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향토적 서정으로 낙원을 추구한

홍종명(HONG CHONGMYUNG / 洪鍾鳴 1922-2004)

홍종명은 17년전 82세로 타계했으며 내년이 탄생 100년이다. 평양 태생으로 평양 광성고보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제국미술학교 출신이다. 교직생활을 하던 중 한국전쟁으로 서울로 내려왔고 1951 - 54년 제주에서 거주하였다. 이때 제주에서 학생들에게 미술을 지도했는데 이 때 학생으로 김택화(1940-2006), 강태석(1938-1976), 현승부, 하영식(1936- 국전 추천작가, 경기대교수 역임), 황명걸(1935- 시인) 등이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작품구입과 기증이 있었으며 내년 2022년에 탄생 100주년 유작전이 열리게 되었다. 

한국전쟁 후 서울로 돌아와 보성여중고, 대광중고교 등 미술교사, 1973년부터 숭의여자대학 교수, 1980년 학장을 거쳐 정년퇴임하였다. 1958년 첫 개인전을 가졌으며 1966년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1967년 구상전 창립회원으로 1963년, 66년 국전에서 두차례 문교부장관상, 1974년 국전추천작가상을 수상하고 초대작가,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1972년 한국근대미술60년전, 1977년 한국현대서양화대전, 1992년 원로작가회화전 등에 초대되었고 1987년 국민훈장 목련장, 1990년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 1994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홍종명의 작품세계는 초기에 사실을 추구했으며 비구상적인 작품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림의 소재는 소녀와 꽃, 과일, 나는 새, 물고기 등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 소재를 병렬적 배치와 방향성 설정으로 하나의 소우주적인 구조를 이룬다. 소녀의 머리에는 대개 무르익은 과일과 활짝핀 꽃이 앉아있는 새와 물고기는 하나의 동일세게로 융합되고 있다. 이들은 바로 인간과 자연이 어울려 사는 이 세상의 생명의 미를 찬미하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는 축복된 삶, 축복된 생명을 노래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자연대상의 수용과 이의 주관적 재해석의 표현으로 생명체 속에서 우주의 신비,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드리는 행복스러운 세계를 추구하였다.

십자가 1958년

고궁설화 1972년

작가는 “ 이 세상에는 변하는 것이 많지만 그리스도는 언제나 변함이 없는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고 성숙한 신앙인으로 굳게 설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가식의 탈을 벗겨 주시고 은혜와 사링이 넘치게 하여 주소서...” 기도의 제목이었다. 1977년 시온감리교회 장로로 취임했고 사모님도 장로, 부친도 장로, 장인은 목사님이었다. 

그 화폭속에 모티브는 실향민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포함하 설화적이고 성서적이다. 태고의 영원한 세계를 빛의 근원인 동시에 영원한 생명의 근원으로 인간이 영원히 돌아갈 고향에 대한 노래이다. 색상은 주로 퇴락한 듯한 황갈색조로써 고분의 벽화와 연계시켜 해석하며 묵직한 화면이 늘 주류로 이루어 등장하고 있다. 성장과정에의 자연과 역사가 자연스레 조화로 투영된 것이다. 결국은 독실한 신앙인으로 유기적인 생명체를 화면 형상으로 변조하여 도상적 이미지를 벽화처럼 각인시켜 놓은 작품이 많다. 

어부 1979년

과수원집 딸 1987년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19점, 숭의여자대, 제주도립미술관, 자료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 많이 소장되였다. 대표작품은 <옛 동산에 오르면>, <가을의 찬가>, <만추>, <고궁설화>, <공중나는 새를 보라>, <과수원집 딸> 등이 있다. <과수원집 딸> 시리즈는 동일한 제목이 많은데 이 질문에 대해 장남 홍순효 씨는 '외할아버지 댁이 큰 과수원을 가지고 있었고 아버지는 이북에 두고 온 누님을 생각해서 사용했다'고 들려주었다. 화집은  <홍종명 고희기념 작품집> 1991년 미술공론사 등이 있고 글을 잘 써서 화문집 <흙에 묻혀사는 이의 고운 마음> 1988년 미술공론사에서 펴냈다. 1990년 8월 대낮에 선생님화실에 강도가 들어 작품을 강탈당하고 실신하고 병원가서 입원 수술까지 했던 사건은 당시 언론에 보도된 엄청난 충격이었다. 홍종명 연구자료는 한국미술대표작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아카이브(51)에 단행본, 도록, 팸플릿, 기사, 사진, 스크랩북, 작품 등이 소개되어 연구자들이 찾고 있다.

홍종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