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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테크놀로지시대의 사진

김영태

Desires 展 리뷰

전시기간: 2013년 12월 3일 (화) - 2014년 1월 21일 (화)

참여작가: 원범식, 이고은, 전정은, 정지필

기      획: 아트스페이스 J



디지털테크놀로지시대의 사진



사진은 기본적으로 사실적인 매체다. 또한 외관이 현실과 닮아 있다. 하지만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현실 자체는 아니다. 현실에서 반사된 빛의 흔적이다. 또한 사진은 인간의 육안으로는 인지 할 수 없는 특정한 장면이나 사물의 미세한 부분을 과장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디지털시대의 사진은 현실과는 다른 층위에서 존재한다. 또한 작품의 존재론적인 의미도 아날로그사진과는 간극이 있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과 현실에서 발생한 사건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사물과 일어나지 않은 사건도 실재처럼 보여주는 것이 디지털테크놀로지와 융합한 사진의 새로운 특징이다. 사진의 기본적인 개념과 의미가 변모한 것이다. 기술의 진화가 거듭 될 수 록 사진의 개념은 계속해서 변모하게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매체예술의 숙명이자 속성이다. 


이번에 아트스페이스 J가 기획한 ‘Desires 展’에 참여한 작가들은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이러한 특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독특하고 창의적인 사진이미지를 제작했다. 현실을 또 다른 층위에서 존재하도록 재배치한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기 자신만의 개성적인 표현방식으로 작품을 생산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욕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이 예술을 하는 것은 그 어떤 근원적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현실에서 실현 할 수 없는 욕망도 예술작품에서는 구현 할 수 있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예술행위 자체가 새로운 차원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욕망을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실현해서 카타르시스를 체험했다. 또한 전시를 통해서 보는 이들과 자신들의 욕망을 공유했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는 관객들과 다양한 형태로 소통한 체험의 장으로 변주되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중에서 원범식은 건축물을 재현했는데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실공간에 존재하는 건축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현실에서 수집하듯이 건축물의 부분을 찍었다. 그 결과물을 디지털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재구성하여 새로운 건축물을 만든 것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을 자료로 해서 또 다른 차원에서 존재하는 결과물을 생산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원초적인 욕망을 구현했다. 작가의 미적인 상상력의 소산물이다.

이고은이 보여주는 것은  꽃이 폭발하는 장면이다. 작가는 파괴에 대한 인간의 본능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폭발물을 이용했다. 꽃을 실제로 해체한 것이다. 폭발하는 순간을 여러 대의 카메라를 사용하여 잡아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꽃이 폭발하는 그 순간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컬러가 독특하고 현실이 아닌 판타지로 다가온다, 작가의 내밀한 의식세계가 개입된 결과물이다.

전정은도 현실 그 자체를 재현한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풍경이다. 현실에서 여러 이미지를 수집하여 디지털테크놀로지를 이용한 후처리 과정에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보다 더 실제 같은 가상의 풍경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작가의 욕망이 투영된 상상의 산물이다. 마치 지구촌 어디에 존재했고, 또 존재하고 있는 이상향적인 풍경처럼 다가온다.

정지필은 물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알레고리적으로 재현했다. 동전을 미시적인 시각으로 해체해서 정밀하게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작가는 동전을 세밀하게 부분적으로 복제한 이후에 재조합하였다. 또한 초대형 사이즈로 인화해서 압도적인 이미지로 보여준다. 작가는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을 재현했다. 하지만 디지털기술을 이용해서 과장된 표현하였기 때문에 현실과 간극이 발생한 또 다른 사물이 생성됐다. 실제 사물과는 전혀 다른 층위에서 존재하는 미적인 상상의 소산물이다.


디지털테크놀로지와 만난 사진은 이제 더 이상 리얼리티가 중요한 덕목이 아니다. 작가의 꿈과 상상력 그리고 미감을 표현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에 하나 일뿐이다. 이번에 아트스페이스 J가 기획한 ‘Desires 展은 이러한 사진의 존재론적인 의미를 환기시켜준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현실과 닮은 사진의 외관에 현혹되어 감정적으로 동화되고 있다. 이러한 점이 사진의 영원불멸한 매력이기도 하다.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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