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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寫一言>예술은 쓸모 있는 것인가?

변종필

예술은 쓸모 있는 것인가?

 

예술은 무엇인가? 예술은 인간의 삶에 어떠한 가치가 있는가? 예술은 유용한가? 하는 식의 질문은 예술이라는 명명하에 펼쳐진 수많은 시간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문제였다. 예컨대 1860년대 영국만하더라도 예술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이 문제는 하나의 화두로써 다양한 논평자들의 견해가 나왔다. 그 중 많은 논평자들이 답을 내 놓았다. ‘예술은 별 쓸모가 없다.’고, 예술은 위대한 산업도시의 완성, 철로를 놓고, 운하를 파고, 제국을 확장하는 등 영국을 최고의 나라로 만드는데 어떠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술은 이런 성취에 있어서 방해물로 작용했을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예술은 인간의 정신성을 약화시키고 나태하게 만들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시각에 팽배해 있을 무렵 영국 문단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매슈 아널드는 예술을 옹호는 입장을 밝혔다. 아널드는 예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교양과 무질서Culture and Anarchy)』을 통해 조롱과 비판을 당당하게 반박했다. 예술은 인간의 곤궁에 바르는 향기 나는 고약이며, 세련된 무위의 정신을 숨 쉬는 종교로, 이 종교의 신자들은 악의 뿌리를 뽑은 일을 거들기를 거부한다. 예술은 종종 실용적이지 못하다거나, 일부 비평가들의 좀 더 친숙한 표현을 빌리면, 구름 잡는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예술이 아무리 비실용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예술은 무엇보다도 존재의 부족한 부분을 해석하고 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을 보면, 거기에는 (직접적이든 아니든) 인간의 잘못을 없애고, 인간의 혼돈을 정리하고, 인간의 곤궁을 줄이고자 하는 욕망의 흔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은 세상을 자신이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낫고 더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갈망을 가지고 있다. 예술가들은 이런 갈망을 늘 노골적인 정치적 메시지로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스스로 그런 갈망을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작품에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항의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우리의 시각을 교정하고,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고통을 이해하거나 감수성에 다시 불을 붙이도록 돕고, 감정이입 능력을 길러주고, 슬픔이나 웃음을 통하여 도덕적인 균형을 다시 잡아주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아널드는 이런 태도의 핵심을 이루는 선언으로 자신의 주장을 마무리한다-예술은 “삶의 비평”이다. 알랭 드 보통 『불안』이레,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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