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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홀저 : 당신을 위하여》 간담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객원연구원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최초 한국어 신작 3점 공개
-김혜순,한강,에밀리 정민 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호진 아지즈 등
 여성문학가 5인의 작품 담은 로봇LED 사인<당신을 위하여> 서울박스 설치
-1000장이 넘는 포스터로 구현된 <경구들>과 <선동적 에세이> 서울관 로비 설치
-11개의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과천관 석조 다리에 영구 설치
-11월 23일부터 2020년 7월 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과천

2019년 12월 4일(수) 오후 2시, 올해 마지막 전시의 간담회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 3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제니 홀저 : 당신을 위하여》는 2017년부터 약 3년간 진행된 커미션 프로젝트로, 11월 23일부터 2020년 7월 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과 과천에서 개최한다.

제니 홀저(Jenny Holzer, 1950-)는 40여 년간 텍스트(text)를 매개로 사회와 개인,정치적 주제를 다뤄 온 세계적인 개념미술가이다. 1970년대 후반 제니 홀저는 격언, 속담 혹은 잠언과 같은 형식으로 역사 및 정치적 담론, 사회 문제를 주제로 자신이 쓴 경구들(Truisms)을 뉴욕 거리에 게시하면서 텍스트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작가는 일상 사물에서부터 석조물, 전자기기, 건축물, 그리고, 자연 풍경 등에 언어를 투사하는 초대형 프로젝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여 공공장소에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수상이력은 1990년 44회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을 대표하는 첫 여성 작가로 선정, 같은 해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이후 구겐하임미술관(뉴욕, 빌바오), 휘트니 미술관, 루브르 아부다비,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및 공공장소에서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언어를 매체로 탐구하기 시작한 홀저의 초기작품 <경구들>, <선동적 에세이>가 서울관 로비 벽면에 1000장이 넘는 포스터 설치로 구현된다. 동시에, 과천관에는 야외공원 석조다리 위에 11개의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이 영구적으로 새긴 설치 작업으로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와 동명의 신작이자 최초로 국문과 영문 텍스트를 함께 선보인 로봇 LED 사인<당신을 위하여>가 서울관 서울박스에 설치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후원회에서 <당신을 위하여>,<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2점이 미술관에 구입,기증되어 영구소장된다.

이날 언론간담회의 식순은 이성희 소통홍보팀장 사회를 시작으로, 윤범모관장 환영인사, 이현주학예연구사 참여작가 소개와 작품 기획 및 구성 설명, 제니 홀저의 작품소개, 질의응답 후, 전시실로 이동하여 작가, 큐레이터와 함께 작품이 설치된 로비와 서울 박스에 프레스 투어를 가졌다. 

사회는 국립현대미술관 이성희 소통홍보팀장이 맡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

❏ 윤범모 관장 환영인사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왕성한 활동 중인 제니 홀저가 최초로 한국어를  활용한 신작을 선보이는 기념비적인 전시”라며, “미술관 공간에 맞추어 특별히 커미션 제작된 작품들은 국내·외 관객들에게 현대 미술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 미술사의 전설인 작가의 한국문학작품에 대한 의미 깊은 신작을 서울관과 과천관에 소장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신작이 많은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선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측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이현주 학예연구사, 제니 홀저(Jenny Holzer), 통역사

❏ 제니 홀저(Jenny Holzer)
이번전시에 있어서 3명의 한국작가들의 포함해, 많은 분들과 함께 전시작업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작품자체에 대해서는 제 말 때문에 특정지어 질 수 있어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 하지만, 그들의 텍스트는 저의 작업을 지지해주었고, 텍스트 그 자체가 작업이기도 했기 때문에, 저의 작품안에서는 컨텐츠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텍스트 외에도, 공간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당신을 위하여(FOR YOU)> 작품은 공간을 특별히 활용을 했는데, 특히 밤에 작품이 비치거나 반사가 되는 풍경이 훨씬 더  아름답기 때문에 한번쯤 해가 진 후 저녁시간에 방문해 보길 제안한다. 그 작품에 들어가 있는 텍스트들은 커스터마이즈된 프로그램을 통해 굉장히 오랜시간 동안 가동되지만, 동시에 그 텍스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무브먼트까지 세세하게 고려를 했기 때문에 아이나 어른 모두 좋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현주 학예연구사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국제적인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미술관 공간의 새로운 담론과 해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자 마련된다. 이번 2019년 프로젝트는 현대미술의 세계적 거장이자 텍스트를 매개로 동시대의 사회와 개인, 그리고 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제니홀저를 초빙하여, 미술관의 공간 재맥락화를 기획하고 추진했다. 이를 통해 동시대와 역사적 문제들에 대한 고민과 반성 그리고 논쟁을 이끌어 내는 공론의 장으로서, 미술관의 역할을 확장하며, 예술의 사회적인 역할을 재고한다.



