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된 콘크리트’전 재능문화센터(JCC) 미술관 개관 1주년 기념전. 김춘수, 김태호, 안규철, 원인종, 윤영석, 이기봉, 이석주, 이수홍, 이용덕, 조덕현 등 한국 미술계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의 작가 10명이 출품했다.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 (02)3670-0379.
●장화경 사진전 작가가 3년 전부터 작업해 온 자화상 시리즈의 일부분을 ‘핫 플래시’(Hot Flash)라는 제목으로 선보인다. 작가의 집에서 행한 작은 퍼포먼스를 통해 순간적 반응과 인식, 즉흥적 계획과 요행의 혼합을 볼 수 있다. 11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 (02)738-7776.
-서울신문 2016.10.31
리빈갤러리(부산 해운대구)가 실험적 한국화를 선보이는 개관기념전을 연다.
최근 개관한 리빈갤러리가 오는 12월 18일까지 개관기념전 '화향만리(畵香萬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근중 김선두 서은경 신하순 유근택 조환 등 중견작가 6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실험정신으로 재탄생 한 한국화 18점을 선보인다.
리빈갤러리 관계자는 "개관전이자 첫 초대전인 '화향만리' 전은 그림의 향기가 만리로 퍼져나가 일상 속에 스며들기를 바란다는 의미"라며 "기존의 갤러리 이미지를 과감히 벗고 사람과 사람속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문화와 예술의 집으로서의 기능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신문 2016.10.30
젊은 작가 황도유(29)의 네 번째 개인전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주제로 다음 달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갤러리이마주에서 열린다. 어릴 적 시골 물가에서 산책 중에 만난 자욱한 물안개와 앞질러 가던 친척 여동생을 쫓던 당시의 묘한 광경과 심리가 거듭된 작품 소재로 활용됐다. 기억과 감각이 어우러진 몽환적인 비현실 세계를 표현하는 내용과 달리 제작기법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다.
동양 회화의 ‘일획론’에 입각해 화면에 그은 획들이 고스란히 최종 결과물에도 살아있게 한 것. 반복해 그은 밑선이 다 보이는 기법 덕에 아크릴을 사용했지만 그림은 마치 수채화 같은 투명한 느낌을 갖게 됐다. 동시에 선을 긋고 덧칠한 과정이 그림에 그대로 드러나면서 시간성과 공간성도 확보했다.
- 서울경제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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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지음/글항아리/3만2000원 |
미로(美路), 길의 인문학/김재성 지음/글항아리/3만2000원
정착은 어느 순간 인간의 지배적인 생활양식이 되었다. 따라서 정착하지 않는 것은 아주 불편하고 힘들어 보이며 불결하거나 무질서한 모습으로 비쳐져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하지만 반문도 가능하다.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때마다 주어지는 먹이에 안주하며 고분고분 살아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열정, 순수, 꿈 어쩌면 그 모든 것을 찾아 떠나려 했던 길, 그 자체가 아닐까.”
집시는 길 위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걷는 길 위에는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시원의 삶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잉여에서 비롯된 지배와 피지배를 거부하고, 정주민들이 안정을 위해 포기한 자유를 만끽한다. 집시의 고향은 인도 북부 라자스탄의 조그만 왕국 라지푸트. 5세기경 왕국이 몰락하고 길고긴 길 위의 삶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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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오면 길이다. 따라서 길은 인간에게 평생의 동반자다. 인간은 산을 깎고 바다를 메우고 땅을 뚫어 길을 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길은 인간의 삶을 연상시킨다. 글항아리 제공 |
지금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아가는 집시는 2000만명 정도다. 유럽에 600만명이 있으며 중동과 아시아, 아메리카, 호주에도 많은 집시가 산다. 정착의 삶을 살지 않았기에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고난은 컸다. 중세에는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되기 일쑤였고, 2차대전 때는 유태인과 함께 수십만명의 집시가 희생됐다. 편견과 멸시가 여전하지만 오히려 그들은 “집에 수많은 물건을 쌓아놓고 정주의 안락한 꿈에 젖어 있는 우리를 가볍게 여길지” 모른다. 집시의 삶이 보여주는 ‘떠남에의 충동’은 인류의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일 것이며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잃어버린 멋진 길과 다시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길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 역사 속 이야기와 사색을 펼쳐내는 책이다. 집을 나오면 길이듯 인간에게 길이란 동반자다. 길을 만들기 위해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웠으며, 하늘과 지하에도 길을 뚫었다. 물리적 실체감을 가진 것 말고라도 길은 많다. 저자가 책의 1부에 올려놓은 길은 도서관을 소재로 한 ‘생각의 길’이다.
