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는 아트아카이브의 개념과 다양한 사례, 우리나라 주요 문화기관 및 연구자들이 아트아카이브를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아 <라키비움 프로젝트> 교육프로그램을 올해 6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에게는 연구영역의 범위와 깊이를 넓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유관기관 전문가들에게는 아트아카이브 지식 습득 및 소통의 장을 통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역량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라키비움 프로젝트Ⅵ>의 세 번째 강연은 5월 30일 오후 6시「차학경 아카이브-개념미술, 소설 그리고 『딕테』」 라는 주제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필름앤비디오 아카이브 김지하 책임연구원이 진행해주셨습니다. 차학경이 주목 받지 않던 시절 2012년 1월 김달진미술연구소가 한국현대미술작가 중 재조명해야 하는 작가를 조사하여 1위에 선정된 것을 말씀해 주시며 연구를 진행하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하였습니다.

강의내용은 크게 차학경 작가에 대한 인지도 조사를 시작으로 '차학경 작품과 아카이브', '차학경 작품 및 작업', '차학경 아카이브 활용 방안'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차학경은 퍼포먼스, 필름, 비디오 등 다방면에 재능이 굉장히 많은 작가였으며 모교인 버클리미술관에 차학경 아카이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내년 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차학경 전시 계획을 가지고 있어 필요하다면 대여하여 관람객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젊은 나이에 타계했지만 그에 비해 많은 양의 작품이 남아있으며, 연구시 부족한 부분은 버클리대에서 도움받으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차학경의 역서 중 대부분 절판되었지만 『딕테』, 『APPARATUS』 등이 남아있으며 영상작업을 할 때 영감을 많이 받았던 작가들의 글을 엮었다고 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APPARATUS』 에 자신의 글을 한 페이지에 한 단어씩 크게 끼어넣어 텍스트로 재현한 예술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책 자체를 매개로 다루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 매개에 능한 작가였다고 하셨습니다. <치환>,  <입에서 입으로> 등의 실험영화장치를 선호하는 작가였으며 기획에 가장 적합한 미디어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설치작품을 직접 전시하신 적도 있었는데 그때 생존해 있지 않은 작가였기 때문에 왜곡되지 않게 보여주기 위해 사전 작업 매뉴얼을 보고 최대한 정확하게 반영해서 보여주는 등의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고 합니다.

현재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자료를 수집하시면서 아직 단순히 자료를 모으는데만 집중되어 있고 유기적인 연결이 부족한 것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아키비스트의 존재 유무에 따라 자료 정리 체계의 편차를 말씀해 주시며 많은 전문인력들이 양성되야 한다는 말씀 또한 해주셨습니다. 위치적인 거리가 멀다보니 아시아문화전당에서 많은 자료들을 공유하시는 것에 비해 많은 분들이 누리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시며 자료를 어떻게 하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하실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개별작가의 작품 기증, 구매, 활용방안에 대한 문제, 차학경 도록 출간 계획, 저작권 문제 등 작가 아카이브 활용방안과 실무활용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며 수업이 종료된 후에도 김지하 책임연구원에게 질문이 쏟아지는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120분이라는 시간동안 강연 중간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던 참석자와 차학경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질의응답이 이루어져, 차학경 작가와 개별 작가 아카이브에 관심있는 전공학생 및 일반인에게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강연에 이어 다음 강연은「대전미술아카이브-세대의 발언과 실천」을 주제로 대전시립미술관 송미경 학예연구사의 강의로 6월 20일 오후 6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