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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UNVEILING》, 페로탕 서울

객원연구원


페로탕 전시장 입구

파리에 본점을 둔 세계적 갤러리인 페로탕의 서울 분관에서 제이알 JR(1983~)의 개인전을 1월 17일 부터 3월 9일 까지 국내 최초로 개최한다. 제이알은 아직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는 2018년 11월, 그는 독보적인 위상을 갖는 유럽사진미술관(Maison Europeenne de la photographie de Paris)을 통째로 채운 최초의 작가로써 인정받은 실력 있는 젊은 아티스트이다.


제이알(JR)과 루브르 시리즈. 

그의 작품은 도시와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사진 작품 설치를 콜라주 한 것이 특징으로, 세상의 시선이 잘 미치지 않는 곳을 조명하고, 보통사람 혹은 우리가 듣거나 눈치채지 못한 그늘 속 인물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루브르 시리즈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작 등 총 11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의 그의 사진 작품들은 짧은 기간 동안 현장에 설치된 작품의 모습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그의 아이디어와 작업 과정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몇몇 작품 속에는 그가 숨겨놓은 재미있는 오브제들이 숨겨져 있다고 하니 전시를 보면서 그의 유머를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1층 전시장 전경

전시장 1층은 2016년 5월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설치되었던 JR의 작품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설립 초기부터 동시대 작가와 소통해 온 루브르의 초대에, JR은 루브르의 유리 피라미드를 사라지게 하리라는 야심 찬 아이디어로 응했다. 저명한 건축가 I.M.Pei의 유리 피라미드는, 1988년 박물관의 정문으로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건립 당시에는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30년이 지난 오늘날, 박물관의 주요한 상징이자 파리 건축 풍경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 피라미드 뒤 편에 위치한 자크 르메르시에의 시계동을 재현한 흑백 착시이미지가 피라미드의 앞면을 뒤덮었고, 관람객이 입구를 마주본 채 특정 위치에 서면 실루엣에 대한 기억만을 남긴 채 사라진 피라미드를 볼 수 있었다. 지움과 드러냄 사이의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을 모티브로 삼은 이 놀라운 시각적 왜곡을 통해, JR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기존의 루브르 궁전과 함께 새로운 시선으로 피라미드를 볼 수 있도록 했다. JR의 대다수 작품이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며 그들에게 빼앗긴 목소리를 되돌려준다면, 루브르 설치작품은 작가로 하여금 특정 장소의 건축학적 역사와 유산에 대해 참신한 사유를 발전시키도록 하였다. 


데스벨리 작업의 진행과정을 기록한 작품을 설명하는 제이알

전시는 3층으로 이어지며, 그의 신작들을 만날 수 있다. 2017년, JR은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에서 주변의 산악 경관을 재현한 거대한 흑백 사진을 이용해 설치작품을 제작했고, 이는 캐나다 인디 록밴드 아케이드 파이어의 앨범 Everything Now(2017)를 위한 커버 아트 협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가 데스밸리에 설치한 판넬에는 스피커가 달려있어, 아케이드 파이어의 앨범 뒤편에 숨겨진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 데스벨리의 관객이 그 전화를 받아 판넬의 스피커를 통해 소통하는 인터렉티브 아트의 성격 또한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Giants, Brandenburg Gate, September 27, 2018, 6h57, Iris Hesse, Ullstein Bild, Roger-Viollet, Berlin, Germany(2018), Perrotin

또한 그의 가장 최신작 중 하나인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의 거대 설치작품 역시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2018년 10월 3일, 독일 통일을 기념하며 설치 한 의미 있는 작품으로 역사적 기념물과 건축적 상징물을 활용한 작품이다. 1989년 11월 10 일 베를린장벽 붕괴의 순간을 담은 아이리스 헤세의 기록사진을 거대한 비계 구조물에 부착하여 만든 24미터 높이의 대형 포토 몽타쥬는 브란덴부르크 문과 맞먹는 크기의 국경수비대원 세 명이 문 위에 모인 군중을 무력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익명이지만 이미 역사의 일부가 된 군중은 수치스러운 장벽의 붕괴와 새로이 되찾은 자유를 기념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그의 베를린 설치작품은 이번 전시에는 출품하지 않았으나 2017년 작업인 미국과 멕시코 사이를 가르는 철제 장벽 너머로 국경수비대원을 짓궂게 내려보는 거대한 꼬마아이의 이미지인 ‘Kikito’와 즉각적으로 공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Kikito(2017), JR Instagram

제이알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 아티스트라고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는 이 점 때문에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코멘트 했다. 그는 앞으로도 디지털, 필름, 미디어 작업 등 다른 새로운 매체를 이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대중에게 선보이길 바란다고 했는데, 이미 그는 대형 디지털 프레스코 벽화 ‘The Chronicles of San Francisco’를 4월 경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에서 공개 할 예정에 있다고 하니 그의 새로운 시도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된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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