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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예술로 걷다 : 가우디와 돈키호테를 만나는 인문 여행

  • 청구기호606.927/강89ㅅ;2017
  • 저자명강필 지음
  • 출판사지식서재
  • 출판년도2017년 7월
  • ISBN9791196128906
  • 가격16,000원

상세정보

저자가 예술과 인문 루트를 따라 스페인을 여행하며 그들의 삶ㆍ문화ㆍ역사를 직접 경험하고 적어낸 결과물이다. 유럽에서 다수의 도시를 볼 수 있다는 시간을 한 도시만 둘러보는데 들이는 방식으로 여행을 하는 저자는, 예술가와 작품도 하나하나 공들여보고 꼼꼼하게 전한다.


책소개


마드리드,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즐비한 도시 

〈스페인 예술로 걷다〉가 찾은 첫 번째 도시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다. 이곳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프라도 미술관,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이 있다. 세 미술관은 각각의 위치를 연결하면 삼각형이 만들어져 ‘예술의 골든 트라이앵글(GoldenTriangle or Art)’이라고도 불린다. 

스페인 국립미술관인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벨라스케스, 뒤러, 고야, 보스 등을 만날 수 있다.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de Goya)는 오랜 세월 궁정화가로 지내면서 막대한 명성과 재산을 쌓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성공한 삶에 머물지 않고 조국 스페인의 참혹한 현실에 가닿았다. 당시 스페인은 무능한 왕 카를로스 4세와 사치스러운 왕비, 그리고 그들의 권력을 등에 업은 재상 마누엘 데 고도이 때문에 병들어 있었다. 마누엘 데 고도이는 외세까지 끌어들였는데, 바로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였다. 나폴레옹 군대는 1808년 민중 봉기를 일으킨 스페인 국민들을 무차별 학살했고, 고야는 이 사건을 〈1808년 5월 3일〉이란 그림에 담았다. 

심한 열병으로 청각을 잃은 고야는 이후 별장에 칩거해서 ‘검은 그림’ 연작을 그렸다. 이때 완성한 그림이 〈곤봉 결투〉다. 두 사람이 허허벌판에서 상대에게 린치를 가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절망적이다. 두 남자의 다리는 모래에 파묻혀 있어 이 싸움은 누구 하나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숙명처럼 보인다. 누군가가 죽는다고 해서 다른 하나가 자유로워질지 그것조차 알 수 없다. 승승장구하던 화가가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는 알 수 없다. 노년에 들어선 화가는 궁정의 암투와 참혹한 전쟁을 경험하면서 인간의 어두운 측면을 직시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에서는 카라바조, 홀바인 2세, 렘브란트, 드가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렘브란트 판 레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의 자화상은 우리 삶에서 멀지 않아 우리를 감동시키는 경우다. 한때 출셋길로만 달려가는 듯했던 렘브란트의 인생은 〈야간 순찰〉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평단에서 이 작품을 평가 절하했던 것이다(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은 현재 렘브란트의 최고 작품으로 꼽힌다). 재산 탕진과 파산, 아내와 아들의 죽음이 이어지면서 렘브란트의 말년 삶은 가난하고 외로웠다. 그럴수록 그의 예술은 더욱 성숙해지고 깊어졌다. 늙어 가는 화가는 하루하루 일기를 쓰듯 자화상을 그렸다. 어느 인생이든 평탄하기만 한 경우는 없을 것이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다. 게다가 우리 모두는 늙고 죽는다. 그런 점에서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서는 그 유명한 〈게르니카〉를 감상할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는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할 벽화를 제작하던 중인 1937년에 바스크 지방의 소도시 게르니카에서 일어난 비보를 접했다. 1936년 스페인에서는 인민전선의 총선 승리로 좌파 정부가 들어섰는데, 이에 반대하며 프랑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1년 후 프랑코 군부를 지원하던 독일이 게르니카를 폭격했고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소식을 접한 피카소는 벽화 주제를 게르니카의 참상으로 바꾸었다. 이후 〈게르니카〉는 명성을 얻었고 스페인 정권을 장악한 프랑코 정부는 피카소에게 〈게르니카〉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피카소는 독재 정권이 있는 조국에는 〈게르니카〉를 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게르니카〉가 조국 스페인으로 돌아간 때는 독재자 프랑코도, 독재자를 반대하던 피카소도 모두 세상을 떠난 1981년이었다.


톨레도, 돈키호테와 엘 그레코의 도시 

마드리드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톨레도는 현대 도시와는 전혀 다른 고풍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중세 도시다. 마드리드 이전의 스페인 수도였기 때문에 역사적 유적과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는 중세의 유명한 ‘브로맨스 커플’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를 만날 수 있다.