❏<경구들(Truisms)>(1977-79)과 <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s)>(1977-82)-서울관
<경구들(Truisms)>과<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는 작가가 다양한 매체로 텍스트 작업을 확장하게 된 계기가 된 작업으로, 관람객이 미술관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고용 공간인 1층 로비의 거대한 벽면에 설치된 작품이다.

<경구들(Truisms)>(1977-79)시리즈는 아래쪽 하얀색인 포스터 8장이 한 세트로, 한 장에 총 30개의 문구가 포함되어, 총 240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1977-79년 뉴욕거리에 불법적으로 게재한 거리미술의 형태인 초기 포스터 작업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최초로 국문번역된 한글 포스터와 같이 선보인다. 현존하는 경구, 격언등을 차용하여, 작가의 의도가 담긴 함축적인 언어를 다른 언어, 즉 우리의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4명의 공동번역자와 함께 진행하였다고 한다. 영문은 알파벳 순서(A부터Z까지)로 배열이 되어 있는 반면, 국문는 가나다 순서대로 배열이 되어 있어, 다른 구조로서, 행간의 의미를 관람객들이 참여적으로 읽어가며 해석 할 수 있다고 한다.  

<선동적 에세이(Inflammatory Essays)>는 1977~1982년 사이 초기 텍스트 작업 중 하나로 위쪽에 서로다른 컬러의 포스터 작품이다. 이 포스터는 긴 에세이 형태로, 한 장의 포스터에 100개의 단어가 총 20개의 열로 완결성을 띤 글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 프로젝트에는 총 25개의 에세이 중 12점을 선정하여 설치된다. 색지에 인쇄되어 맨하탄 도심에 부착되었던 이 글들은 홀저가 정치, 유토피아, 예술, 종교에 관한 글과 선언문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여러 가지 조건의 제약상 에세이는 국문 번역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날 이현주 큐레이터는 “포스터의 문구 안에는 생략된 주어나 서로 상충하는 메시지로 구성되어 있어, 관람객이 텍스트에 대한 이해나 수용 정도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생각을 포괄할 수 있도록 한 작업”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사실, 상식에 대한 신뢰와 진실에 대한 믿음을 해체시키고, 사유할 수 있도록 사회와 관람객에게 직접적인 소통을 제안하는게 이 작품의 논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제니 홀저는 “70년대 처음으로 뉴욕에서 작업을 시작할 때, 여러 주제와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의 자화상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2019,석조 난간 조각, 텍스트 : <경구들>, 1977-79



Detail of Selections from Truisms, 2019
Engraved stone railing
Text: Truisms, 1977–79 © 2019 Jenny Holzer

