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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바다미술제 : 상심의 바다》 간담회

객원연구원


이승수,〈어디로 가야하는가〉, 시멘트, 해양쓰레기, 생활쓰레기, 가변크기, 2019


송성진,〈1평〉, 목재 및 혼합재료, 180×180×200cm, 2019


기자간담회 전경

기자 간담회 일시: 9월 27일, 오후 2시 30분
장소: 다대포 해변공원 관리센터 3층, 다대포 해수욕장 일대
참여 작가(팀): 미술회관 속 산토끼가 탬버린을 치네, 성백, 이광기, 이승수, 임협, 아트 투게더, 본폴 포티산, 엥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 마니쉬 랄 쉬레스다, 타이둥 다운아티스트빌리지&토코 스튜디오 등 총 20팀, 35명

  2019년 바다미술제는《상심의 바다 Sea of Heartbreak》라는 주제로 9월 28일부터 10월 27일까지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일대에서 한 달간 진행된다. 전시는 ‘오픈스페이스 배’ 대표 서상호 감독이 기획하였으며, 12개국 35명의 작가들이 총 21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부산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바다미술제의 모습을 구상하고자 한 이번 미술제는 ‘바다’, ‘환경’, ‘생태’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그 논의를 확장한다. 기후와 환경문제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던 우리나라 작가 10팀과 아시아의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10팀의 해외 작가로 구성된 전시는 우리 삶의 밀접한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낼 예정이다. 9월 29일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2022년 카셀 도큐멘타 전시 총감독으로 선정 된 루앙 루파의 기조연설과 생태와 삶이라는 주제로 우다쿠엔, 알프레도&이자벨 아퀼리잔, 임종은의 발표가 있었다. 10월 4일부터 25일까지는 매주 금요일 다대포해변공원에서 서상호 전시감독의 진행으로 작가 및 예술협동조합, 독립큐레이터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학술세미나가 이어질 예정이며, 작가들과 함께하는 관객참여 프로그램 또한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별도로 진행 된다.

  2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간담회 식순 및 발언자 소개, 김성연 집행위원장의 바다미술제 연혁 안내, 서상호 전시감독의 2019년도 바다미술제 취지와 작품 별 간략 브리핑이 있었다. 작품 설명 과정에서는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일부 작가들이 한 명씩 소개되었다. 이후 장소를 옮겨 다대포 해수욕장 일대에 설치된 21개의 작품들 중 현장에 있었던 작가들을 중심으로 13점의 작품들이 설명되었으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다. 이와 같은 일정으로 프레스 프리뷰는 2시 30분부터 약 6시 까지 진행되었다.


