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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경영 : 조선 왕실의 그림책 『예원합진』

  • 청구기호654.1/고64ㄱ;2020
  • 저자명고연희 지음
  • 출판사아트북스
  • 출판년도2020년 12월
  • ISBN9788961963848
  • 가격20,000원

상세정보

『예원합진』은 영조대에 만든 왕실 자제 학습용 그림책으로, 왕실에서 명필과 화원화가들이 제작했다. 본래 『주역』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을 의미하는 원•형•리•정 4권으로 추정하며, 채색화와 글로 구성해 위정자가 본받아야 할 덕목들을 적었다. 현재 일본에 소장된 『예원합진』을 상세하게 다루고, 권말에 육필본 영인을 실어 관련 연구에 도움이 되게 했다.

책소개


조선 왕실에서 가려 뽑은 ‘고전 중의 고전’!

―왕실의 고전 학습용 그림책 『예원합진』 깊이 읽기

조선 왕들은 경연을 통해 끊임없이 공부를 했다. 조선의 왕들은 신하들과 토론을 통해 나라를 경영했고, 성군으로 알려진 임금일수록 경연에 참가한 횟수가 많았다. 그렇다면 왕실의 왕자와 공주들의 공부법은 어떠했을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예원합진(藝苑合珍)』은 조선 후기 왕실의 자제를 교육하기 위해 영조대에 만든 고전 학습용 그림책으로, 왕실에서 최고의 명필과 화원화가들이 참여하여 제작하였다. 글과 그림이 나란히 펼쳐져 있어, 오른쪽의 채색화를 먼저 보고 왼쪽의 글을 읽은 후에 고전의 의미를 파악하고 학습하기에 더없이 좋은 구성이라 하겠다.


왕실판 ‘차이나는 클라스’, 『예원합진』의 구성―24편의 시문(詩文)과 24점의 그림

우선 『예원합진』은 형(亨)·리(利)·정(貞)의 3권에 각각 8편이, 오른쪽에는 그림이, 왼쪽에는 글이 짝을 이루고 있다. 원래 『예원합진』은 원(元)·형(亨)·리(利)·정(貞)의 4권으로 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형·리·정의 3권만 남아 있다. 원·형·리·정은 『주역』에서 각각 봄·여름·가을·겨울을 말하며, 모두 위정자가 본받아야 할 덕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형권’은 진정한 인재를 찾아나서는, 리더가 신하의 자질을 살피는 내용으로, ‘리권’은 모름지기 사람이라면 여유와 기상을 품을 것을, 사람 대 사람의 아름다운 관계에 대한 교훈적 내용으로, ‘정권’은 인간으로서 본성을 지키며 타인과 고결한 관계 맺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의 출전은 『논어』, 『맹자』, 『서경』 등 사서삼경의 경전이나 『사기(史記)』 등 역사서, 두보(杜甫)나 굴원(屈原), 도연명(陶淵明)의 시문이나 대학자의 글에서 명구를 추려 가져왔는데, 글 뒤에는 출처나 작가가 적혀 있다. 글의 구성은 고전에서 일부를 취해 온 명구 혹은 그 내용을 줄여 옮겼으며, 내용은 선조들이 마음에 새겨둠직한 메시지로 묵직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섬계회도(剡溪回棹)」는 그림 제목이자 곧 이야기의 주제이다. 여기서 취한 ‘회도(回棹)’란 노를 돌려 젓는 것이다. 힘차게 왔다가 돌아서는 순간이다. 조선 왕실에서 장차 국가의 경영을 맡게 될 어린 자제에게 이 그림을 펼쳐준 이유는 왕자유가 보여 준, 마음을 다스리는 철저함과 마음을 돌아보는 용기를 심어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감정이 지나쳐 전권을 휘두르기 전에 돌아보라. 친구집 문을 두드리기 전에 기억하라. 겨울밤 눈보다 빛난 우정, 돌아섰던 결단. 이 작은 그림이 다독이는 묵직한 가르침이다.”(205쪽)


글은 왕희지체나 동기창체, 소식의 서체를 잘 구사한, 조선 후기 예조판서와 평안도관찰사 등을 지낸 문신이자 서화가인 윤순(尹淳)이 모두 썼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정조의 인장이, 글 뒤에는 글을 쓴 윤순의 인장이 찍혀 있다. 그림 상단 왼쪽에는 넉 자로 이루어진 그림제목이 쓰여 있고, 글 하단 왼쪽에는 글의 출처가 쓰여 있다.


