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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18@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안효례

올해의 작가상 2018
2018.08.11-11.25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올해도 돌아온 '올해의 작가상'. 올해는 옥인 콜렉티브, 정재호, 구민자, 정은영 작가들이 선정되어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에 올해는 작가 정은영이 선정되었다는 내용을 알고 왔기에 정은영 작가의 작품에 아무래도 더 눈이 갔다.

 
(사진)정은영

작가 정은영은 1950년대 인기를 누렸다가 사라진 공연예술장르, 여성국극의 연구와 조사 그리고 분석에 기반을 두고 수행해 온 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그는 동일한 작업으로 이미 2013년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2008년 말, 1950년대 문화를 연구하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남은 자료가 거의 육성에 근거하고 있어 그의 아카이브는 일종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아카이빙으로 보였다. 그렇기에 녹록치 않았고, 70-80대인 배우들에 온전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만도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작업으로 풀어낼 때 정은영 작가가 사용한 방식은 무대를 만들어 그들을 세우는 것이었는데,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모습은 온전히 배우로 빛이 났다. 오히려 작가가 힘들었다는 후문.
영상 속 남성으로 분한 배우들은 정말로 '남성'같이 보였다. 춘향과 이도령의 영상에서 이도령을 연기한 배우가 춘향에게 대사를 할 땐 정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

 
(사진)정은영

당시 여성국극의 인기가 전후임에도 돈을 쓸어담고 아직도 팬이 찾아올만큼이었다는데, 이후 그들을 사장시킨 이유들엔 현재의 페미니즘적 맥락도 닿아있었다. 그렇다보니 자연히 그의 작업의 연장상에는 성소수자들의 얘기도 있었다. 전시장 전체가 관객이 마치 무대의 뒤에서 무대 앞으로 가는 것 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이것은 곧 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다.

작업이 마치 역사학자 같다고 말하는 이에게 그는 역사라면 고증이 필요할텐데 자기는 예술가라 역사속에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아 얘깃거리를 만들어 회자시킬수 있다는 내용의 인터뷰가 와닿았다. 예술이 세상에 어떤 것을 가져오는가에 대한 질문을 꽤 자주 듣게 되는데 이것도 하나의 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정은영 / 구민자

작가 구민자의 작품은 문명이 만든 자연 속 비 자연스러움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에 의해 날짜변경선으로 섬 중앙이 지나는 곳을 방문해 오늘을 두 번 살 수 있는지 등을 실험하듯 기록한 작업 등이다.

 
(사진)구민자

현재는 GPS를 사용해 바다를 지난다는 이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피지의 타베우니섬은 해가 가장 먼저 뜨고 동시에 가장 늦게 지는 여행지로 유명하다. 그 섬에서 그는 선을 중심으로 양쪽에 동행인과 캠핑을하다가 자정에 자리를 바꾸어 오늘을 이틀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구민자

그의 다른 작업들도 흥미로운데, 특히 <'가장 맛있는 휴대폰 튀김을 만들기 위한 경우의 수'를 위한 드로잉>은 그의 실험적 작업형태를 눈여겨보게 만들었다.

 
(사진)정재호

작가 정재호는 60-70년대 '근대'의 풍경을 재현했다. 급속한 성장으로 철학이 뒤섞여 동네에 지어진 건축물을 그리거나 만든 작품들이 먼저 보였다. 건축가가 누구였는지 알 수 없는 동네 '업자'가 지었을 건물에는 건축양식이 있으나 그 건축양식을 만든 당시엔 있던 철학이나 이유가 빠진채로 다른 양식들과 뒤엉켜있다. 혼돈의 시기였던 당시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혹은 전쟁이 끝나고도 전쟁 당시를 회상하는 참전용사와의 대화같기도 하다.

 
(사진)정재호

당시 과학을 강요당하던 시절의 의식을 보여줄만한 공상과학만화 <요철 발명왕>의 한 장면. 그리고 마치 외국의 빈티지 필름같아보이는 국내의 장면들 등은 관객 세대별로 다르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사진)정재호 / 옥인콜렉티브

옥인콜렉티브는 종로구 옥인아파트의 철거를 계기로 형성된 작가 그룹인 만큼 도시에서 만나는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관찰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마지막에 전시장이 있는데다 영상을 오래 봐야하는데 어두운 탓에 오래있기가 힘들었다. 

 

담당하는 분야가 분야인지라 전시장 밖에 있는 아카이브들도 놓칠 수 없었는데, 작가들이 참고했던 부분에 태그라거나 줄을 긋고 동그라미를 친 자국들이 마치 작가의 눈으로 재료를 보는 것 같은 재미를 줬다.

이번 전시는 특히나 관람하는데 시간들이 많이 필요한 작품들이 많이 있어 두 번이나 방문해서 봤었다. 앞으로도 시간이 되면 몇 번인가 더 방문을 해야 할 것 같다.

사진.글.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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