발언 중인 서상호 전시감독

■기자간담회 발언
김성연 집행위원장: 바다미술제는 부산의 자연환경과 현대미술이 만난 독특한 야외전시로 1987년부터 시작된 행사이다. 야외조각프로젝트, 바다미술제, 1981년부터 있었던 부산청년비엔날레가 1998년 부산비엔날레로 결합되면서 이어졌으며 현재 바다미술제와 부산비엔날레는 격년제로 열린다. 지난 부산 비엔날레가 서부산 지역인 을숙도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는데 다대포 역시 서부산에 속하는 장소이다. 바다미술제는 해운대에서 시작해 광안리, 송도, 다대포, 서부산으로 이동해왔고 다대포에서는 2015년 이래로 이번까지 3회째 열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문화 향유 기회가 적었던 부산 시민들을 만난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는 화려하거나 시각적 자극을 주려기보다는 환경이나 현재의 문제들을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생각해보는 작품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전시뿐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진행될 예정이다. 별도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민참여가 비엔날레에 녹아 들어있다는 특징이 있다. 2020년은 부산비엔날레가 20년 되는 해인데, 바다미술제도 내 후년부터는 더 새로운 시도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서상호 감독: 바다미술제는 부산에 있는 많은 예술가들과 함께 꿈을 키워왔던 중요한 행사이다. 올해 감독으로 부름을 받고 고민이 많았다. 내가 직접 경험하였던 부산 미술의 현실, 전 지구적 문제들, 환경과 생태, 바다에서 어떠한 미술제를 꾸려야할 것인가 등의 고민을 하게 되었다. 준비를 하면서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이기도 한 1980년대 후반의 노래 ‘Sea of Heartbreak’가 떠올랐다. 이 곡에서 상심의 바다의 의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흔히 바다는 환희, 희망, 여름 이라고 많이들 생각하기에 상심이라는 주제를 택하니 주변에 우려도 많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예술이 어떻게 작동 하는가, 공공의 장소에서 미술이 그 이름으로 어떻게 해석되는가를 계속 고민하였다. 참여국은 아시아로 한정하였는데 모두 아시아, 해양성이라는 특징을 지녔기에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배치하였다. 이전 바다미술제가 35팀에서 40팀의 작가들을 투입하였다면 이번에는 20팀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작품들을 낮게, 넓게 가자는 방식으로 택하였다. 전시된 작품들은 움직이거나 사라지기도 하고, 어떤 작업들은 관객에게 말을 걸어온다. 
  전시는 변화의 바다, 상처의 바다, 재생의 바다라는 3개 키워드로 구성하였다. ‘변화의 바다’는 3개국 3팀의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이들은 미술계, 정치적, 생태적으로 유사한 고민들을 하고 있었던 팀들로 꾸려졌다. 그리고 이미 그 지역에서 가지고 있었던 유사한 고민들을 파빌리온을 구성해 부산 시민들과 같이 공유하고 경험하도록 하였다. ‘상처의 바다’에는 10개국 23명 내외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을 일종의 커뮤니티 방식으로 배치하였다. ‘재생의 바다’에는 이광기 작가의 텍스트 작업〈쓰레기는 되지 말자〉가 있다. 지금은 가동이 중지된 다대포 쓰레기 소각장에 벽면에 “쓰레기가 되지 말자”는 문구를 부착해놓았다. 장소적 특징을 가진 소각장, 시민들 스스로의 삶에 대한 고찰 등 여러 가지 고민의 지점들을 관람객들에게 주고자 한 것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참여 작가 수도, 국가수도 줄었지만, 한 팀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함이었기에 변화를 시도하는 방식이었다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또한 시간 관계상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다국적 그룹들 두 팀이 참여하였다. 이외에 예술계 내에서 임시협의회라는 단체가 하고 있는 청년의 문제들, 국가가 다르지만 예술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같이 협업하는 단체들 등 다변적 작품들을 배치하였다.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진행된 작가별 작품 설명



미술회관 속 산토끼가 탬버린을 치네,〈움직이는 조각공원〉, 철, 바퀴, 잔디, 인공토, 조각품, 가변크기, 2019 (미술회관 속 산토끼가 탬버린을 치네는 ‘플랫폼 산토끼’의 박상호, ‘탬버린’의 이은영, ‘현대미술회관’의 정윤주 등의 설치미술가들이 모여 결성 된 그룹이다)


마니쉬 랄 쉬레스다, 〈수직 물결〉, 헌옷, 실, 275×10800×1200cm, 2019

-미술회관 속 산토끼가 탬버린을 치네: 행사 기간 동안 작품이 움직인다. 우리 단체가 뭉쳤다가 흩어지듯이 말이다. 탑처럼 생긴 작품은 지금 부는 바람과 앞으로 불 바람이라는 이중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 작품은 제주도 사당을 돌아다니며 구상한 것인데 관객들이 와서 소원을 빌 수도 있다. 뿔이 꽂힌 형상의 작품은 신화와 같은 구전의 과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고민하여 제작되었다. 그리고 둥그런 구체 형상의 작품은 평면에서 벗어나고픈, 혹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을 표현한 것이며, 작품들은 행사 기간 중 2번 정도 장소를 옮겨 다른 형태로 설치될 예정이다. 
-마니쉬 랄 쉬레스다: 부산시에서 기증받은 옷을 가지고 작업한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작업을 커뮤니티 프로젝트로 진행해왔다. 그 지역의 사람들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우리 안의 에너지를 표현하며, 각 사람의 옷에 담긴 감정과 정서들을 콜라주로써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를 통해 우주적 차원으로 연결된다. 이번 작업은 10명의 사람들과 함께 2주간 소요되어 만들어졌다. 일부는 손으로 직접 바느질하고 또 다른 부분은 재봉틀을 이용하였다.


