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미술멘토 디렉터 정의 10분이면 돼, 즐기며 배우는 미술이야기- 미술감상가에서 미술애호가로

정영숙

미술멘토 디렉터 정의 10분이면 돼, 즐기며 배우는 미술이야기

미술감상가에서 미술애호가로

'당신의 거실에는 어떤 작품이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나오는 대화는 아니다. '어느 지역에 사세요?, '어느 아파트에 사시나요? '라는 질문이 휠씬 익숙한 편일 것이다. 가족이 함께 머무는 아름다운 공간에 있는 작품으로 인해 예술작품에 대한 애정과 예술가의 예술정신 공유, 아이들에게는 성장하면서 채화되는 문화적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물론 최고의 인테리어 효과는 덤이다. 집에 그림 한 점 걸고 싶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고 어떤 작품을 걸어 놓을지 모르겠다고 생각된다면, 유화 대신에 에디션이 있는 작품을 권하고 싶다. 복수성이 있는 판화, 사진, 조각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몇 십만원대의 판화도 선 뜻 구매하기 어렵다면 포스터나 팜플렛에 있는 이미지를 오려서 액자를 한다면 어떨까? 작품을 한 점씩 구매하는 어떤 애호가는 주변인에게 미술전도를 하는 분이다. 중년이 되어 처음 구매하기 시작한 미술작품을 한 점씩 집에 걸어두고 조각을 설치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감을 느꼈고, 나누고 싶은 마음이 켰다고 한다. 실의에 잠긴 친한 벗에게는 소품 한 점을 선물하며 슬픔을 나누고, 따듯한 형제애를 나누기 위해서는 가정의 따듯함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선물하였다. 연로한 노모를 돌봐주는 간병인의 아들을 위해 팜플렛의 작품이미지를 액자 한 후 선물하기도 한다. 미술감상자에서 미술애호가로 가는 길은 이처럼 어렵지 않다.   
20세기 초, 프랑스 앙드레 르벨(Andre Level)은 최초로 아트펀드를 구성한 콜렉터이다. 르벨은 30대초 반부터 미술품을 구매하기 시작하여 가족, 지인 등을 설득해 13명이 미술작품을 공동으로 구매하는 ‘곰가죽(The Skin of the Bear)'조합을 결성하였다. 안정적인 고전작품과 그 당시 아방가르드 경향에서 후기인상파의 고갱과 고흐, 표현주의 블라맹크, 입체파의 피카소, 야수파의 마티스 등의 작품이 포함되었다. 10년 후에 경매를 통해 그 작품들은 높은 수익률 얻었고, 수익의 일부는 작가와 유족을 지원하는데 사용하였다. 르벨이 작품을 수집한 비슷한 시기에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은 자신의 살롱에 예술가를 초대했다. 그곳에는 피카소와 마티스도 왕래하였고 스타인은 그들의 초기 후견인 역할을 하였다. 피카소는 20대 중반, 마티스는 30대 중반으로 당시에는 무명이었다. 1905년 미국현대작가를 대표하는 스타인은 그의 오빠인 레오 스타인(Leo Stein)과 미술전문가에게도 혹평을 받은 마티스의 '모자를 쓴 여인'을 구입한다. 스타인은 매주 토요일 젊은 예술가들과 토론하고 문화를 나누며 곤궁한 예술가들을 후원하였는데 사들인 작품은 집안 벽면 가득 걸렸다. 무명인 피카소는 레오 스타인에게 자신의 [자화상,1906]을 주며 돈을 빌리기도 하였고 레오는 평생 간직한다. 르벨과 스타인의 남매를 보더라도 20세기 초 미술애호가는 투자의 대상이 아닌 예술가에 대한 순수한 후원이 우선이었다. 

미술품은 명품가방보다 싸다 

르벨과 스타인가의 사람들은 젊은 작가의 실험적인 작품을 구매한 공통점이 있다. 당시에 작가들과 친분과 그들의 전위적인 표현방식에 공감하며 새로운 미의 형식으로 느끼고 콜렉션까지 한 것이다. 미술품이 비싸다는 인식은 콜렉션 방향을 초기부터 중견작가 이상의 작품에 먼저 관심을 갖는데 있다. 경매와 갤러리에서 거래되는 작품은 대부분 작고작가와 원로작가의 작품이며 일부만이 중견작가와 젊은 작가의 작품들이다.이들의 작품은 콜렉션의 경험이 많은 콜렉터들의 거래가 대부분이다. 초보 콜렉터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투자의 대상으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스타인이 마티스의 작품을 좋은 가격에 구입하였듯이 젊은 작가의 작품은 명품보다 낮은 금액에 소장할 수 있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첫 개인전을 개최할 때 작품가격은 기본 엽서크기인 1호당(22.7x 15.8cm)기준으로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로 책정한다. 요즘에는 작품 크기에 따라 가격 책정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하여 호당 제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 작가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10호 정도의 작품을 구입하는데 10만원 미만으로도 가능하다. 에디션이 있는 작품들은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쿤스(제프 쿤스:미국 팝 아티스트이자 작품 1점 당 100억대 이상) 작품 하나 사고 구찌 하나 사야지' 라고 생각하면 미술애호가의 길은 멀어진다. 시는 내용을 알아 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그림은 볼 줄 아는 눈이 있어야 하며, 노래는 들을 줄 아는 귀가 있어야 한다. 볼 줄 아는 눈은 반복된 작품감상을 통해 작품과 교감하는 마음이 열리게 된다. 작품가격보다는 작가의 브랜드에 관심 갖고 구매하는 방법은 진정한 애호가의 길과 다른 길이다.

