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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건 : 세개의 기둥과 하나의 벽》 피비갤러리

김정현



《이종건 : 세개의 기둥과 하나의 벽》

2020.04.09-05.23

피비갤러리


이번 전시는 작가에게 2017년 피비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이후 두 번째 같은 공간에서의 개인전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일정이 잡히자 갤러리 공간의 분석에서 창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시공간에는 작가에 의해 벽, 아치, 원통형 기둥이란 표피적 건축기호로 바뀐 조형물들이 놓여있다.




좌) Column pattern, 2020 / 우) Three doors, 2020


오늘날의 시각문화에서 건축은 발터 벤야민이 오래전에 언급한바와 같이 영화와 유사하게 '이중적 방식으로, 즉 그것을 사용함으로써, 그리고 그것을 지각함으로써, 더 자세히 말하자면 촉각과 시각을 통해서 수용'되는 예술작품의 원형 제시라는 맥락을 가진다. 촉각적 수용은 익숙함의 방식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시각적 측면의 관조와 대립되는 것과 관계되지 않는데, 역사적 전환기에 인간의 지각구조가 관조라는 시각적 측면에서 해결될 수 없는 수용의 문제를 정신분산적이고 집단적 방식의 촉각적 수용을 통해 익숙함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건축의 언어을 통해 제안하고자 하는 '고정 불변한 것으로서의 공간이 아니라 그곳을 점유하는 사람에 따라 새롭게 변화하고 유동하는 유연한 장소로서의 공간 탐구'라는 주제의식은 이와 같은 배경을 가지고 바라보면 보다 체감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과거 작품보다 더 직접적으로 작품이 표상하는 실제 건축의 기능이나 재료와 전혀 일치하지 않도록 하여 촉각(건축)언어에 혼선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관객은 이러한 시각과 촉각적 수용이 모두 무력해진 혼선 안에서 '건축적 혼종과 공간의 유동성'을 보다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다.

     



Three pillars and a wall (brass), 2020, Brass plating on steel, 85.3x224x85.3cm




Three pillars and a wall (brick), 2020, Brick, cement mortar, 128x128x112cm


전시안내도를 통해 확인되는 작품은 드로잉 2점을 포함해 총 6점으로 구체화된 작가의 사유를 쫓아가기에 충분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Three pillars and a wall (wall paper), 2020, Pigment print on wall paper, 340x600cm [일부]


이종건의 작업은 본질적으로 공간에 대한 것이다. 개인이 점유하는 공간에 개인의 물건들이 있고 사람이 떠나면 비어있으나 그 흔적은 남아 있고, 문화가 영향을 주고 받고 그 일부가 건축의 각 요소에 이식되지만 그 구조나 장식이 파편화되어 있는 집의 흔적들처럼 이종건은 복제하고 반복해 패턴을 만들어 그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재료, 형태, 기능이 서로 연결되면서도 연결될 수 없고, 평면과 입체가 서로 중첩되어 있는 모호한 상태를 제시함으로서 실재 대상과 이미지, 외부와 내부, 장소성과 비장소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고정된 의미의 공간과 구조에서 벗어나 그 기능과 역할을 재고하기를 요청한다.

_ 서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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