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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寫一言>왜 남에게 일을 맡기면 불안한가?

변종필

왜 남에게 일을 맡기면 불안한가?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모든 것을 직접 해야만 그나마 안심하는 사람들. 그들은 늘 마음이 편치 않고, 긴장 상태에 있으며, 항상 분주하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남에게 일을 시키긴 해도 언제나 좌불안석이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모든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들을 보고 “남을 절대 믿지 못하고, 자기만 믿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한다. 그래서 일 진행속도가 느리다. 꼼꼼한 건 좋은데, 틀린 게 없나 확인하느라 때론 큰 것을 놓치는 경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남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성과가 그리 좋지는 않다.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모든 것을 직접 해야만 하는 사람들. 그들은 매우 외롭다. 아무도 믿지 못하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런데 타인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언제든지 푹 빠질 수 있는 그물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언제 빠질지 몰라 항상 긴장하고 불안한 상태로 사는 것이다. 그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자유 또한 잃어버린다. 세상은 항상 대비하고 준비해야 할 위험천만한 그 어떤 것이고, 다른 모든 사람은 믿지 못할 엉망진창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 또한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모든 것을 직접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항상 피곤하고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면 한번 생각해 보라. 당신은 스스로를 믿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과연 당신을 믿고 있는지 말이다. 분명한 것은 당신이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한 다른 사람들도 당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신뢰란 서로 주고받는 것이므로.

만일 당신이 스스로 선한 사람임을 믿는 다면, 당신이 틀릴 수도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그러나 그 틀림을 수정할 능력도 있으며 틀릴 때 보다 맞을 때가 훨씬 더 많음을 확신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도 당신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당신 마음을 꽉 채우고 있는 불안과 긴장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그 자리에 자유로움과 넉넉함을 들여놓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상이 조금만 발 헛디뎌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위험한 곳이 아니라 사람들끼리 서로 믿고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그래도 살 만한 곳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 정말 그렇다.-김혜남,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pp.172-176. 부분재인용.

 

실재로 우리는 자신의 일을 남에게 맡기면 불안해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무슨 일이든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식에서 비롯되는 자기중심적 생각을 지닌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늘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오직 자신만을 믿기 때문에 스스로 하는 일만이 최선이고 최고라고 자부하는 사람들. 그러다보니 자연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든 것도 자신들의 몫이 된다. 자신의 일을 무조건 남에게만 맡기는 이기주의적인 사람들이나, 자신의 일을 남에게 맡기면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결국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진정으로 좋은 사회,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원한다면 자신을 아끼는 만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타인으로 부터 신뢰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타인을 먼저 신뢰하는 마음과 자세부터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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