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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문화의 빛과 그늘

김영태

한국사진문화의 빛과 그늘


 사진은 서양근대화, 산업화의 산물이다. 또한 대중들과 친숙한 매체이다. 예술사진미학은 1850년대 후반에 싹트기 시작하여 1890년대에 절정기를 맞이한다. 19세기예술사진 혹은 회화주의적인 사진미학이 정립 된 것이다. 이 시기에 예술 사진가들은 전업 작가들이 아니라 취미로 사진 찍기를 즐긴 아마추어사진가들이였다. 이들이 살롱사진콘테스트에 출품하여 입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전업 사진가들은 초상사진을 찍거나 여행사진을 찍어서 책을 출판했다. 아니면 매체에 기고하는 포토저널리스트들이 상당수였다.


 우리나라도 서양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예술사진이 출발한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와 30년대를 거치면서 예술사진이 자리매김하는데 대부분 사진가단체나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출품하는 것으로 작가로서의 활동을 펼쳤다. 예술사진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주도하였고, 전업사진가들은 초상사진을 주로 찍는 사진관을 운영했다.


 1945년 해방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전업 사진가들은 주로 신문기자로 활동하거나 초상사진을 찍었다. 한국전쟁이후에는 일부사진가들이 상업사진을 찍어주는 광고사진스튜디오를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술사진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전유물이었다.


 서양에서도 191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예술사진은 취미로 사진 찍기를 선택한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전유물이었다. 사진은 카메라라는 도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예술에 대한 재능이 없는 사람들도 누구나 손쉽게 접근하고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예술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작동하는 방법을 익히고 나서 정형화된 공모전입상을 통하여 예술가로서의 명예를 획득하려고 한 것이다. 이와 아마추어 사진문화 즉 공모전사진문화는 서양에서는 제 2차 세계 대전이후 쇠퇴한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업사진가들의 개인전이나 기획전을 개최해서 사진문화를 주도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공모전 사진문화가 남아 있다.


 서양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미술관을 비롯한 기존의 예술제도에서 사진에 주목하고 사진을 수집해서 연구했다. 또 작가로서의 의식을 가진 이들이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이후 등장한다. 그리고 20세기 초반부터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이 사진을 새로운 표현매체로 인식했고, 1980년대부터는 현대미술로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사진문화를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주도했고, 현재도 그 영향력이 남아 있다. 학문적인 연구도 늦었다. 1964년에 사진학과가 개설되었고 대학원과정도 1980년대 중반이후 일반화된다. 또 사진제도가 미처 갖추어지기 전에 미술제도에 의해서 사진전시문화가 주도되었다. 그래서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예술사진은 상업화랑에서 주도하였고, 다큐멘터리사진은 특정한 사진가들을 제외하고는 사진계 내부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현재 사진은 사회적으로 확장되었고, 폭 넓게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동시대 예술사진은 사진애호가를 비롯한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 또 매체 환경이 나빠지면서 많은 포토저널리스트들의 활동영역이 축소되고 위축되었다. 그들 중 상당수가 아마추어 사진교육 시장에 뛰어 들었다. 사진애호가들에게 포토저널리즘 혹은 다큐멘터리사진교육을 한다.


 이 결과 사진문화는 확장되었지만, 편향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학의 평생교육원이나 학점은행제과정처럼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해 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사진 혹은 저널리즘사진교육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술교육은 대상과 관계없이 창의적인 사고를 함양하는데 교육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하지만 편향된 교육내용이나 주관적인 교육 내지 주입식교육은 그것과 거리가 멀어지게 한다.


 현재 한국사진문화는 외형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진내부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한 스트레이트포토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고 표현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현대예술제도에서는 사진도 여러 표현매체 중에 하나 일뿐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또 예술이 대중의 눈높이를 의식하면 예술로서의 당위성을 상실하게 된다. 그것은 사진작품도 마찬가지이다. 또 현재 한국사진은 정치적인 의도 혹은 상업적인 의도에 의해서 누구나 전문가로 포장되고 있다. 전시를 개최한다고 누구나 제도가 인정하는 예술가가 될 수 없듯이 글을 쓴다고 누구나 이론가, 기획자, 비평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정이 필요하고 그에 해당하는 활동과 업적이 필요하다.


 한국사진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작품이 생산되고 수용되어야 한다. 작가의 표현의도와 표현의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한다. 교조적인 이데올로기가 지배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전문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술, 사진의 개념, 현대예술, 현대사진, 예술제도 등을 사진입문자, 사진애호가들을 비롯한 대중들이 제대로 이해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가능해야만 문화의 하향평준화를 막을 수 있다. 한국사진문화의 미래가 좀 더 긍정적으로 펼쳐지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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