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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욕망과 마취/Super mega factory 전시 비교 감상기

양연희


경원대학교 양연희

비슷한 시기에 진행 중인 두 전시는 -많은 부분에서 공유하는-주제를 상이한 해석으로 제시한다. 김기라는 소비사회의 권력구조를 위해 많은 음모들이 펼쳐져 있으며, 그것을 파헤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함경아의 경우, 권력과 물질을 향한 욕망의 인류사가 예술에 의해 가려져 있으며, 그에 기인한 위선에 대해 이야기한다.

두 작가 모두 패러디와 차용을 통해 비판적 견지를 밝힌다. 형식적인 접근에서 보면 함경아의 뮤지엄 패러디는 보다 낯선 감각을 드러낸다. 이러한 차용이 친근하지 않은 이유는, 박물관이 작품의 현존성을 없애버리고 관람객과 거리두기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김기라의 조형 작업은 우화적이며 조금 더 뭉뚱그려 표현하는 듯하다. 특히 회화 작품들은 어느 정도 눈에 익은 형식을 차용하여 직접적인 모습을 취함으로써 의미는 한층 모호해 진다. 많은 수의 평면 작품 속에서도 눈에 띄는 조형물이 몇 있는데, 목이 잘린 채 놓인 피노키오와 양철 나무꾼(tin man)은 모습은 사뭇 충격적이다. 천진하게 웃고 있으나 사후경직 마냥 새까매진 두 얼굴은 기이한 낯섦(Unheimliche)을 자아낸다. 죽임을 당한 우화의 주인공들은 몹시도 측은하고도 한편으로는 모종의 은유-조금 더듬어보자면 (소비)사회를 살아가는 방관자, 가해자, 심판자 혹은 그 모두의 폭력적인 혼재-를 풍긴다.

함경아는 <훔쳐지고 뒤바뀐 사물들>에서 비교를 통해 적나라하게 공격을 감행한다. 뒤바꾸고 훔친 사물들의 편린과 박물관들이 소유하고 있는 도둑질한 문화재들을 텍스트로 배치하면서 작가의 목소리는 더욱 단호해진다. 그 또한 정물화 형식의<스틸 라이프 연작>을 선보인다. 김기라의 평면 작업 시리즈들은 사실적인 재현을 번거롭지 않게 표현할 수 있는 매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손작업을 감행함으로써 어떤 전략이 있음을 시사하는데, 아마도 거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회화 작업의 물성과 권위적인 힘을 패러디를 위해 빌려오기 위함일 것이다. 그는 소비사회의 비판을 위해 박물관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안에서 풍기는 작품의 아우라를 빌려온다. 그러나 함경아는 박물관이 자아내는 아우라를 조롱한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개입의 의미에서, 또한 주제를 물화시키는 과정을 보아도 함경아의 작업은 전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기라또한 가치가 없는 오브제를 박물관 형식으로 진열함으로써 제도권을 비웃지만, 그것은 습득하는 행위보다는 사물을 배치한 후가 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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