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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온 그림들 - 우리가 지금껏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한국 근현대 미술가 6인의 삶과 작품에 대하여

  • 청구기호609.11/김64ㅅ
  • 저자명김예진 지음
  • 출판사엘리
  • 출판년도2023년 12월
  • ISBN9791191247435
  • 가격19,500원

상세정보

근현대 미술을 담당하는 학예연구사가 최근 10년간 회고전을 통해 대중과 만난 작가를 둘러본다. 박래현•이성자•이쾌대 등 총 6인의 작가에 관해 이야기하며, 작품을 한 점씩 바라보는 과정에서 작업 현장까지 상상하게 만든다. 혼란하고 폭력적인 시대적 성질 앞에 ‘한계에 맞서야 했던 작가’에만 갇히지 않도록 주의하며 작품세계도 충분히 소개한다.

책소개

“한국미술계에 그들이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김예진이 전하는,

이 시대에 환대받아 마땅한 우리의 작가와 작품 이야기


가려져 있던 시간을 끌어안으며,

그들의 열정과 집념, 예술을 만나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난 뒤에야 제대로 호명되는 이름들이 있다. 『시간을 건너온 그림들』은 우리가 지금껏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한국의 근현대 미술가 6인의 삶과 작품을 담은 책이다. 박래현, 이성자, 이쾌대, 정종여, 한묵, 나희균. 이들은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작가는 아니지만 20세기 한국미술의 중심부, 혹은 선두에서 활동하며 한국미술의 발전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작가들이다.

2010년대 접어들어 국공립미술관들의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회고전을 여는 작업이 잇따랐고, 그러는 동안 신문, 잡지, 전시 브로슈어, 작가 노트, 편지 원로작가 구술 등 미술 관련 아카이브 구축 사업의 성과가 쌓이면서 그 자료가 방대해졌다. 이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로서 근현대미술 전시를 담당하는 저자가 최근 10년간 회고전을 통해 대중과 만난 여섯 명의 작가와 함께한 여정을 담았다.

저자는 ‘발굴해야 한다’는 대의가 아니라 오늘날의 사람이 옛날 사람에게 자연스레 느끼는 ‘알고 싶다’는 마음을, 낯섦과 친숙함 사이의 설레는 마음을 품고 작가 한 명 한 명의 생애에 다가간다. 분석하기보다는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그림을 읽어주며 독자가 그림 뒤편에 숨어 있는 작가의 마음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미술에 특별한 조예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여섯 작가가 남긴 그림 한 점씩은 마음에 또렷이 새기게 되고, 그들이 고된 일과를 마친 뒤 앉아 있었을 작업실의 공기와 분위기를 오래도록 상상하게 된다. 어두워 길이 있는지도 몰랐던 곳에 길이 나 있었고, 오늘날의 현실과 아주 다르지만은 않았던 그 길을 앞서 걸어간 사람들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그렇게 선명하고 다감한 등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근대’라는 울렁거리는 캔버스를 붙잡고 분투한 작가들

시대의 한계를 딛고,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온전히 자신으로서 우리 곁에 당도하다!

한국은 폭발적인 속도로 근대화가 이루어진 나라다. 근대를 살아간 사람들은 태어나서 말년을 맞을 때까지 식민 지배, 해방, 전쟁, 민주화운동, 현대화를 한 몸으로 경험해야 했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의 삶을 따라가는 동안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근대’라는 캔버스의 울렁거리는 성질이다. 오직 재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는 안정된 무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고, 굴곡과 혼란으로 가득한 채 폭력적으로 요동치는 시대와 역사 자체가 그들의 화폭이자 소재였다. 개인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일도 많았으며, 어렵게 배움에 뜻을 품고 들어간 미술학교가 문을 닫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북이 분단되면서 작가들의 사상이 검증되고 낙인이 찍혔으며, 혼란스러운 국내를 피해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더라도 낯선 환경이 주는 고독감, 두고 온 가족과 조국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어디에 작품을 발표하고 어떤 작가들과 교류할지가 때로 중요한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작가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행보와 안전을 크게 제한하기도 하는 중대하고 정치적인 문제였다.