책은 자체로 하나의 길이다.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아름다운 길이다. 도서관에는 수많은 길이 숨겨져 있다. 책을 집어드는 순간 그 길이 열리며 길 끝에 이르렀을 때 만나는 것은 막다른 벽이 아니라 가슴을 채우는 감동이다.
“책 속의 모든 길은 마치 켜켜이 쌓이는 지층과 같아 걸으면 걸을수록 단단해지고 읽는 이의 가슴에 뚜렷하고 명징한 길을 만든다.”
책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길이기도 하다. 찬란했던 문명이 이룬 궁전과 도시는 한순간에 사라지기도 하지만 문명의 정수를 담은 책과 그것을 보관하는 도서관이 있는 한 단절 없이 이어진다. 수메르인들은 서기전 3000년경부터 설형문자를 새긴 점토판을 따로 모아둔 방이 있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가장 유명한 도서관일 것이다. 저자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장서는 기원전 48년 로마 내전 중에 불타버리고 말았다. 인류 역사에서 일어난 수많은 비극 중에서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고대의 지식을 간직한 도서관의 소멸이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가장 복잡한 길 미로를 두고는 수없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야 하는 삶을 이야기한다.
“미로는 삶과 닮았다. 앞을 볼 수 없다는 것도 그렇지만 끊임없이 갈라지는 길을 대책없이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로는 혼돈처럼 보인다. 모퉁이를 돌면 마주하는 갈림길은 아무런 규칙 없는 것 같다. 길과 길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속에도 질서는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 역시 혼돈으로 가득하지만 중력을 따라 궤도를 도는 행성, 가지런히 피어나는 나뭇잎, 해마다 반복되는 계절 등 신이 세계를 설계할 때는 혼돈 속에서 질서가 흘러나오도록 계획했다.
고대의 최고 권력자들이 자신의 거처에 미로를 만든 것은 신을 흉내낸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미로를 보며 자신이 정복하고 지배하는 세계의 축소모형이라 여겼을 것이고, 그 안에서 헤매는 인간들을 보며 마치 신이 된 듯한 기분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머리말에 “나는 인류가 만들고 걸어온 길을 따라 먼 길을 떠나려고 한다. 그 길에서 적지 않은 틈과 벽을 만나게 되지만 한편으로 그것을 잇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목숨을 바친 숱한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 세계일보 2016.10.29
[책의 향기]춤추듯 요동치는 손글씨
◇ 글씨 하나 피었네/강병인 지음/248쪽·2만5000원/글꽃
한글은 소리를 담아 만든 문자다. 그럼에도 단어의 형상에서 언뜻언뜻 품은 의미의 이미지가 묘하게 읽힐 때가 있다. 하지만 글 쓰는 이가 의도적으로 글자의 모양새를 통해 뜻을 드러내려 할라치면 십중팔구 어설퍼 보인다. 허다한 문구가 ‘캘리그래피’(손으로 쓴 그림문자)라며 여기저기 내걸리지만 눈길을 오래 붙드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1990년대 말부터 한글 붓글씨와 디자인을 접목한 캘리그래피 작업에 몰두해 온 유명 손글씨 디자이너다. TV드라마 ‘미생’과 영화 ‘의형제’의 타이틀, 소주 ‘참이슬 프레시’의 브랜드 레이블 등이 그가 움직인 붓 끝에서 빚어졌다. 그는 한글에 ‘의미적 상형성’이 숨어 있다는 신념의 근거를 자신의 손글씨 작품을 통해 차곡차곡 쌓아 왔다.
그가 써 내린 ‘꿈’은 춤추듯 요동친다. ‘술’은 호방하게 흘러 넘어가 감긴다. ‘밥’은 꾹꾹 담겨 푸짐하고 ‘춤’은 날렵히 휘돌아 번진다. ‘눈’은 포근하게 쌓여 녹아들고 ‘숲’은 아늑히 품어 감싼다. ‘달’은 휘영청 떠돌아 흐른다.
“달의 글꼴을 활자로 보면 직선적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달’ 하고 발음을 해 보면 느낌이 둥글둥글하다. 그 소리가 둥근 달 모양과 닮았다. 모음 ‘ㅏ’에서 가로 획을 점으로 표현해 달이 가진 둥근 느낌을 전하려 했다.”
한 장 한 장 천천히 넘기며 들여다보고 있자니 미간과 뒷머리가 쉴 틈을 얻은 듯 편안해진다. 2014년 절판됐던 같은 제목의 책을 거지반 다시 써 묶었다. 무언가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바로 그 무언가다울 때임을 확인시킨다.
- 동아일보 2016.10.29 손택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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