하며, 단순한 풍경 묘사가 아닌 ‘감정의 재생’을 추구한다. 이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형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느낀 감정과 기억을 색채로 치환하는 행위이다.
여정이는 대상을 ‘묘사’하지 않는다. 살아오며 마주했던 풍경, 사람, 빛, 계절의 변화 등을 감각적으로 전환하며 회화적 언어로 표현한다. 그에게 회화는 기억과 감정의 순환을 시각화하는 일이다. 화면 속의 색과 형태, 여백은 그의 내면이 외부와 만나는 통로이며, 내면의 소리를 시각적 리듬으로 변환시킨다.
작가는 왜 이토록 ‘행위’를 강조할까. 그것은 회화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삶을 관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여정이는 붓질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무의식 속의 감정과 경험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한다. 그 결과 그의 작품에는 항상 움직임이 있으며, 화면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살아 있는 듯한 생명력을 지닌다.
그의 화면은 정적인 구도보다 호흡이 있는 리듬을 중시한다.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형상화된 색채는, 자연의 순환과 인간 내면의 흐름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작가는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를 완성해가며, ‘살아 있음’의 감각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결국 여정이의 회화는 한 인간이 세계를 느끼고 살아가는 과정의 기록이다. 그의 작품은 삶의 흔적이자 내면의 울림이며, 관객에게도 그 울림을 공유하게 하는 창문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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