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다시, 바로, 함께, 한국미술’ 세미나Ⅴ-Day1, 이음센터

객원연구원



7월 25일 목요일 오후 2시 30분부터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홀에서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다시, 바로, 함께, 한국미술》 세미나Ⅴ가 진행되었다. 본 세미나는 전후부터 동시대까지의 한국미술을 다시 보는 프로젝트로, 한국 현대미술의 거대담론과 미시담론 사이에서 종적·횡적 검토와 연구·토론을 위한 세미나이다. 

3일간 진행되는 본 세미나의 Day1은 ‘전후-1970년대 동양화단’의 교육과 화단의 분위기를 당시 활발하게 활동했던 오용길(작가), 이철량(작가), 유근택(작가)과 함께 살펴본다.


송희경 교수가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는 송희경 교수의 발제로 시작되었다. 발제는 전후부터 1970년대까지 발행된 신문, 잡지를 수합하여 동양화와 연관된 키워드를 도출하고, 주요 기사를 선별하여 시기별로 어떤 담론이 부각되었는지 살펴보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왼쪽부터 신정훈 교수, 김이순 교수, 오용길 작가, 이철량 작가, 유근택 작가, 송희경 교수

이어서 ‘동양화의 전통 계승과 현대화’라는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다. 모더레이터는 송희경(이화여대 교수), 토론에는 오용길(작가/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철량(작가/전북대 명예교수), 유근택(작가/성신여대 교수), 김이순(홍익대 교수), 신정훈(서울대 교수)가 참여하였다. 라운드테이블은 1부에는 작가들에 대한 공통질문, 2부에는 개별질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오용길 작가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송희경 교수의 첫 번째 공통질문은 ‘대학 입학 전 처음 동양화를 접한 계기와 교육’에 대한 것이었다. 
오용길 작가는“중학교 미술반의 선배들을 통해 동양화를 처음 접했고, 이후 서울예고에 입학하여 다양한 조형적 경험을 충분히 했다”며 “서울대 진학 후에는 선생님들보다는 동료 혹은 선배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답했다.
이철량 작가는 “처음 그림을 그린 것은 중학교 2학년 미술시간이었으며, 당시 선생님 권유에 의해 미술반에 들어가 수채화를 그렸고, 이후 고등학교 진학해서도 미술반에 들어갔다”며 “당시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이 그리신 동백꽃 작품을 보고 묘한 감정을 느껴 동양화를 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기질적으로 누군가를 따라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홍익대 진학 후 선생님들께 특별한 지도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그 덕분에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유근택 작가는 “중학교 2학년 때 그림을 시작했으며, 당시 화집 속 산수화를 보고 검정색 수채화 물감으로 모사한 미술 선생님께 호평을 받아 동양화를 하게 되었다”며 “대학 재학 때 일본미술의 공간개념에 관심이 많았는데, 당시 본 박생광의 회고전이 매우 강렬하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철량 작가가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어서 신정훈 교수의 공통질문은 ‘동양화의 정신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오용길 작가는 “철학이 매우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처럼 그림도 이와 같다”며 “문인화는 동양화를 잘 드러내는 양식인데, 이는 사물의 외양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철량 작가는 “동양화의 정신성을 포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본인의 작업 '수묵'에 있어서의 정신성은 ‘수묵이 곧 정신’이라 생각한다”며 “이는 말로 정의할 수 없는 개념이며, 깨달음의 세계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근택 작가는 “동양화에서 유난히 많이 나오는 ‘정신성’은 재료적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캔버스가 스며들어가지 않게 처리하고 노란색이 노란색으로 보이게 하는 평면적인 구조라면, 화선지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라며 “수묵과 정신은 일체성이며, 동양화에서 산수화는 산과 내가 일체되는 과정”이라 대답했다.


김이순 교수가 공통질문을 하고 있다.

