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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히로무와 근대 타이포그래피

  • 청구기호658.31/나651ㅎ;2017
  • 저자명가와하타 나오미치 지음, 심우진 옮김
  • 출판사워크룸프레스
  • 출판년도2017년 12월
  • ISBN9788994207902
  • 가격22,000원

상세정보

서구 모더니즘 디자인을 일본에 소개하고 재해석 했으며, 디자인 비즈니스와 교육 등 1930년대 일본 디자인의 거의 모든 분야에 활약했던 하라 히로무의 평전이자 위인전이다. 그의 업적뿐 아니라 군사 선전에 적극 참여했던 일까지 추적하고 있어 후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소개

하라 히로무, 그는 누구인가

일본에서 문화적으로 가장 풍요로웠던 쇼와(昭和) 시대(1926~89년)를 대표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얀 치홀트(Jan Tschichold, 1902~74년)가 ‘새로운 타이포그래피’로 촉발한 서구 모더니즘 디자인을 거의 동시대에 일본에 소개하고, 일본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 일본디자인센터를 창설하는 데 참여해 디자인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인물. “활자로 치면, 명조 같은 사람.” 조형미술학원, 무사시노미술대학 등의 교육 기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데 20여 년을 바친 교육자. 그럼에도 자신은 장정가(装幀家)로만 불리기를 원한 인물. 이렇듯 디자인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한 그를 한마디로 정의내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를 타이포그래피의 세계로 처음 이끈 이는 그의 아버지 하라 시로(原四郎)였다. 그는 하라가 태어나기 전부터 자신의 형 하라 유마(原勇馬)와 활판인쇄소 핫코도(発光堂)를 운영하고, 시나노사진회 등의 단체를 결성해 사진집 『이나노하나』 등을 발행한 인쇄 및 출판인이었다. 나가노현 시골(현 이다시)의 수재였던 하라가 도쿄로 상경해 도쿄부립공예학교 평판과(이후 ‘재판인쇄과’로 개칭)로 진학한 것은 일차적으로는 아버지가 일으킨 가업을 잇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숙부이자 영문학자인 오카무라 지비키(岡村千曳)의 도움으로 숙식을 해결하면서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양서(洋書)를 탐독하고, 학교에서는 타이포그래피의 매력에 빠진다. 결국 졸업 후 학교에 남아 조수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삶은 고향의 아버지가 기대한 ‘현장 기술’에서 디자인 자체로 오롯이 향한다.


바우하우스, 얀 치홀트, 노이에 튀포그라피

처음에는 강한 호기심에 지나지 않았던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그의 흥미는 또 한 번 전환된다. 1925년 미술지 『미즈에(みづゑ)』에 연재된 기사 「국립 바우하우스」를 통해서였다. 이를 통해 그는 독일의 조형 학교 바우하우스(Bauhaus), 나아가 (자신과 불과 한 살 차이인) 치홀트의 존재를 알게 된다. 당시 유럽의 예술가들은 노이에 튀포그라피(Neue Typographie, 새로운 타이포그래피), 튀포포토(Typophoto, 활자-사진), 포토 몽타주, 레이아웃, 그래픽 디자인 등 새로운 기술과 그것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고민했고, 미국의 크고 작은 기업들은 이런 기술의 진보를 더욱 가속화했다. 하라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헤르베르트] 바이어와 치홀트가 내 스승이었다. 아마 죽는 순간까지 나는 그들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바다 건너 서구에서 약동한 움직임을 단순한 스타일이 아닌, 동시대적 시각 전달의 기본 원리로 받아들이고, 이를 당시의 활자•문자 환경에서 검증하고 재해석하는 데 매진했다.


치홀트는 이렇게 말했다. “현대에 만들어진 인쇄물은 어떤 것도 현대의 표식을 붙여야만 하며 과거 인쇄물의 모방이어서는 안 된다.” 치홀트의 제언을 교본 삼아 ‘T형 포드’로 대변되는 ‘현대’에 강한 지지를 보낸 하라는 새로운 그래픽, 사진 포스터, 활판 포스터 등을 통해 갖가지 실험을 하며 전통에 맞섰다. 하지만 동시에 ‘현대’를 이루는 기능주의와 기계 미학에 지배되는 상황에서 이상과 현실의 모순에 딜레마를 느꼈다. “현대 도안가는 밤낮없이 ‘켈름스코트(Kelmscott)’에 살다시피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주장한 그가 그린 ‘현대’, 즉 ‘합리적 미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1930년대 활판인쇄 현장에서 장인들은 납중독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온종일 서서 일해야 했다. 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고, 마감이 닥치면 철야를 강요받곤 했다. 자신의 생활은 없었다. 이런 상황은 ‘레이아웃맨(일본에서 ‘디자이너’를 일컫던 명칭)’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라가 그린 미래는 사진이나 활자 등 디자인에 필요한 재료가 미리 준비돼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몽타주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리고 그런 바람의 연장선에 도쿄인쇄미술가집단, 일본공방, 중앙공방 등의 동인 활동과 다케오양지점(현 다케오주식회사)를 위한 종이 디자인 등의 활동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하라가 활동한 시기에 이루어지기에는 요원했다. 그 미래가 실현된 것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서였다.