❏과천에 설치된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240개의 경구들(Truisms) 중에서 작가가 선정한 총 11개의 경구로 특히 이 문구들은  6개의 국문과 5개의 영문 문구들로 과천관 야외조각공원의 돌다리의 난간 위에 총 11개의 경구들(Truisms)이 영구설치된 작업이다. 한국사회,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 이 세대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문장들로 선정되어,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길을 지나가면서 우연히 이 공간들을 발견하고,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 11개의 경구들
 1. 지나친 의무감은 당신을 구속한다 (A STRONG SENSE OF DUTY IMPRISONS YOU)
 2. YOU ARE GUILELESS IN YOUR DREAMS (사람은 꿈 속에서 솔직하다)
 3. 따분함은 미친 짓을 하게 만든다 (BOREDOM MAKES YOU DO CRAZY THINGS)
 4. SOLITUDE IS ENRICHING (고독은 사람을 풍요롭게 한다)
 5.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 (REMEMBER YOU ALWAYS HAVE FREEDOM OF CHOICE)
 6. YOU ARE THE PAST PRESENT AND FUTURE (당신은 과거이고 현재이며 미래다)
 7. 가질 수 없는 것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THE UNATTAINABLE IS INVARIABLY ATTRACTIVE)
 8. LISTEN WHEN YOUR BODY TALKS (자신의 몸이 하는 말을 들어라)
 9. 모든 것은 미묘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ALL THINGS ARE DELICATELY INTERCONNECTED)
 10. RAISE BOYS AND GIRLS THE SAME WAY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를 똑같이 양육하라)
 11. 당신의 모든 행동이 당신을 결정한다 (THE SUM OF YOUR ACTIONS DETERMINES WHAT YOU ARE)

<당신을 위하여>, 2019, 로봇 LED 사인, 640.1x12.7x12.7cm
텍스트: 김혜순, 한강, 에밀리 정민 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호진 아지즈의 글 발췌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의 커미션으로 제작



Text: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 2016) 중 “질식” © 2016 by Munhaksilhumsil. Used with permission of the author

❏<당신을 위하여(FOR YOU)>(2019)
<당신을 위하여(FOR YOU)>(2019)는 이번 프로젝트에 가장 중요한 작품인 동시에, 프로젝트와 동명의 신작이자 최초로 국문과 영문 텍스트 함께 선보이는 기념비적인 로봇 LED사인 설치작업이다. 약 16m 천장 높이에 매달린 길이 6.4m의 직사각형 기둥이 네면이 LED화면으로 둘러싸여, 작가가 직접 선정한 5명의 문학 작가의 총 49점의 국문과 영문의 텍스트가 모션과 같이 결합되어 다양한 영상효과와 칼라 흐름으로 나타난다. 이는 ‘서울박스’라는 공간 이름을 통해 큐브의 사면과 공간의 유리벽을 이용해 LED에서 발광하는 컬러와 벽면에 강렬하게 반사되는 텍스트가 이미지로 연출되는 작업이다. 이러한 효과의 기본전제는 “내가 당신을 위해서, 또 당신을 위해서, 또 당신을 위해서, 또 당신을 위해서..보여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전체 텍스트 사이클 주기는 4시간 반, 여러 로봇틱 시스템을 통해 구현된 다양한 모션은 총 7시간 반 프로그래밍으로 구현된다. LED 텍스트에 작가가 직접 선택한 현대문학작품의 작가 5명은 한강,김혜순,에밀리 정민 윤(Emily Jungmin Yoon),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 호진 아지즈(Hawzhin Azeez) 이다.   



공공영역에 설치된 작품은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갤러리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통행하는 길에서 활용되고 있다. 



❏책 출처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 중 “질식”에서 발췌 © 2016 문학실험실. 작가 사용 허가. 영문판 최돈미 번    역 © 2018 최돈미. 
김혜순, 시집『죽음의 자서전』에서 총 16편의 한글 시가 채택되고, 올 해 번역된 영문번역서에서 5편의 시가 발췌되어 LED작업에 선보인다. 시집의 내용은 49제라는 죽음을 추모, 애도하는 시간을 다루고 있고, 그 시간에 대한 사유와 본인의 간접적인 경험, 세월호 사건 같은 사회적 재난에 대한 여러 가지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중 '거울 저편의 겨울 11' 발췌 © 2013 문학과지성사. 영문판     데보라 스미스와 소피 바우만 번역(미출간) © 2018 데보라 스미스, 소피 바우만.  
작가와의 여러 대화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선정되어 맥락에 맞는 작업으로 국문과 영문으로 발췌되었다.