그림은 모두 영조대에 활동한 화원화가인 양기성(梁箕星)·진재해(奏再奚)·한후량(韓後良)·장득만(張得萬)이 그렸다. 그중 양기성이 총 24점 중 18점을 그려 가장 많이 그렸는데, 양기성은 왕실의 의궤 제작이나 어진과 공신 초상화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 각각의 화원화가의 필체가 수려한 채색으로 글의 내용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고 있으며, 고전에서 이미 글의 도상(圖像)으로 굳어진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화원화가가 새로이 창작한 이미지 등으로 채색되어 있다.


『예원합진』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없고 일본 나라현의 야마토분가칸에 소장되어 있다. 『고전과 경영진』은 저자가 2012년 두어 차례 야마토분가칸에 찾아가 『예원합진』을 실견하고 연구한 끝에 2020년 도판 사용료를 지불하고 출간하게 되었다. 책의 권두에서 ‘시작하기 전에’를 두어 『예원합진』 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고, 권말에는 「『예원합진』 육필본 영인」을 ‘부록’으로 실었다. 그동안 저해상의 도판으로 『예원합진』을 접해온 연구자들에게 ‘육필본 영인’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조선 왕실 자제들의 맞춤형 공부법

제1부 진정한 인재를 찾아라―형(亨)권

‘형권’은 왕실의 자제들에게 훗날 나라의 위정자가 되었을 때 훌륭한 인재를 찾기를 조언하는 글과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윤경신(伊尹耕莘)」: 은나라 탕왕이 이윤에게 출사를 권하는 내용이다. 이윤은 초야에 묻혀 밭을 갈며 안빈낙도하는 삶을 누리고 있었다. 은나라를 세운 탕왕에게는 인재가 필요했다. 이에 탕왕은 신하들을 보내 유신의 들에서 밭을 갈고 있는 이윤(伊尹畊莘)에게 예를 갖추어 등용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유신은 고민 끝에 나 홀로 현자가 되어 즐기기보다는 지도자를 보좌하여 다수의 행복(백성)을 추구하는 삶이야말로 위정자의 태도임을 깨닫고 은일적 삶을 포기하고 세상에 나선다.


“상나라 이윤이 유신有莘의 들에서 밭을 갈며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의 도를 즐기고 있었다. 탕왕(湯王)이 사람을 보내어 세 차례 출사를 권하자 이윤이 생각을 바꾸어 말했다. “내가 밭에 머물며 그것으로 요순의 도를 즐기는 것이, 우리 임금을 요순의 군자로 만드는 것만 어찌 같겠는가?”

(伊尹耕於有莘之野, 而樂堯舜之道. 湯三使往聘之, 旣而幡然改曰,

與我處畎畝之中, 由是以樂堯舜之道, 吾豈若使是君爲堯舜之君哉.)”(20~21쪽)


「태공조위(太公釣渭)」 : 익히 알고 있는, 흔하디흔한 강태공이 위수에서 낚시하는 이야기이다(太公釣渭). 주나라 무왕의 아버지 서백―장차 문왕이 될―이 위수에서 세월을 낚는 강태공(여상)을 찾았다. 그림은 강태공이 서백에게 예를 갖추고 있다. 이제 강태공의 낚시는 끝났다. 강태공이 그간 위수에 앉아 미끼 없는 낚싯대(直鉤)를 드리우며 때를 기다리던 시간이 끝난 것이다. 강태공은 위수의 낚시터를 떠나 물가에 쭈그리고 앉아 낚시나 하던 늙은이가 아닌 가슴에 새매가 웅걸하게 꿈틀거리는 인재로 거듭나게 된다.


“여상(呂尙)이란 이는 동해 출신이다. 가난하고 곤궁하여 늙도록 물고기를 잡았다. 주(周)의 서백(西伯)이 장차 사냥을 하려고 점을 치니, 잡을 것은 보좌할 인재라 했다. 과연 위수 북쪽에서 여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크게 기뻐하며 수레로 모시고 돌아가 스승으로 세웠다.