빛과 그림자

이렇듯 디자이너의 열악한 작업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노동운동가, 또는 디자이너의 역할과 가치를 알리는 계급 운동가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 그의 화려한 이력에는 한 가지, 그렇지만 퍽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전쟁 시기 일본 육군 참모본부의 직속 출판사인 동방사(東方社) 설립에 참여해 제국주의 군사 선전지 『프런트(Front)』의 아트 디렉팅을 맡은 행적이다. 그는 동방사에서 그동안 익힌 지식과 기술을 침략국의 프로파간다에 적용했다.


단순히 하라 한 명만의 과(過)라고는 단정할 수 없겠지만, 『프런트』는 사진을 몽타주해 전투기와 탱크 수를 늘리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일본의 전력을 과장하고, 비행 훈련 사진에 추락하는 적기를 몽타주해 공중전 승리로 조작하는 사진을 실었다. 각 신문사는 이 사진에 가짜 캡션을 달아 승전보로 사용했다. 그런 기술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당시 사람들에게 조작된 사진의 힘은 실로 위력적이었다.


지은이는 일본 디자인계에서 터부시해온 그의 동방사 시절 행적을 하나하나 밝히지만, 결론을 내리기보다 독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쪽을 택한다. “전후 하라는 『프런트』에 관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잡지만큼은 소중히 보관했다. 장서 수만 권 가운데 대부분은 별실 서고에 있었지만, 『프런트』는 그보다 비교적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서재 구석 가장 밑단으로 얼핏 밖에서 보면 헤아릴 수 없는 곳이었다. 이 미묘한 거리감이야말로 『프런트』에 대한 하라의 애증을 드러낸다.”


이후 하라의 모습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1947년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의 『타락론(堕落論)』, 1952년 일본에 ‘전집 붐’을 일으킨 가도카와서점의 ‘쇼와 문학 전집(昭和文学全集)’, 1959년 ‘세계 문학 전집’ 등 그는 3,000여 점의 단행본과 잡지를 디자인하는 데 여생을 바친다.


하라의 말대로 디자인은 기술이며 합목적성을 띠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도울 뿐 아니라 해칠 수도 있는 것이 기술이기에 그 목적은 윤리적 여과를 거쳐야 한다. 기술과 윤리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인물로 그는 오늘날 우리 앞에 다시 섰다. 판단은 우리의 몫이다.


지은이 | 가와하타 나오미치 (川畑直道)

그래픽 디자이너 겸 일본 근대 디자인 역사 연구가. 1961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태어났다. 편저로 『청춘도록, 고노 다카시 초기 작품집(青春図會, 河野鷹思初期作品集), 『지면 위의 모더니즘(紙上の モダニズム)』, 『야마나 하야오(山名文夫)』, 『가메쿠라 유사쿠(亀倉雄策)』가 있고, 공저로 『모더니즘/내셔널리즘(モダニズム/ナショナリズム)』, 『클래식 모던(クラシック モダン)』, 『‘인쇄 잡지’와 그 시대(「印刷雜誌」とその時代)』, 『이타가키 다카오, 클래식 모던』(板垣鷹穂, クラシック モダン), 『‘제국’과 미술(「帝国」と美術)』이 있다.


옮긴이 | 심우진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정병규출판디자인에서 북 디자이너로 일했다. 일본 무사시노미술대학에서 북 디자인 방법론 연구로 석사 학위 취득 후, 북 디자이너 도다 쓰토무의 사무소에서 북 디자이너로 일했다. 저서로 『찾아보는 본문 조판 참고서』, 『찾기 쉬운 인디자인 사전』, 『섞어 짜기 : 나만의 타이포그래피』(공저),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 문장부호와 숫자』(공저), 『타이포그래피 교양지 히읗』 6~7호(공저), 『타이포그래피 사전』이 있으며, 발행서로 『활자 흔적 : 근대 한글 활자의 역사』가 있다. 현재 도서 출판 물고기 대표,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겸임 교수, 서울출판예비학교 책임 교수를 맡고 있다.



목차

옮긴이 서문

서문: 하라 히로무의 관점


1. 타이포그래피 이론 수용

활자와 책이 길러내다

구성주의를 향한 눈빛

엘레멘타레 튀포그라피를 지지하다

노이에 튀포그라피 이론으로


2. 활자와 사진: 튀포포토

일본이 받아들인 튀포포토

시각 전달로서의 튀포포토

튀포포토와 전시 공간


3. 새로운 디자인 모색

일본공방: 새로운 그래픽을 향해

중앙공방: 광고사진 실험실

도쿄인쇄미술가집단과 활판 포스터

포드인가, 모리스인가: '현대'를 향한 시선


4. 대외 선전과 구문 타이포그래피

대회 선전의 길: 국제보도사진협회

이노우에 요시미쓰의 구문인쇄연구회

『프런트』의 양면성


5. 전후 계승, 그리고 침묵

그래픽과 장정: 문화사와 그 이후

전후 침묵: '우리의 신활판술'과의 거리


지은이 후기

하라 히로무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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