▶에밀리 정민 윤, 『A Cruelty Special to Our Species(우리 종에 대한 잔혹함)』에서 발췌 © 2018 에    밀리 정민 윤. 
2018년도에 영문으로 발간된 책으로 18편정도 발췌되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 그리고 그 시대의 아픔, 역사적으로 무참했던 사실, 사건들을  작가가 직접적으로 본인의 시집에서 다루고 있고, 이러한 사실을 목소리를 내서 알리고자 책을 썼다고 한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The Unwomanly Face of War)』에서    발췌, 영문판 리차드 피비어와 라리사 볼로혼스키 번역 © 2017 펭귄 랜덤 하우스.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이자, 목소리 소설가, 목소리 문학가라고도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소설이 영문으로만 LED에 담겨있다. 

▶호진 아지즈, 웹사이트 블로그 포스팅 일부 발췌 © 2016-18 호진 아지즈.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여성 운동가, 시인, 박사, 학자인 젊은 운동가의 블로그에 포스팅된 글의 5편이 LED에 발췌되었다. 현재에도 전쟁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전쟁일기(War Diary)’라는 형식으로 계속 포스팅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이현주큐레이터는 “나는 단지 예술계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언어를 선택했다.”라는 제니 홀저의 말을 인용하며, “주류예술계 종사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대중들이 각자의 해석과 의미를 통해, 예술이 사회 그리고 개인과 어떻게 교류하고 소통 할 수 있는지 계속 사유하고, 찾고, 설득하는 작가의 작업을 볼 수 있는 문장”이라고 말했다. 이어,“시적이고, 함축적인 미니멀한 형태를 가진 LED에 여러사실을 직면하고 대면하는 강렬한 문구들이 투사되면서 이미지의 구상과 추상의 대비를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작업”이라고 말했다.

❏ 질의 응답
▶모든 작업에서  텍스트 매개 중심으로 작업하는 이유 질의 
A: 개인적으로 추상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끔찍하게 실패한 경험과 동시에 명확하게 들어나는 컨텐츠를 보여주고 싶은 의도가 있다. 추상화와 명확한 컨텐츠 그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해,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 언어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왜냐하면 언어는 타인과 직접적으로 의사소통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항상 사용되는 매개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직접 쓰려고 하였으나,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들과 협업을 해서 건설적인 방향에서 저의 문맥을 잘 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또 협의를 하게 되었다. 

▶한국문인들과 한글 작업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이번에 작업하신 문장이나 문자는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질의
A: 가장 두려웠던 것은 저의 무지함이었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야 했고, 단순히 텍스트가 기술적으로 기능한거 말고도 한글에 맞는 적절한 폰트를 찾는 작업도  굉장히 중요했다. 더불어, 텍스트에 대한 감이나 느낌 같은 것들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에, 자신의 일을 굉장히 잘 아는 사람들, 전문가라고 부르는 분들에게 많이 의지하면서 해왔던 작업이다. 저의 스튜디오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니즈를 같이 접합시키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덕분에 지금 이 작업을 하기 전보다는 조금 지식이 생긴 것 같다. 저의 작업은 대조의 대상으로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하나의 공적인 요소로서, 공공의 요소로 이번 프로젝트에 한글을 쓰는게 합리적이지 않나 생각이 되었다. 그런 만큼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배워서 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

▶1.특히 한글 텍스트 중에서도 세월호나 위안부 같은 한국사회의 아픔, 상처등을 비춘 글을 인용하신것에 작가 개인의 결정과 이유 질의 2.시각예술 종사자로서, 이번 한글작업은 미학적으로 보면 어떤 느낌, 어떤 인상인지 구현에 대한 질의
A: 저는 개인적으로 어려운 것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어려운게 저희에게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하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라는 것은 삶에서 굉장히 소중한 핵심적인 요소이다. 마티스는 삶의 즐거움에 대해서 표현하는 작가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타입은 아니다. 저라는 작가는 나를 걱정하게 하고, 타인을 걱정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고, 그런 걱정꺼리가 우리 가슴에 어떻게 중심에 자리 잡는가, 이런것들을 보고 또 오랫동안 나에게, 하나의 거점이나 우려가 되었던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저에게는 그 주제가 여성이었다. 착취를 당하는 여성들, 목소리를 낼 수 없었지만 액션,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대상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을 택해서 어려운 것을 주제로 삼고, 작업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작업을 하면서 서신도 주고 받고, 서로 논의를 하면서, 여성을 표현해야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피해자로서의 여성, 동시에 맞서서 싸웠던 여성을 표현을 해야 균형감이 맞을거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1. 한국작가를 선택할 때는 미술관 관계자분과 협의를 하신것인지 아니면 외부 자문을 받아서 하신건지 한국작가 선정 과정 질의, 2.한강 소설를 발췌했는데, 그 소설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소설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의