타이둥 다운아티스트빌리지 & 토코 스튜디오,〈해변가에 섬이 생긴다면〉, 폐플라스틱, 고철, 낚싯줄, 380×300×1300cm, 2019


텐터클,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9

-타이둥 다운아티스트빌리지 & 토코 스튜디오: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해양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환경 문제의 관심을 갖고 작업해오고 있고 부산에도 이러한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우리는 해양의 소리를 이용해 워크샵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두가 작품 위에 달린 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해양쓰레기를 모아 만든 것이다. 워크샵에서는 쓰레기를 가지고 어떻게 이런 꽃을 만들 수 있는지를 직접 관객들에게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또한 어떻게 실제로 해양가에 사용할 수 있는 유용물들을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텐터클: 친구들에게 나의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듯 우리는 바다에 와서 나의 상실감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하면 바다가 들어준다는 의미가 이 작품에 담겨있다. 워크샵에서는 태국 음식인 ‘쏨땀’을 관객과 나눠 먹고자 한다.


아트 투게더,〈상심의 웅덩이〉, 남, 철, 1000×800×160cm, 2019


카불& 민티오,〈바다가 조각나듯〉,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9


샤오-치 차이& 키미야 요시카와, 〈모호한 부케- 한 쌍〉, 네오프렌, 가변크기, 2019

-아트 투게더: 이 웅덩이 안에는 모래성을 쌓아놓는다. 그런데 바닷물이 들어오면 이 모래성은 사라지고 만다. 이 모래성은 무너지고 나면 다음 날 새로 만든다. 웅덩이 위로는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소원을 적은 꼬리표를 달 수 있게 줄을 매달아 놓았다. 관객들의 소원이 바람에 따라 날아가 이들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말이다.
-카불& 민티오: 전시해 놓은 돛대는 전통적으로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그 돛대이다. 기계를 사용하여 대량으로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 아니라 전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샤오-치 차이& 키미야 요시카와: 꽃다발 같이 생긴 두 그루의 나무가 수문장의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다대포 수호대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비엔날레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 모두를 위한 수문장이기도 하다. 또한 비엔날레 참여자들이 아니더라도 지나가다 멀리서도 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제작하였다.


성백,〈메신저 28092019〉, 식물, 철, 천 위에 먹, 20분 내외, 2019 (기자간담회 참여자들과 함께 직접 작품을 시연하고 있는 성백 작가)


엥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나의 게르〉, 나무, 펠트, 면, 160×250×250cm, 2015


본폴 포티산,〈바다의 절규〉, 대나무, 황토, 흙, 짚, 300×900×300cm, 2019

-엥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 게르 프로젝트는 3개월 동안 생활하는 형태로 네덜란드에서 이미 실행한 바 있다. 게르는 나에게 집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집과 같은 존재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쉴 수도, 먹을 수도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교감과 연관성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본폴 포티산: ‘만약 우리가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자연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를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은 귀에서 바람의 소리를 듣는 형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작품을 통해 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소리는 우리의 감정으로 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연은 귀가 없기 때문에 마음의 소리로만 들을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임협(임시협의체),〈임협 프로젝트 #1〉,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9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바람의 이야기, 바다의 서사〉, 대나무, 리본, 윈드 하프, 가변크기, 2019


