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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드는 조각

박옥순



홍군.
네 전화 받고 마음이 짠하구나. 젊은 시절의 열병이 더 튼튼한 나이테로 성숙 되기를 바란다. 너는 괜찮은 녀석이야.  우선은 조금 괴롭겠지만 조금 후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질꺼야.
짐바브웨 다녀 왔어. 자네도 쇼나 조각에 관심이 많다고 했지.

아 ~  Shona !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드는 조각 !
지금까지 쇼냐 조각전을 여러번 보면서 원초적인 조형 의식의 신선함과 흔치 않은 돌의 색깔이  너무 신비해서 언젠가는 직접 경험해 보리라  마음 먹었었지.
황열병 주사, 말라리아 예방약, 장티푸스 예방약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의 사정까지 .....여행 준비는 조금 두렵고 열병을 앓으면서 진행 되었어.(예방약들을 먹으면 실제 상황 비슷하게 앓게 되었다.) 오랜  비행시간 후에 우리는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 도착.

이번 심포지엄은 문광부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였어.
아프리카를 육로로 종단하면서 원초적 조형의식을 발견하고 아프리카 조각의 진수를 체험하여,  작품 활동의 새로운 활력을 얻어 한국조각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것.
서울대학교 신현중 교수를 대장으로 돌조각에 관심이 많은 작가 11명으로 구성 되었어. 1960년대부터 유럽에 알려진 쇼냐 조각이  지금은 한국에서도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어. 짐바브웨 인구의 7-80퍼센트가 쇼나 부족이지.

우리는 먼저 쇼냐 조각 심포지엄에 합류하여 짐바브웨 돌맛을 보며 작업에 들어갔어.
쏘냐 조각은 조물주와 조각가가 함께하는 작업이었어지.   우선 작업에 접근하는 사고 방식이 전혀 달랐어.  우리는  모형을 만들고 그것을 돌에 옮기는데 쇼나 조각가들은 돌이 선택 되면  자연석의 모양에 따라 주제를 정하고   일부만 다듬어서 작업을 끝내더라고. 돌의 원형이 대부분 살려져서 작품의 중요한 일부가 되는 것이 쇼나 조각의 요점인데 돌의 원형을 작품의 중요한부분이 되는 점이 ISAMU NOGUCHI의 추상 작품과 같았어. 그러나 쇼나 조각의 주제는 단순화 된 구상이 대부분이야. 그들은 볼륨의 크기를 잰다거나  반듯하게 다듬는다는  개념이 전혀 없고 자연석과 교감하면서 편안하게 작품을 마무리하기에 '자'나 정교한 조각 도구를 쓰지 않았지. 짐바브웨에는 부드러운 돌이 많아서 소냐 조각가들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석조 도구도 여러 가지 있었어. 그네들이 즐겨 쓰는 짜구 비슷한 도구는 잇발 자욱이 깊고 정확하지 않아서  우리의 작업에는 사용할 수가 없었지. 그런데 40세 전후의 젊은 작가들은  내가 가지고 간 정교한 기계들을 보면서  자기가 내 작품을 깍아 보고 싶다고 여러 번 부탁을 했지만 그것은 위험천만 이었지. 좋은 돌과 숙련 된 석공들이 많으리라 상상하며 부풀었던 나의 기대가 무너지는 데는 하루로 충분했어.ㅎㅎㅎㅎㅎ 원초적 고요 속에서 느긋하고 편안하게 작업하는  쇼나조각과 호흡을 같이 하기에는 물이 너무 달랐다고 할까.



이번에  짐바브웨 국립 미술관에서는   전시회를 열어 주었어.
이번 주제는 'INTO THE FUTURE / 미래로'
미래를 묻는 젊은이들에게 들려 주는 나의 이야기들이지.
1. 보이지 않는 것 보기
(Searching for the Ungraspable)
2. 숨은 그림 찾기
(Looking for the Hidden Pattern)
3. 눈 감고 보기
(Seeing with Closed Eyes)
4. 침묵의 언어
( Language of the Silence)
5. 가진 것에 대한 감사
(Appreciation for What Is Given)
6. 행복은 내 친구
(Happiness Is My Friend)
7. 황금 연못 만들기
(Making a Golden Pond)
국립 미술관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데 아열대 수목으로 잘 단장 된 정원이 아름답고 쇼나 조각의 대표 작품들이 상설 전시 되어 있어.

아침을 기다리는 나라----짐바브웨
 정식명칭은 짐바브웨 공화국(Republic of Zimbabwe). 면적 39만 759㎢, 인구 1257만 6000명(2003). 수도는 하라레. 남북한 면적보다 두배 넓고 인구는 약 오분의 일.
영국 식민지에서 1979년에 독립해서 사는 형편이 아주 어려워.
나의 유년이 떠 올랐어. 육이오 전쟁 때 유엔군이 주던 쵸콜렡과 껌의 신기한 맛에 황홀해지던..... 땅도 넓고 자원도 풍부하니까 언젠가는 잘 살 수  있겠지.

이번에 빅토리아 폭포를 구경하면서 세계 3대 폭포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빅토리아 폴은 이과수폭포의 광대함과 나이아가라 폭포의 멋스러움을 반반쯤 가진 아름다운 모습이었어.
 '노아의 방주'(인위적으로 생긴 섬 안의 동물들을 살리기 위한 계획 )로 잘 알려진 카리바호에도 들렀어. 세계 최대의 인공 호수라는데 너무너무 넓어서 바다라는 느낌이 들었어. 끝이 안 보이는 호수가에는  지중해풍의 리조트가 매우 아름다웠지. 신비한 음색의 '음비라'라는 전통 음악도 들었고 걸쭉한 옥수수떡 같은 '싸자'(주식)를 손으로 조물락거리며 먹기도 했지. 싸파리를 구경하고 돌아오면서  자동차 길을 건느시는 사자 가족 8마리를 본 것도 잊을 수 없는 일이야. 나는 사자가 밀림에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작은 나무가 있는 풀밭에서 살더라고.

설마설마 하면서 들고 간 오리털 파카를 아침저녁 고맙게 입었어.
아열대라지만 역시 겨울은 겨울이더라.  남은 여름이 더욱 덥게 여겨질 것 같네.
추웠던 겨울의 혹독함을 떠 올리며 남은 더위를 행복해 할 수는 없을까.ㅎㅎㅎㅎㅎ
같은 지구에서 그들보다 더 다행스럽게 살고 있는 한국인임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쇼나 조각가들에게도 더욱 풍성하고  밝은 아침이 오기를 기원한다.

 
무더위에 건강하거라.
혹시 힘이 들면 천천히 가더라도 멈추지는 말아라.
 
                                                                         경기소식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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