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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헌, 김지영 / 詩+卓

정영숙

갤러리세인 기획초대 | 詩+卓 , 김태헌 김지영 2인전


정영숙| 문화예술학 박사, 갤러리세인 대표


갤러리세인에서는 < +, 김태헌 & 김지영 2인전>을개최한다.

김태헌작가는 그림을그리고 오브제로 부조를 만든다. [놀자]라는 주제를 일상에서자연스럽게 풀어간다. 시나브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리고, 만들고그리고 글을 쓴다. 김지영작가는 그릇을 만들고 그림을 그린다. 예술가로서의면모를 강조하지 않고 생활인으로서의 일상을 묵묵히 도자기로 채워간다. 이렇듯 두 작가는 표현매체와 표현방식은다르지만 일상의 삶을 추출한 이미지를 담백하게 담아내는 면에서는 닮은 점이 있다. 살며시 쌓이는 일상은계속 진행되며 소소하고 아름다운 시어들로 작품 속에 응결되어 간다

 

김태헌 작가의 오랜 친구, 그림을만나다.

 

김태헌 작가의 최근 작업실은 청주 고은리에 위치한다. 본 작업실은 경기도 광주인데 3년전 지인의 집을 소개받고 이곳으로옮겼다. 작업실 규모는 크지 않아 불편할 수 있지만 오히려 작업에 더 집중된다고 한다. 첫 질문을 작품의 주제로 시작했다. 작가는 작업 중인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 작업을 보며 '달을 가르키면 사람들은 손가락이나 달을 바라본다. 그렇지만작가는 손가락과 달의 주변을 바라보며 노는 것이 작업이다.'라고 한다. 그리고 달 주변의 공간을 별들로 하나 하나 찍어 채워갔다. 작가는목적지향적인 작업 태도를 갖지 않는다. 날마다 관심 있는 것들을 관찰하고, 간간히 노동을 하며, 책을 읽고,영화를 보고, 때로는 여행 중에 느끼는 단상이 부지불식간에 작업으로 옮겨진다. 작가의 일상의 삶은 캔버스다. 그림 그리고 만들며, 지속적으로 글쓰기를 한다. 미술계 밖에서 불특정 다수와 만나고 소통하는방식으로 책을 쓴다. 그렇게 해서 그 동안 10여권의 드로잉북과 그림에세이, 그리고 동화책을 출판했다. 가장 최근에출간한 그림에세이 [BIG BOY, 김태헌 쓰고 그리다]에이런 내용이 있다.

 

 
붕붕-명사산, 57x37x7.5, mixed media in box, 2016


   

놀자, 18.5x24.5, acrylic on wood, 2013

 

'작업은 늘 요동치는 내부와 멈출 수 없는 현실의 시공간 사이에서만들어지는 흔적이다. 그렇다고 좋은 작업이 요행처럼 우연히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강화된, 하지만 너무 예민해 길들일 수 없는것이다. 깊이 잠들었다가 캄캄한 방에서 일어나 기우뚱대며 벽을 더듬고 방문을 열듯, 작업은 반복과 실패, 수정을 통해 강화하면서 그때그때 발화된다.' 또한, '그림이란 뭘까? 나는 이 쉽고도 어려운 질문을 멈출 수가 없다. 왜 그럴까? 답이 없는 이 질문은 어쩌면 죽는 날까지 뛰어야 하는 심장 같다.'라고, 작가는 끊임 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책 제목의 'BIG BOY'는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놀자'와 연결된다. 논어에서도 '어떤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라고했듯이 성공한 인생을 지칭할 때 잘 노는 사람을 으뜸으로 지칭한다. 얼마 전 리우 올림픽 경기에서도금메달을 획득한 선수 못지 않게 환호 받은 선수는 즐기며 최선을 다한 모습이었다 .