영국인들의 셰익스피어만큼 스페인인들에게 사랑받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어린 시절은 아버지의 빚 때문에 떠돌아다녔고 젊은 시절에는 이탈리아에 주둔한 스페인 해군에 입대했다가 부상을 당해 왼팔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제대 후 귀국 과정에서 해적에게 잡혀 5년간 알제리에서 노예 생활을 했다. 고국으로 돌아와 우여곡절 끝에 『돈키호테』를 써서 유명해졌지만 돈은 벌지 못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책 판권을 싼값에 출판사에 넘겼던 것이다. 

처음에 『돈키호테』는 기사문학에 심취한 나머지 스스로 기사라고 믿게 된 돈키호테로 인해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웃음을 자아내는 ‘유머 소설’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곧 『돈키호테』의 가치가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돈 키호테』는 스페인 정치·사회·종교의 풍자, 신분과 남녀 차별이 없는 사회로 나아가려는 새 흐름의 포착, 그리고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이상주의자의 모습이 재평가되면서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격상되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 밀란 쿤데라는 “모든 소설가는 어떤 식으로든 세르반테스의 자손들”이라고까지 말한다. 

톨레도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또 다른 예술가가 엘 그레코(El Greco)다. 그는 스페인 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그리스인이다. ‘엘 그레코’란 이름 자체가 그리스인이라는 뜻이다. 톨레도에는 엘 그레코 미술관이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장소에 엘 그레코 작품들이 흩어져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산토 토메 성당에 소장된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다. 신앙심이 깊고 선행을 많이 쌓았던 백작이 죽자, 성 스테파노와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하늘에서 내려와 그의 매장을 손수 도왔다는 전설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그림이 그려진 진짜 목적은 돈이었다. 백작이 자기 사후에 많은 금액을 기부하기로 성당 측에 약속했지만, 백작의 후손들이 그 유언에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성당은 소송을 걸었고, 결국 승소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그림까지 그려서 신도들에게 ‘백작처럼 성당에 헌금과 기부를 많이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가르친 것이다. 


바르셀로나, FC 바르셀로나와 가우디와 영화 〈향수〉의 도시 

현재 스페인에서 가장 ‘핫’한 도시는 바르셀로나다.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의 건축물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 〈구엘 공원〉,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이 다 이 도시에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은 1883년부터 착공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지어지고 있는 미완성 작품이다. 가우디는 자신의 생전에 건물을 완성시키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명작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후대 건축가에게 바통을 넘겼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탄생의 파사드, 수난의 파사드, 영광의 파사드, 이렇게 3개의 파사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우디가 직접 완성한 것은 탄생의 파사드뿐이다. 수난의 파사드는 호세프 마리아 수비라치에 의해 1954년에 착공되어 1976년에 완성되었고, 영광의 파사드는 2002년에 착공되어 가우디 사후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탄생의 파사드에는 예수의 탄생 장면, 헤롯 왕의 병사들이 예수를 제거하기 위해 사내 아기들을 죽이는 장면, 그들을 피해 성가족(요셉, 마리아, 아기 예수)이 이집트로 도망가는 장면, 성모 마리아의 대관식 장면 등이 있다. 수난의 파사드에는 최후의 만찬, 유다의 입맞춤, 에케 호모Ecce Homo(빌라도가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를 가리키며 군중에게 외친 말로 ‘이 사람을 보라’라는 뜻이다), 베로니카(형장으로 가는 예수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 준 성녀로 그 수건에는 예수의 얼굴이 찍혔다고 한다), 십자가 처형 장면 등이 새겨져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는 천장이 꽃 모양, 기둥이 나무 모양을 하고 있어 마치 숲 같다. 특히 네 면을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색깔이 초록색에서 파란색으로, 파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붉은색에서 다시 노란색으로 바뀌는데, 마치 숲 속 사계절의 변화를 반영하는 듯하다.

또한 축구 팬이라면 바르셀로나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게 FC 바르셀로나 기념품일 것이다. 도시 곳곳에서 FC 바르셀로나 엠블럼이 새겨진 상품들을 발견할 수 있어 신기할 정도다. 일개 축구팀에 대한 이러한 열렬한 지지는 카탈루냐 독립운동과 관련 있다. 카탈루냐 여행자들은 건물 여기저기에 내걸린 줄무늬 깃발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카탈루냐 독립기인 에스텔라다(Estelada)이다. 스페인은 중세 말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2세와 카스티야의 이사벨 여왕 사이의 정략결혼으로 형성되었다. 이후 스페인의 중심이 카스티야로 이동하면서 아라곤 왕국이 있던 카탈루냐 지방은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카탈루냐 사람들은 오랫동안 독립을 갈망해 왔다. 그러나 카탈루냐 독립운동은 역사적으로 철저한 탄압을 당해 왔고, 특히 프랑코 독재 정권 시기에는 카탈루냐어의 사용마저 금지당했다. 현재 카탈루냐는 자치정부를 수립하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고 있다.