A: 우선 한강소설 발췌에 대해서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파괴적이면서 멋진작품이고, 묘사적이기도 했고, 역사를 돌아보았을 때, 한 인간이 타인에게 얼마나 자주, 얼마만큼의 행위를 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는 생각에서, 이 소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을 했다. 

국립현대미술 관계자분들께서, 저에게 어떤 작업을 하면 좋을지, 작품의 설치에서부터, 또 사전 연구과정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추천을 해주시기도 하셨고, 저의 나름대로 전세계에  아는 분들을 통해서 어떤 텍스트 작업을 하면 가장 좋을지, 대해서 많은 자문을 구했다.
▶1. 240개의 경구 중에서 11개의 경구를 선택을 했는데 이 내용을 보면 서로 관통하는 주제가 있는 건지 11개를 선택하게 된 기준이나 생각이 있는지 2. 한글 작업이 어떤 미학적으로나 한글의 기능이나 이런 것에 매력을 느끼셨다면, 어떤 점이 좋았는지 질의 
A: 11개의 문구선택에 있어서는, 굉장히 오랫동안 회자가 되어왔고, 모두가 선호불호가 없이,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문장들이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이 문구들이 새겨진 곳도 그렇고, 이 문구 자체가 고유하게 갈 수 있는 경구들이어서 관람객들이 아주 우연히 그 경구들을 만나게 되고, 또 그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에서 11개를 선택을 했다. 

한글은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한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무지가 상당히 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한글 글자를 쓸 때 영어 알파벳하고 다른점은 한글은 이미지적으로 인식된다. 영어의 알파벳은 그 글자 자체에 추상성이 있다면,  한글의 글자들은 하나의 사진, 그림 이미지들과 같다. 최초에 인간이 뜻을 전달하고자 시도했던 도구가 상형문자(pictogram)이였던 것처럼, 한글은 보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원형을 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텍스트가 계속해서 움직이는데, 이런 움직임에 어떤 것을 의도가 있는지 질의
A:텍스트가 계속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것은 작품에 많이 사용한 소재들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문장이 또 다른 문장을 따라가면서 움직이는 구조를 통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효과를 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처음 80년대 전자전광판을 사용한 이유도, 그 때 당시에 전광판을 쳐다보는 경향이 강했고, 또한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많은 양의 컨텐츠를 담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예로,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작품이  올라가는 로보틱모션과 텍스트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아니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하면서, 어떤 물리적 움직임에 대조를 주려고 했다. 이런 프로그래밍을 하는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흔히 아는 컬러,움직임, 공간 자체도 어두워지면 더 재미있는 효과를 제공한다. 

❏전시 연계 상영 프로그램(서울관 필름앤비디오-MMCA Film&Video)
1. <어바웃 제니 홀저(About Jenny Holzer)>(2011), 클라우디아 뮬러(52분)
   :작가의 30년이상의 삶과 예술세계를 전반적으로 
2. <여성 예술가들: 제니 홀저(Women Artists: Jenny Holzer)>(2017),클라우디아 뮬러(26분)
   :여성작가들 중 제니 홀저편을 상영예정.여성작가들이 본인에게 영향을 주거나 또는 영향    을 주고받았던 다른 여성작가들을 소개하고, 특히 제니 홀저는 이 영상에서 본인이 관심    이 있고, 좋아하는 영향을 받았던 아티스트들을  가상의 전시공간에 이분들의 작업을 선    보이면서 소개하는 재미있는 필름이다. 


원고작성:이수현
사진촬영: 이수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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