책은 여섯 명의 작가를 크게 3부로 나눠 조명한다. 작가 각자가 맞서야 했던 한계를 다루되, 그들이 ‘한계에 맞서야 했던 작가’라는 또 다른 한계에 갇히지 않도록 그들의 개별적인 작품세계를 충분히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박래현과 이성자는 ‘여류 화가’라는 시대적 차별에 갇혀 작가의 위상과 작품의 가치가 정당하게 조명되지 못했다. 박래현은 오랫동안 청각장애를 지닌 화가 김기창의 아내로만 알려져왔고, 김기창의 작품과 함께가 아니면 전시회 기회를 얻지 못했던 작가였다. 작업에 투자하는 시간과 육아 및 가사노동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 사이에서 고투해야 했던 것은 물론이다. 이성자는 파리에서 데뷔하고 그곳에서 경력을 쌓으며 크게 성공했지만 그 까닭에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못했다. 한 번도 동양적인 것을 그리려고 애쓴 적이 없음에도 여성 작가가 외국에서 거둔 성공을 이해하지 못한 국내 비평가들에 의해 ‘동양미를 추구한 작가’로 규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작가는 누구보다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화풍으로 당시의 한국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기법을 연구해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이쾌대와 정종여는 월북작가로서 오랫동안 전시와 연구는 물론이고 이름을 거론하는 것조차 자유롭게 허용되지 않았던 작가들이다. 이들에 대한 연구는 1988년 해금된 이후 비로소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고통스러운 세월 동안 작품을 보존해온 가족들의 협조와 노력으로 전시가 열릴 수 있었다. 월북했기 때문에 미술 작업의 가치 또한 전면 부정하거나, 미술 작업의 가치를 말하기 위해 월북했다는 사실을 지우거나. 저자는 이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대신 그들의 작업은 작업대로, 정치적 행보는 정치적 행보대로 또렷하게 조명해내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두 작가이자 인간의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시대정신이 반영되어 있는 이쾌대의 그림과 그가 아내에게 써 보낸 편지가 나란히 등장해 서로에게 말을 걸고, 누구보다 민족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내려 했던 정종여의 작가정신과 그가 전쟁에 동조하는 그림을 출품했던 이력이 동시에 다뤄진다.

한묵과 나희균은 각각 ‘이중섭의 친구’와 ‘나혜석의 조카’로 대중에게 알려져왔던 작가들이다. 이들의 곤경은 이들이 누군가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는 이야기를 할 때조차 그 누군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생전의 유명인들과 깊은 우정과 돌봄, 가족애를 나누던 관계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때문에 온전한 자신만의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 책의 3부에는 그들 자신만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야생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엉겅퀴를 그리던 한묵의 화풍이 파리로 건너간 후 어떻게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추상화로 180도 전환을 맞았는지, 나희균이 을지로와 청계천 거리에서 발견한 철판과 구리선을 이용해 어떻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냈는지 오롯이 확인해볼 수 있다.


전시회라는 무대 뒤에서 만나는

생생한 현장감과 아름다운 작품들

근대라는 불안한 화폭을 제각기 붙잡고 고투했던 작가들의 생애, 그들의 작업 과정에서의 열정과 고뇌를 풍성한 이야기와 함께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 더해, 『시간을 건너온 그림들』은 큐레이터로서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하는 생생한 현장감과 고민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저자는 작가의 생애에 남아 있는 빈 곳을 메우기 위해 때로는 작가가 고등학교 시절 교지에 남겼던 글을 찾아 나서기도 하고, 작가를 알던 사람들의 구술을 듣기 위해 쉬지 않고 발품을 팔며 움직이기도 한다. 큐레이터로서 작가의 유가족을 만나고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품게 되는 조심스러움과 동지 의식, 한 작가의 전시회를 가능해지게 하고 불가능해지게 하는 수많은 조건과 난관들, 대중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고민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책은 작가와 작품을 일방향으로 전시하기보다는 그 전시회의 무대 뒤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미술관의 내밀한 속살을 보여주며, 한 작가의 전시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독특한 경험으로 다가갈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가치는 무엇보다 근현대 화가들의 아름답고 다채로운 그림들을 감상할 기회 그 자체다. 처음부터 눈부신 자리에서 사랑받았던 작품들이 아니라 오랜 침묵을 견뎌내고 몰이해의 바다를 몇 번이나 건넌 뒤에야 되살아난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깊이와 질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근대와는 또 다르게 건조하고 삭막한 시대를 건너는 독자들의 마음과 몸에 잠시나마 선명한 해갈의 기쁨을 선사해줄 것이다.


지은이 | 김예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고려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미술사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획한 전시로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2021), 《탄생 100주년 기념: 박래현, 삼중통역자》(2020),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1: 절필시대》(2019), 《해방의 대서사, 이쾌대》(2015) 등이 있다.

미술이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들과 교감하는 힘을 믿는다. 전시 기획과 글쓰기를 통해, 작가와 작품, 시대상을 새롭게 선보이는 이야기를 세상에 더하고 싶다.


목차

시작하며 … 견디다, 건너다, 되살아나다


1부 시대의 한계를 딛고

때를 기다린 그림들 — 박래현

예술이라는 거처 — 이성자


2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사라질 뻔한 이름 — 이쾌대

아버지를 기다리는 딸 — 정종여


3부 온전히, 자신으로서

20세기의 산책자 — 한묵

세상을 향한 기도 — 나희균


마치며 … 공명하는 예술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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