바르셀로나 고딕 지구에서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향수〉의 촬영지 산 펠립 네리 광장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동시에 프랑코 독재 정권이 내전 당시 무고한 사람들을 처형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스페인 사람들의 삶과 역사, 문화를 만나는 여행 

또한 이 책은 피게레스에서는 미술관 전체가 초현실주의 작품이나 다름없는 달리 극장미술관을, 빌바오에서는 죽어가는 도시를 살려 낸 구겐하임 미술관을 소개해 준다. 마드리드에서 톨레도, 바르셀로나, 피게레스, 빌바오 등 스페인 도시 곳곳에 스며 있는 예술, 문학, 영화를 찾아가는 여행은 스페인 사람들의 삶과 역사, 문화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동시에 스페인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색다른 시각을 알려 줄 것이다.


지은이 | 강필

세상을 떠돌면서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게 어린 시절 꿈이었다.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월급 한 푼에 목숨 거는 생활인이 되어 있었다. 2003년 첫 유럽 여행으로 파리를 다녀온 뒤, 비행기를 타고 떠날 핑곗거리에 골몰하며 살고 있다. 돈벌이에 고단하더라도 여행 다니면서 글 쓰고 예술 즐기는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고려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미술연구소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글 쓰고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목차

들어가며: 여행, 나만의 루트를 찾는 과정


마드리드와 프라도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 고야와 벨라스케스의 환영을 받다

-로히어르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이름을 잃었던 대가의 최고작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신실한 수도사가 기도로 완성한 그림

-라파엘로의 〈추기경의 초상〉: 어떤 고해성사도 받아 줄 것 같은 추기경의 얼굴

-벨라스케스의 〈궁정 광대의 초상〉: 궁정의 아웃사이더를 그리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 누가 진짜 주인공인가?

-뒤러의 〈자화상〉: '나는 신만큼 위대한 화가다'

-뒤러의 〈아담〉과 〈이브〉: 세속화된 성경 속 인물들

-고야의 〈옷 벗은 마하〉와 〈옷 입은 마하〉: 모델은 누구인가?

-고야의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다

-고야의 『전쟁의 참화』 연작: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고야의 〈곤봉 결투〉: 인간의 어둠을 직시하다

-보스의 〈쾌락의 정원〉: 악마에게 매혹당한 화가


마드리드와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한 가문이 이룬 위대한 업적

-기를란다요의 〈조반나 토르나부오니의 초상〉: 아름답지만 슬픈 여인의 초상 

-카라바조의 〈알렉산드리아의 성 카타리나〉: 살인범 화가가 그린 순교자

-홀바인 2세의 〈헨리 8세의 초상〉: 아내 여섯에 둘을 참수한 왕

-렘브란트의 〈모자와 두 개의 목걸이를 걸친 자화상〉: 늙어 가는 화가가 붓으로 쓴 일기

-드가의 〈춤추는 발레리나〉: 순간적으로 포착한 근대 파리의 삶

-호퍼의 〈호텔 방〉: 우리 모두는 낯선 세상에 떨어진 이방인이다


마드리드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소피아 왕비에게 바쳐진, 이제는 모두를 위한 장소

-피카소의 〈게르니카〉: 세상의 모든 전쟁에 반대하다

-노넬의 〈집시 여인의 얼굴〉: 소외된 사람들의 초상

-리히텐슈타인의 〈붓자국〉: 만화처럼, 장난처럼 즐겨도 된다


톨레도와 돈키호테, 엘 그레코

-톨레도: 돈키호테와 산초의 도시

-엘 그레코 미술관: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 대가의 집

-톨레도 대성당과 엘 그레코의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그리스도 수난의 현장

-산토 토메 성당과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천상과 지상이 만나는 기적의 순간


바르셀로나와 가우디

-바르셀로나: 가우디와 FC 바르셀로나의 도시

-가우디: 시대를 뛰어넘은 금욕주의자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 전설 속 용이 뱉어 낸 뼈다귀들

-가우디의 〈카사 밀라〉: 건축을 넘어 위대한 조각작품으로

-가우디의 〈구엘 공원〉: 바르셀로나 시민과 여행자들의 휴식처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천재 건축가의 150년 계획

-고딕 지구: 영화 〈향수〉의 촬영지가 된 중세 유적지


피게레스와 달리 극장미술관

-달리 극장미술관: 달리가 만든 가장 거대한 오브제

-달리의 〈메이 웨스트 룸〉: 매직아이처럼 즐기기

-달리의 〈여섯 개의 실제 거울에……〉: 예술이라는 허상을 통해 영원히 간직되는 그대


빌바오와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쇠락하는 도시를 살리다

-쿤스의 〈퍼피〉: 빌바오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강아지

-부르주아의 〈마망〉: 엄마가 된 딸이 엄마에게


부록

참고 사이트 / 참고 문헌 /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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