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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 개인전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 SPECIAL IN PERSPECTIVE' 리뷰

김영태

정연두 개인전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 SPECIAL IN PERSPECTIVE' 리뷰


전시기간: 3.13~6.8

전시장소: 플라토 미술관


동시대 미술의 특정한 경향을 보여주는 전시회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1980년대 후반이후 동시대 미술은 특정한 이즘ism이 주도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과거처럼 특정한 국가가 주도하기보다는 동서양을 떠나서 독특하고 개성적인 작가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미국미술이 현대미술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1960년대에는 앤디 워홀의 팝아트 작품이 예술의 개념과 미학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그 후 1980년대에는 신디 셔먼, 바라바 크루거, 세리 레빈 등과 같은 미국의 페미니즘 작가들이 큰 주목을 받았고, 예술의 표현방식 및 표현영역을 확장시켰다. 차용과 도용이 표현양식으로 수용되어 논란이 되었고, 사진이 현대미술의 중요한 표현매체 중에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베르길리우스의 통로, 2014


1990년대부터는 미술의 영역이 좀 더 다양화되고 주제도 개별화됐다. 이전처럼 거대담론이 존재하지 않고 개별 예술가들이 각자 관심을 갖는 일상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를 독창적인 표현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들 중에서 앤디워홀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 제프 쿤스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풍선을 이용하여 거대한 설치작품을 만들어서 관심을 받았다. 또 다른 동시대 작가인 매튜 바니는 드로잉, 영화, 사진 등과 다양한 매체를 융합한 작품을 보여준다. 단일매체가 아닌 복합적인 매체로 새로운 서사를 완성했다.


1990년대부터는 미국 작가들 외에도 영국의 골드스미스 대학교를 졸업한 예술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작가가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이민 등이다. 이들은 파격적인 주제와 재료를 선택해서 작품을 발표 할 때 마다 화제의 대상이 됐다. 데미안 허스트는 토막 낸 동물의 시체를 유리 상자 안에 넣어서 전시하는 그로테스크한 작품들을 주로 선보였다. 트레이시민 에민은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을 예술을 위한 소재로 선택했는데, 회화, 드로잉, 콜라주, 퍼포먼스, 사진, 영화, 네온 등과 미디어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다. 이처럼 최근 20 여 년 동안 동시대미술은 영토를 더욱 더 넓혔고, 10인 10색의 다양한 풍경을 펼쳐 보이고 있다.


한국의 동시대미술도 1990년대부터 전통적인 예술인 회화나 조각에서 탈피해 사진, 영상, 퍼포먼스,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작품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10 여 년 동안 국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연두는 대학에서 전통적인 매체인 조소를 전공했지만,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초기엔 사진과 영상작업을 주로 했다. 이후 최근에는 사진과 영상 외에도 퍼포먼스와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와 표현방식을 넘나들고 있다.


작가는 2001년에 대안 공간 루프에서 발표한 '보라매 댄스홀'시리즈 이후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크고 작은 주요 현대미술전시회에 참여했다. 2007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최연소 ‘올해의 작가’인 정연두는 그 후 현재까지 국내외적으로 더욱 폭 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가는 이번에 2007년 올해의 작가전 이후 7년 만에 국내에서 개인전을 개최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전시장소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관 중에 하나인 플라토 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사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선 사진과 영상을 중심으로 한 초기 작업부터 뉴미디어와 퍼포먼스의 다양한 실험으로 확장된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


크레용팝 스페셜, 2014


정연두는 특별하고 거대한 사건을 다루기보다는 일상적인 문화나 개개인의 사소한 이야기에 관심을 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와 같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사회계층의 사람들과 오랜 협업 기간을 거쳐 완성되는 그의 작품들은 결과물로서 드러나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형성되는 인간적 관계 안에서 의미를 찾아가며 ‘실천’을 통한 예술의 역할을 자문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총 40여 점의 작품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영웅, 상록타워, 도쿄 브랜드 시티, 식스 포인츠 등 그동안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못했던 그의 초기 대표작들과 더불어 2점의 신작을 새롭게 선보인다. 3D 영상으로 살아있는 ‘지옥의 문’을 경험하는 ‘베르길리우스의 통로’와 인기 걸그룹 크레용팝의 ‘팝저씨’ 팬들이 참여한 설치 퍼포먼스 작품 ‘크레용팝 스페셜’을 전시했다. 초기작품은 사진이고, 최근작품은 모두 설치영상작품이다. 최근 두 작품은 각각 가상현실과 대중문화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 위치하면서도, 공통적으로 타자의 소망을 실현하고 관객들과 공유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동시대적인 새로운 문화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한 작품을 통해서 타자의 꿈을 실현 시켜 준 것처럼 일상의 사소한 사건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대중문화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주목하고서 ‘크레용팝 스페셜’과 ‘베르길리우스의 통로’를 제작한 것이다. 또 초기 작품인 ‘상록타워(2001)’시리즈는 변모한 일상적인 주거공간과 개개인들의 삶에 주목한 결과물이다. 또 다른 초기작품인 ‘도쿄 브랜드 시티(2002)’시리즈는 동경에 있는 명품매장 내부를 기록했다. 그런데 현실이기 보다는 연극이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두 작품 모두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한 작품이고 일상적인 삶과 문화현상을 다루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연두는 사진가이기보다는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미디어아티스트이다. 하지만 사진을 즐겨 다루는 작가이다. 상당수의 작품에서 사진과 영상을 기본적인 재료로 사용했다.


작가는 동시대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사진, 영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표현매체를 사용하여 그것에 대한 자신의 세계관 및 미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내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가가 정연두이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에서도 이러한 작가의 미학적 태도가 잘 드러난다. 항상 시대를 읽고 성찰하며 표상하는 작가의 사유세계를 읽을 수 있는 전시이다. 또한 동시대 미술의 주요 특징 중에 하나인 스펙터클을 일깨워주는 당대當代적인 전시이기도 하다.


월간 사진예술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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