(呂尚者, 東海上人. 窮困年老漁釣. 至周西伯將出獵, 卜之, 所獲伯王之佐, 果遇於渭之陽, 與語大說, 載與歸, 立為師.)”(37쪽)


「장수몽접(莊叟夢蝶)」 : 장자(장주)의 나비가 된 꿈이야기(莊叟夢蝶), 즉 호접몽이다. 그림 속 장자는 나무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바위에 기대어 언뜻 잠이 들었다. 장자의 머리 위로 나비가 나풀나풀 놀고 있다. 이는 장자의 나비꿈을 표현하는 옛 그림 속의 흔한 도상이다. 장주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서 장주가 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나비와 장자 사이에 물화(物化), 즉 자아와 타자의 소통관계가 이루어진다. 동서양의 영화에서도 장자의 나비꿈을 소재 삼아 활용한 예는 다양하다. 「매트릭스」에서는 첫 장면에서 아이의 손 위에 나풀거리는 나비가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쇼군 마에다」에서는 사무라이가 자결하며 나비꿈을 떠올리는 장면으로 차용한 예가 있다.


“장주(莊周)는 칠원(漆園)의 관리였다. 일찍이 꿈을 꾸어 나비가 되어 나풀나풀 나비였는데, 잠시 후 깨어보니 몸이 뻣뻣한 장주더라.

(莊周爲漆園吏. 嘗夢爲蝴蝶, 栩栩然蝴蝶也. 俄然覺, 則蘧蘧然周也.)”(72쪽)


제2부 여유와 기상을 품어라―리(利)권

‘리권’은 왕실의 자제들에게 장차 한 인간으로 성장하면서 여유와 그에 맞는 기상을 펼쳐 바람직한 군주가 되기를 조언하는 글과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증점욕기(曾點浴沂)」 : 공자가 네 명의 제자, 즉 자로, 염유, 공서화, 증점에게 만약 벼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슨 일을 하겠냐고 묻는다. 증점을 제외한 세 명의 제자는 포부가 대단하다. 누구는 국력을 강화하겠다는 둥, 누구는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둥, 또 다른 누구는 관리자가 되겠다는 둥 출사의 의지가 대단했지만, 증점만은 슬(瑟)을 연주하며, “늦은 봄날에 봄옷이 만들어지면 관 쓴 사람 대여섯 명과 아이들 예닐곱 명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하고(曾點浴沂) 무우정에서 바람 쐬며 노래하고 돌아오겠습니다”라고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이에 스승은 감탄하며 “나는 증점을 허여하노라”고 답변한 것이다. 공자는 증점에게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 기상이 그 제자에 그 스승이다.


“증점(曾點)이 말했다. “늦봄에 봄옷이 장만되면 어른 5, 6명과 아이들 6, 7명과 함께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 무(舞雩)에서 바람 쐰 뒤에 노래하면서 돌아오겠습니다.” 공자께서 큰숨을 쉬고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나는 점(點), 증점을 허여하노라.”

(曾點曰, 暮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 夫子喟然歎曰, 吾與點也.)”(88쪽)


「완화복거(浣花卜居)」 : 이백과 더불어 중국의 시문학을 대표하는 시성, 두보가 작은 초당에서 시를 짓고 있는지 혹은 책을 읽는지 알 수는 없지만 서안을 마주해 앉아 있다. 이백의 시에 호탕한 기백이 넘친다면 두보의 시에는 비창한 슬픔이 넘친다. 그의 삶이 불운해서일까. 두보는 젊은 시절 내내 변변한 벼슬을 구하지 못한 채 불혹이 되어서야 겨우 소소한 관직을 얻었다. 이후 두보는 완화계라는 청두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가에 터를 잡아(浣花卜居) 생활하며 주옥같은 시를 남겼다. 그림 옆의 시 「복거」도 그중의 하나다. 하지만 두보의 불운은 그치지 않았다. 완화계 생활을 마치고 방랑하던 두보는 여기저기를 배로 떠돌며 기아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나의 겨우 쉰아홉 살이었다.


