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만의 ‘디그니티의 현재적 의미’ 인사아트센터 2012. 06. 20 ~ 2012. 06. 25

             <그림> 좌: generalⅠ,167X195cm, 혼합재료, 2012 / 우: soldiers ,210x1080cm, 혼합재료, 2012

 비보이, 무명배우, 이종격투사, 무용단 등 익명의 인물들을 연극적 무대로 표현하며 그 ‘패러독스에 담긴 삶의 진실’을 찾아냈던 박금만 화가의 3년 만의 개인전, ‘디그니티의 현재적 의미’는 작가의 의도를 떠나 이념적 대립으로 갈등하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돌이켜 보게 한다. 대한민국을 지켜온 다섯 명의 군장성들과 전장에서 피와 땀을 흘린 해병대 전우들을 배치하여 사회, 정치, 권력의 위계를 떠나 인간의 존엄성, 즉 인간의 진정한 삶의 가치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故오윤진 장군을 비롯한 장군들의 가슴에 달린 많은 훈장과 이름 대신 사병들의 흑백사진 위에 아이들의 친필로 빼곡히 적은 군번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있게 한 거룩한 기표들이다. 각각의 이미지에서 표출되는 아우라(Aura)를 새로운 3차원 공간으로 입체화하는 박금만의 스타일은 이번 전시에서 한층 밀도 있는 완결성을 선보인다. 10년 이상 일관된 모티브로 현대인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온 작가의지가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에서 새삼 화가의 역할과 의미를 떠올려 본다.

 이번 4회 개인전에서 보여준 화려함과 단순함, 그림과 사진, 지배층과 피지배층, 소수와 다수, 삶과 죽음 등등 인간사회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상대적 개념은 대립이 아닌 화합과 조화의 대상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상실되어가는 우리 시대의 영웅 像은 결코 먼 곳이 아니라 우리 역사와 현실 속에서 세울 수 있음을 일깨운다. <미술과 비평 추천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