 

작가는 어른이면서도소년이다. 작가 스스로 삶의 방식에서 어른스러운 형식을 경계한다. 스스로어린아이처럼 잘 놀았을 때 작업으로 연결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최초로 놀이의 개념을학문으로 연구한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문화는 원초(原初)부터유희되는 것이며 유희 속에서 유희로서 발달한다'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하위징가가 말하는 유희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풍부한 상상의 세계에서다양한 창조 활동을 전개하는 정신적인 창조 활동을 지칭한다. 김태헌 작가의 풍부한 상상의 원동력은 책일기, 영화와 음악감상, 그리고 시골생활에서 수반되는 노동, 여행 등이 차곡차곡 쌓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동화처럼 그의작품은 친숙하게 보이지만 삶의 성찰이 묻어난다.

 

 

 

(위) 놀자, 72.5x94.5x8, mixed media on canvas, 2016      

(아래) 놀자-고은리에서, 72.5x90.5,oil on canvas, 2016

 

 

 

내 안에서 예술가가 되어가고 있는.....

 

김지영 작가는 작업 초기에 청자의 매력에 빠졌다. 그 당시부터 연구하고 탐색한 작업은 드로잉이 강조된 청자그릇으로 발표되고 있다. 접시와 화기, 컵 등은 형태는 같거나 비슷하지만 드로잉은 다르다. 일상의 경험이 감정이입 된 사물과 자연을 드로잉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녀의그릇은 식탁 위, 탁자 위, 그리고 어느 공간에서든 자연스럽게조응한다. 그녀의 드로잉은 시를 닮았다.

그릇은 인간문명의 상징이다. 동시대의 문명에도 그릇은 쓰임에 따라 다채로운 형태로 생활 속에 밀착되어 있다. 작가의 일상에도 도자기는 진열장 위에 올려진 관상용이 아니다. 매일매일 식탁 위에 올려져 쓰임의 역할을 한다. 그릇의 중요성에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기능이고, 다음 순으로 형태와 문양이기 때문이다. 엠마누엘 칸트는 '형식 없는 내용은 맹목이고, 내용 없는 형식은 공허하다' 라고 했다. 그릇에 담겨지는 음식과 내용물의 적합성을 중요시하되조형적인 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릇 용도에 충실하기 위해 오랜 숙련된 시간이 있었다.


 


() 원판접시小(오브제), 17.3 x1.6,청자토화장토청자유 1250환원소성


 

 

() 직사각판접시小, 21.6 x 15.3, 청자토,화장토,청자유, 1250, 환원소성



김지영 작가는 청자로 그릇을 만든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매주 방문하다시피 하며 청자완, 청자매병 등에 매료되어자연스럽게 청자를 연구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전통방식의 작업과정이 아니다. 작가만의 독창적인 표현방식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거친 후에 분청기법도 병행하게 되었다. 작가는 문양에도 관심이 많았다.  '청자매병의 그림이 자연을 옮겨놓은 듯 편안하게 다가왔다'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자연물은작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특히 나뭇잎과 새는 그릇 종류마다 다양하게 그려진다. 이번 신작에는 흙에서 자라난 새순이 그려진다. 회화성이 더욱 가미되어원형과 사각접시는 벽에 걸면 평면회화가 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식물과 꽃이 그려지고, 한편 의자, 옷 등 사물 등도 그린다.  

김지영 작가는 작업실 인터뷰에서 '가장 기분이 좋을 때는 작업하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 사람들이그릇을 통해 힐링을 받았다고 했을 때 가장 기쁘다'라고 한다.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작업실 앞 아담한 정원에서 자라는 나무와 풀, 피어나는 꽃들을 가꾸며자연의 이미지를 채집한다. 추출된 이미지를 작가만의 특수한 감각으로 그릇에 옮기는 과정을 중요시 한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생활 속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과정이작업이고 계획이다. 이게 제가 사는 방식이다.'라는대답에 예술가의 충실한 일상의 모습이 드로잉 된다.

 

그릇을 빚어 시인이 되었다

 

김지영 그릇은 그릇이다

그릇은 쓰임에 충실하다

 

김지영 그릇은 자연이다

그릇을 사용하면 힐링이 된다

 

김지영 그릇은 그림이다

그릇을 벽에 걸면 쓰임이 없어도 쓰임이 된다

 

김지영 그릇은 시다

그릇을 빚어 시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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