“완화계 흐르는 물, 물의 서쪽 머리에, 숲과 못이 그윽한 데 주인이 살터를 점복(占卜)했노라. 성곽 밖으로 나왔으니 일이 적음은 이미 알았는데, 맑은 강이 나그네 시름을 삭여줌이 더하여 있도다. 수없는 잠자리가 나란히 오르내리고, 한 쌍의 비오리물닭가 마주 보며 자맥질을 하는구나. 동으로 만리(萬里)에 가 흥을 돋음직하니, 모름지기 산음(山陰)을 향하여 작은 배에 오르리.

(浣花流水水西頭, 主人爲卜林塘幽. 已知出郭少塵事, 更有澄江銷客愁.

無數蜻蜓齊上下, 一雙鸂鶒對沈浮. 東行萬里堪乘興, 須向山陰上小舟.)”(126쪽)


「취정사혁(醉亭射奕)」 : 그림 속 구양수가 어지간히 취한 채 동자의 부축을 받으며 걷고 있다. 송나라의 정치가이자 문인 구양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장원급제를 거쳐 관직에 나아갔지만 상소문제에 연루되어 서른일곱의 나이에 좌천당한다. 몇 년 후 호를 취옹으로 정하고 「취옹옹기」를 썼는데, 여기에서 쓰기를, 취옹은 술에 있지 아니하고 산과 물 사이에 있는지라 마음으로 취함을 얻어 술에 기탁한 것이라 한다. 그림은 취옹정 아래에서 활을 쏘고 바둑을 두고 돌아가는(醉亭射奕) 구양수와 그 일행의 모습을 포착해 냈다. 구양수를 취한 노인으로 그린 도상은 윤두서의 「취옹」이나 작자 미상의 「취옹정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제3부 고결한 관계를 지켜라―정(貞)

‘정권’은 왕실의 자제들에게 인간으로서 본성을 지키며 타인과 고결한 관계를 조언하는 글과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택음란(楚澤吟蘭)」 : 초나라 사람 굴원은 왕족으로, 젊은 나이에 왕의 신임을 얻어 국사를 논하는 자리에 있었으나 반대파의 모함을 받고 쫓겨났다. 이때 지은 글이 「어부사」이다. 「어부사」는 파면당한 후 굴원이 강가에서 어부와 대화를 나누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인즉, 어부가 굴원에게 “어찌하여 깊이 생각하고 고결하게 처신하여 스스로 쫓겨나도록 하셨습니까?라고 하자, 굴원은 “어찌 정결한 몸으로 더러운 것을 받아들입니까? 차라리 상수의 물에 들어 물고기 배 속에서 장사를 지내리라. 어찌 희고 흰색으로 세속의 먼지와 때를 뒤집어쓰겠습니까?”(180쪽)라고 대답한 후 멱라수에 몸을 던져 세상과 결별했다. 그림 「초택음란」의 주인공 역시 굴원이다. 이후 초나라 물가에서 난초를 노래한(楚澤吟蘭) 굴원 덕에 난초는 충신을 상징하게 되었단다.


““창랑의 물이 맑구나. 내 갓끈을 씻을 만하네. 창랑의 물이 탁하구나. 내 발을 씻을 만하네.”

(滄浪之水清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180쪽)


「도령채국(陶令彩菊)」 : 중국 북송의 셀럽 도연명은 발그레하게 술에 취해 노란 국화를 들고 있는 모습(陶令彩菊)으로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의 그림과 시문에 자주 등장한다. 도연명은 관직을 떠나 시골로 돌아오며 벅찬 기쁨의 감정을 「귀거래사」를 통해 표현해 냈고, 이상사회를 꿈꾸며 「도화원기」를 지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도연명은 항상 술에 의지해 지냈고 벼슬이 없으니 머리에는 관모가 아닌 두건을 얹어졌다. “연명 선생 심양 골짝에 돌아가 청려장에 짚신 신고 두건 한 장 쓰셨구나.(淵明歸去潯陽曲 杖藜蒲鞵巾一幅.)”(194쪽).


“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를 따고

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노라.

(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191~192쪽)


「영은제시(靈隱題詩)」 : 당나라 시인 낙빈왕이 영은사에서 시를 짓고 있다. 그림 속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과 푸른 산천은 화원화가 양기성의 상상경이 되겠다. 낙빈왕의 시 「영은사」 속의 솟은 산, 일렁이는 파도, 붉은 해 등에 의거했겠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낙빈왕을 조선의 문사들은 좋아하여 그의 작품을 목판본으로 간행할 정도였으며, 정조도 조선의 관동도 병풍의 「낙산사」에 시를 부치며 낙빈왕의 시 「영은사」를 인용했다고 한다.