이어서 김이순 교수의 공통질문은 ‘동양화단의 ‘한국화’라는 명칭 문제에 대한 생각‘이었다. 
이에 오용길 작가는 “동양화-한국화 문제는 명칭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철량 작가는 “개인적으로는 동양화보다는 한국화라는 말에 조금 더 공감한다”며 “우리의 민족성이 더 드러나기 때문에 명찰에 불과하더라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밝히면서도 “동양화 재료를 썼다고 해서 한국화라고 하는 것은 허무하다”며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언급했다.
유근택 작가는 “최근 서양화-동양화라는 말 자체도 거의 무의미해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용어로 구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기에 한국화-동양화 모두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2부 라운드테이블은 개별질문으로 진행되었다. 송희경 교수는 오용길 작가에게 ‘백양회와 일연회 단체에 대한 기억’을 질문했다. 이에 오용길 작가는 “당시 백양회 공모전에서 J씨상을 받았고, K씨상도 있었는데 이것이 조중현과 김기창의 상으로 추정된다”며 “대상, 최우수상과 같은 타이틀 외에 심사위원의 이름을 붙인 상으로 여겨진다”고 답했다. 또한 “일연회는 창립 다음 해인 1977년부터 참여했다”며 “주제전을 했는데, 1977년에는 인물, 1978년에는 풍경, 1979년에는 동물을 주제로 세 번에 걸쳐 개최했고, 그 후로는 주제 없기 각자의 작품을 전시했다”고 말했다.   

김이순 교수는 오용길 작가에게 ‘백양회 장르구분이 회화1, 2, 3으로 되어 있는데 동양화, 서양화 구분이 아닌 1, 2, 3으로 구분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오용길 작가는 “2차 세계대전 후 앵포르멜을 받아들이면서 당시 화단이 추상회화가 대부분이었고, 이러한 화단풍조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며 “1부는 정통회화 양식을 살리는 분야, 2부는 유화를 다루는 분야, 3부는 드로잉, 판화, 수채로 이루어졌다”고 언급했다.  


유근택 작가가 질문에 답하고있다.

신정훈 교수는 세 명의 작가에게 ‘70년대 화랑과 미술잡지가 생기던 시기의 동양화단의 시장’에 관해 질문했다. 오용길 작가는 “70-80년대 초반까지 동양화의 인기가 많았다”며 “인기 있는 동양화가가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면 거의 매진되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당시 문인화풍이 대세였으며, 80년대 중반부터는 동양화의 인기가 줄고 서양화의 인기가 늘었다”고 언급했다. 이철량 작가는 “70-80년대 초반은 대학, 대학원을 다니던 시기였고, 수묵운동을 하던 때여서 미술시장과는 가까이 하지 않았다”며 “80년대는 격동의 시기로 여러 운동, 담론들이 형성되면서 관심이 서양화 쪽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유근택 작가는 “90년대-2000년대는 시장보다는 전시에 관심이 많았다”며 “돈을 써가면서 전시를 할 정도로 판매와는 상관 없는 일들을 했는데, 이는 일종의 출구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이순 교수가 세 명의 작가에게 ‘동양화단에서 현대성의 방향을 어떻게 모색했는가’에 대해 질문했다. 오용길 작가는 “60년대 앵포르멜 열풍 당시 추상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작가는 누군가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보수적이고 전통지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굳세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으며, 특정 흐름을 따른다기보다는 ‘오용길의 회화’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철량 작가는 “동양화를 하면서 답답했던 것은 고루하다는 느낌이었다”며 “먹으로 새롭게 할 수 없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 수묵화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유근택 작가는 “'새롭다'라는 말 자체가 고루하게 느껴져 '새롭지 않은 게 뭘까'라고 생각하며 작업했고, 결국 리얼리티가 중요하게 다가왔다”며 “땅에 내려오지 않으면 절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지나친 오리엔탈리즘, 신비성에 기대고 있던 것들을 끌어내려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소스를 작업으로 끌어들이게 되었다”고 답했다.

본 세미나에 참여한 1946년생인 오용길 작가, 1952년생인 이철량 작가, 1965년생인 유근택 작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세대별 동양화단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었다. 3일간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전후부터 동시대까지 세 시기(전후-1970년대, 1980년대, 1990-2000년대)로 구성된 연구팀이 논의하는 과제들을 듣고, 여러 방향으로 바라보며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 이은지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