제임스 탭스콧, 〈아크 제로〉, 안개, 조명, 철, 노즐, 점프, 300 600 10cm, 2017

-임협: 우리는 미술생태계로 계속 고민하는 그룹이다. 자본주의가 굴러가기 위해 작동하는 패러다임은 미술계에도 작용하지 않나 싶다. 작품은〈다대포_칠성사이다〉,〈에코 마린 스플래쉬!〉, 〈가난한 조각〉의 세 작품으로 구성되었다.〈에코 마린 스플래쉬!〉는 사운드 작업으로써 바다에 녹음기를 넣어서 녹음하고, 다른 사운드 또한 조합한 작품이며,〈가난한 조각〉은 청년 작가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자본이 없으니 종이로 조각을 만들고 종이에 테이프를 둘러 젖지 않도록, 그리고 어디든지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하였다.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 1500여 개의 대나무로 만들 작품이며 바람이 불면 대나무에 위에 달린 물체에서 소리가 난다. 우리는 이를 윈드 하프라고 부른다. 이 작품은 필리핀의 어촌에서 한 번, 싱가폴 비엔날레에서 죄수들의 슬리퍼들을 모아 만든 작업을 통해 두 번째로, 그리고 한국에서 이번 작업을 통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작업이다. 원래는 물속에다가 대나무들을 설치하려고 하였으나 한국의 규제 문제로 인해 작품을 재구성했다. 작품은 장소(site)의 개입, 사람의 개입, 상심의 바다라는 이번 주제와, 관객의 개입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의미는 관객 각자가 가진 배경에 따라 달라진다. 작품의 제목이 바다의 서사 인 것은 우리가 하나의 기도에서 반복적인 구절을 외우듯이 일종의 하나의 기도처럼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도와 봉헌, 바다에 바쳐지는 현물이라는 본 작품의 의도와는 다르게 작품의 의미는 관객 개개인에 의해 다중화(multiple) 될 것이다. 우리는 항상 사람들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작업을 구상하는데 우리의 주변,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고 숙고 할 수 있다. 작품이 협업과 관객 참여에 기반 하였기에 그러한 의미에서 집단적인 작업이다. 또한 대나무 위에서 나는 소리는 일종의 울부짖음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일을 반성적으로 고찰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제임스 탭스콧: 해당 장소(site)에서 얻어지는 물로 작업하는 장소특정적 작품이다. 15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점차 부드러운 소재를 찾다보니 ‘물’을 찾게 되었고, 야외에 설치함으로써 장소특정적이게 하였다. 물안개, 조명을 쓰면 관램객은 자신이 위치한 그 장소에 대해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눈으로만 작품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피부를 통해, 그리고 냄새를 맡으며 감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작품에서 나오는 물이 흩어질 때에 날씨에 따라 공기 중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질의응답
Q Seoul Art Guide : 작품들을 살펴보니 ‘지역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신 것 같다.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수가 다양하고 프로그램도 약 한 달간 이어지던데, 이번에 준비를 하면서 특별히 지역성의 어떤 지점을 강조하고 싶었는가? 그리고 그 결과는 작품에 어떻게 나타났다고 판단하는가?
A 서상호: 참여한 단체들의 작업들을 보면 그 지역에서, 예를 들어 대만 타이둥이라는 지역이 지닌 환경적 문제, 일 년 내내 부는 태풍이나 환경, 쓰레기 문제 등의 문제들을 다루어왔다. 이들은 우리보다 오래전부터 쓰레기를 가지고 그 지역에서 워크샵을 하고 작품을 만들었던 단체이다. 우리의 부산에서도 그러한 프로그램들을 배치함으로써 그들의 고민이 우리의 고민과 향유될 수 있다. 홍콩에서 기반 한 아트 팀이나, 태국의 아티스트 베이스들은 그들이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을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또한 시도 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비엔날레 참여한 작가들은 부산의 레지던스 등을 통해 이미 이 지역을 경험한 작가들이다. 작가들이 오랜 시간  어떻게 그들 지역의 문화를 부산 다대포 바다라는 지역에 나눌까 고민한 것이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이다. 
  국내의 많은 비엔날레를 보면 많은 교육프로그램들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들은 어찌 보면 주입식 방법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외국 작가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관람객들이 직접 신청하고 참여한다. 물론 관람객들에게는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는 점이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에 이번 컬렉티브 그룹들의 장점이 있다. 이번에 출품된 대나무로 엮은 작품을 경험 하는 것도 그러하다. 작품을 단순히 사진 찍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들어가 작품과 하나가 되어보고자 하는 것이 중요한 이번의 방식이다. 또한 현장토크를 통해 누구나 참여하고, 질문하며, 학생들과 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광장을 열어보는 작업을 한 것이다.