“취령이 울창하게 우뚝 솟고, 용궁이 잠긴 듯 적막하구나.

누대는 검푸른 바다 위 해를 바라보고, 문은 절강의 조수를 대하고 있도다.

(鷲嶺鬱苕嶢, 龍宮鎖寂寥. 樓觀滄海日, 門對浙江潮.)”(207, 209쪽)


부록: 『예원합진』 육필본 영인 수록

책 뒤에는 ‘부록’으로 『예원합진』 육필본을 영인하여 더했다. 원서의 제책 방식으로 편집해서, 뒤쪽에서 앞쪽으로, 즉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보면 된다. 이 육필본은 그동안 해상도가 떨어지는 도판으로 『예원합진』을 접했던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은이 | 고연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에서 겸재 정선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쓴 뒤, 같은 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영모화초화의 정치적 성격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영모화초화를 주제로 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한국문학과 회화를 함께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민족문화연구원(고려대), 한국문화연구원(이화여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서울대) 연구교수, 시카고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지금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고전과 경영』 『조선시대 산수화』 『그림, 문학에 취하다』 『화상찬으로 읽는 사대부의 초상화』 등이 있다.

목차

머리글

시작하기 전에


제1부 진정한 인재를 찾아라―형권

나만의 행복보다 모두의 행복―이윤경신(伊尹畊莘), 이윤이 유신의 들에서 밭을 갈다

나를 대신하여 그가 말하리라―부열축암(傅說築巖), 부열이 돌담을 쌓다

때를 기다림과 만남―태공조위(太公釣渭), 강태공이 위수에서 낚시하다

직언과 경청은 어렵다―주운절함(朱雲折檻), 주운이 난간을 부러뜨리다

아버지의 잠자리를 보살피는 아들―황향선침(黃香扇枕), 황향이 베개에 부채질하다

세상은 더럽다―소보세영(巢父洗潁), 소보가 영수에서 씻다

나비가 꿈꾸는 장자―장수몽접(莊叟夢蝶), 장자가 나비를 꿈꾸다

학이 날아 돌아오다―임포방학(林逋放鶴), 임포가 학을 풀어주다


제2부 여유와 기상을 품으라―리권

기상(氣像)을 펼치는 능력―증점욕기(曾點浴沂), 증점이 기수에서 멱을 감다

떠날 때는 이렇게―횡거철피(横渠撤皮), 장횡거가 호피를 거두다

반가운 작은 수레―요부소거(堯夫小車), 소옹의 작은 수레

홀로 즐김의 성과―독락원(獨樂園), 홀로 즐기는 정원

두보(杜甫)의 초당―완화복거(浣花卜居), 완화계에 자리 잡다

시인과 나귀, 풍설, 매화―파교심매(灞橋尋梅), 파교에서 매화를 찾다

명인(名人)의 가을, 빛나는 슬픔―풍엽로화공객주(楓葉蘆花共客舟), 단풍잎과 갈대꽃, 손님의 배에 함께 타다

그들은 모르는 즐거움―취정사혁(醉亭射奕), 취옹정에서 활 쏘고 바둑 두다


제3부 고결한 관계를 지켜라―정권

노인을 때려주고 싶었다―이교수리(圯橋授履), 흙다리 위에서 짚신을 드리다

원로(元老)의 조건―사호위기(四皓圍碁), 백발노인 네 분이 바둑을 두다

순간과 영원―천태송별(天台送別), 천태산에서 헤어지다

나는 고결하게―초택음란(楚澤吟蘭), 초나라의 물가에서 난초를 노래하다

내가 알고, 네가 알지―양진각금(楊震却金), 양진이 황금을 물리치다

본성을 지킨 사람―도령채국(陶令採菊), 도현령이 국화를 따다

흥(興)이 일 때와 다할 때―섬계회도(剡溪回棹), 섬계에서 배를 돌리다

서리를 이긴 국화도 얼음이 들면 시든다―영은제시(靈隱題詩), 영은사에서 시를 짓다


참고문헌—인용 글과 참고 글

찾아보기

부록/『예원합진』육필본 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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