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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넌 언제 한 번이라도 돌아 가봤냐고?

조병근

- 대구미술관 ‘최민화’전(9.4-12.16)

속이 좀 상했다. 지난 김환기 전시 때는 미술관 가자며 그렇게 졸라대던 친구 녀석이 이번 전시에는 핑계를 대며 가지 않으려 했다. 결국 속내를 드러냈다. 최민화가 누군데? 유명해? 민중미술? 자기 스타일 아니란다. 최고가 작품 아니면 대중에게 알려진 인기있는 블루칩작가 아니면 관심 없다 했다. 편식은 정신건강에 해롭고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이롭다는 것을 앞세워 설득에 성공했다. 그래서 바람 불어 좋은 날 대구미술관을 찾았다.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한 최민화의 ‘천 개의 우회’가 전시 중이었다. 우리 둘은 화가와 동시대를 살았다. 필름은 순식간에 1980년대로 되돌려졌다. 군부독재 시대에 우린 뭘 하고 있었지? 돌이켜보니 취업하고 결혼하고 한창 일할 나이였다. 세상 돌아가는 것보다는 잘 먹고 잘사는 일에만 정신없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빠른 길 두고 먼 길 돌아간다는 것은 곧 인생 실패를 의미했다.

최민화 화가의 전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삶이 오롯이 도드라져 보인다. 얼마나 많은 고뇌가 있었을까? 그래서일까? 작품마다 술과 눈물과 울분과 탄식이 읽혔다.

벗이 훈수를 보탰다. “그것만이 다가 아닐세. 자넨 화가의 꿈이 보이지 않는가? 분홍빛 꿈 말일세. 비록 빛바랜 분홍빛 꿈이지만 말일세. 그가 우회하는 길을 끝까지 갈 수 있었던 것도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네. 꿈이 있는 예술가는 절망하지 않는 법이라네. 자넨 언제 한 번 돌아나 가봤어?”

벗의 한마디는 죽비가 되어 내 머리를 땅 쳤다. 최민화 화가의 작품 앞에서 왠지 모르게 숙연해지고 부끄럽고 마치 큰 빚을 진 느낌이 들었다. 돌아가는 길에 일부러 반월당 찌짐집에 들렀다.
그 시절 주인도 가게도 다 사라졌지만 추억만은 남았다. 막걸리 한잔에 지난 얘기를 무용담처럼 나눴지만 여전히 가슴엔 녀석의 그 말이 가시가 된다.

넌 언제 한 번이라도 돌아 가봤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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