Q 서울문화인 허중학: 대나무를 사용한 이유는 지역적 특색 때문인가?
A 중국이나 홍콩은 실재로 아직도 건물 가림막 등에 대나무로 쓰고 있다. 아시아에서 대나무라는 소재는 많이 사용되는 생활 재료이다. 특히 몇 군데 나라, 대만이나 네팔 같은 경우 대나무를 다루는 솜씨들은 1970년대 우리나라 할아버지 이전의 세대처럼 능숙하다. 그들은 수 십 년간 경험한 방식을 가지고 온 것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한국의 황토, 짚단 등 한국의 재료를 쓸 수밖에 없었다. 대나무는 사실 국가 마다 다 성질이 다르다. 하지만 관세법 등의 문제로 현지 대나무를 가지고 오지는 못하였고 한국의 대나무를 사용하였다.
Q 작품의 수가 줄어든 것이 예산의 문제인가?
A 아니다. 아직도 한국에는 개량적인 수치에 집중하는 것 같다. 실제로 살펴보면 한 작가의 작품이 1000여개 이상이기도 하다. 많은 작가보다는 보다 적더라도 밀도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었다. 우리는 작품에 대한 창작 지원금을 지원하였고, 또한 작가들이 제안한 것을 논의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협업하였다. 작품의 크기와 방식 재료의 특성에 따라 재료비를 제공하였는데, 어느 작가들은 자국의 예산을 가져와서 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Q 미술세계 백지홍: 이번의 비엔날레의 방식은 기획자님 본인의 독특한 기획 스타일인가? 왜 이런 기획을 하였는지?
A 이번 바다미술제에 이러한 방식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도입하였다. 연대와 참여 같은 키워드는 이미 익숙한 키워드이다. 그렇지만 이번 비엔날레를 준비하면서, 서로 이전에 알고는 있었지만 만난 적은 없는 작가들이 매일 밤마다 주제와 관련하여 그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서로 나누었다.   


공식개막식 축하공연 


이창진,〈수통〉, PET병, 물, 염료, 조명, 200×2000×1500cm




엥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의 퍼포먼스 


관객과 함께 실현하는 성백 작가의〈메신저 28092019〉

■공식개막식
9월 27일에 이어 28일에는 바다미술제 공식개막식이 있었으며 축하공연과 함께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되었다. 27일 기자간담회 때와 마찬가지로 폭우가 내리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시민들이 작품 감상에 참여하였다. 오후 4시경에는 조수 간만의 차로 바닥이 드러나 시민들이 이승수 작가의 작품〈어디로 가야하는가〉, 송성진 작가의〈1평〉사이를 직접 활보하며 관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약 4시 30분부터는 엥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 작가의 설치된 게르 작품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4시 40분부터는 맞은편에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시연한 바 있는 성백 작가의 퍼포먼스 및 작품이 미술제에 참여한 시민들, 작가들과 함께 진행되었다.

■ 비엔날레의 정체성 혹은 역할을 이야기할 때에는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국가의 구분 없이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 동시대의 핵심 키워드를 담아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장소의 사람들, 역사, 작업들이라는 지역성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의 한국의 비엔날레들을 살펴보았을 때에 전자를 강조하는 경우는 많으나, 지역성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작업들을 전시하는 것은 여전히 비엔날레의 과제로 남아있는 듯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바다미술제에 부산 주민, 비엔날레 관객들의 참여가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더불어, ‘작품의 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밀도 있게 작업들을 선보이고 싶었다’는 서상호 전시감독의 말은 비엔날레를 보는 사람과, 비엔날레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다중적 함의를 제공해준다. 흔히 비엔날레의 성공의 지표로 판단되는 관객 수가 이번 바다미술제에 어느 정도 될지 지금은 장담할 수 없으나, 그 성공 혹은 의미의 여부는 얼마만큼 비엔날레에 관객들이 참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판단된다. 참여 프로그램은 9월 29일부터 10월 27일 까지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아트 투게더(홍콩), 타이둥 다운아티스트비리지&토코 스튜디오(대만), 텐터클(태국)과의 협업을 통해 체험 가능하다. 사전 및 현장 등록을 받음으로 바다미술제 홈페이지를 참조 바란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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