첫 콜렉션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콜렉터는 예술가와 예술작품에 대한 애정이 기본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yBa(Young British Artists’ Movement)작가들의 초기 콜렉터이자 세계적인 수퍼 콜렉터 찰스 사치는 “수집에 기술이란 없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어떤 자부심도 가지고 있지 않다. 자부심을 가져 할 사람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이다.” 미술품으로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한다는 부정적인 콜렉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던 사치는 본인 소유의 사치갤러리와 200여 점(450억원 상당)의 작품을 국가에 기증했다. 개인 소유의 대상이었던 예술품이 공공의 소유물이 되어 더 큰 사랑을 받게 한 것이다.  
둘째, 콜렉션은 개인적 취향이 강하다. 유명작가의 작품보다는 자신의 정서와 맞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몇 해 전에 국내 미술시장에 중국작가의 작품을 거래하는 것이 유행이었던 때도 있었다. 대부분 인물이 표현된 중국그림은 집에 걸어두는 감상용이기보다는 투자를 목적으로 거래되었다. 몇 몇 작가를 제외하고는 중국미술 작품가격의 거품이 빠지고 거래가 주춤한 최근에 어느 콜렉터는 한 숨을 쉰다. 몇  천만 원대에 구입한 작품 가격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집안에 걸어두니 밤에는 무섭다고.. 자신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를 목적으로 구입하였기에 때문이다. 셋째, 아트마켓에 적극 참여하자. 갤러리, 아트페어, 옥션 그리고 비엔날레 등 관심 있는 장르와 작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찾아가자. 당장 옥션에서 작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경험을 하다 보면 작품거래 방식과 주요작품의 가격형성을 파악하게 된다. 넷 째, 미술전문가들과 친분을 갖자. 관심 있는 작품이 있는 갤러리에 자주 방문하여 갤러리스트에게 작품설명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듣고, 비평가와 큐레이터에게 전문적 작품내용을 파악하고, 때에 따라서는 전문가와 아트페어나 전시장을 동행하여 콜렉션의 방향을 정하는 것도 적극적인 방식이다. 다섯 째, 미술전문서적을 구입한다. 미술잡지, 전문서적과 온 ▪ 오프라인 미술기사를 살펴보면 콜렉션 방향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일부 콜렉터는 주목하는 작가의 작품 변화과정을 파악하며 미술사적인 지식 또한 상당하다. 미국 억만장자 엘리 브로드와 에디의 콜렉션 태도도 이와 흡사하다. 그들은 “콜렉션은 지적으로 자극이 되고, 현대미술은 당대의 미술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스튜디오는 사업가와는 다른 시각을 갖기 때문에 아주 폭 넓은 경험이고 교육적이다.” 라고 말한다.
최근 세계 미술품 거래 금액은 3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기존에는 석유재벌, 금융재벌들로 대표되는 미국, 유럽지역의 콜렉터였다면, 요즘 수퍼콜렉터는 오일머니의 강세로 러시아, 중동의 재벌과 중국의 재벌들이 눈에 띈다. 이들이 구입하는 작가는 세계적인 갤러리와 옥션에서 거래하는 블루칩 작가들 중심이다. 이처럼 작품 한 점에 몇 백억 원을 웃도는 아트마켓은 일반인들의 정서와 거리가 멀다. 단, 과거처럼 작고작가의 작품이 비싸게 거래되기보다는 동시대미술 작품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국가 경제의 영향에 따라 선호하는 작가의 쏠림 현상이 크다는 것 등의 분위기를 느껴볼 필요는 있다. 개인이 단독으로 콜렉션하기가 어렵다면 동호회를 추천한다. 고액의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도 동호회 활동으로 정보를 얻고 좋은 가격에 관람하고 있다. 미술애호가들의 아름다운 동호회, 르벨의 '곰가죽' 모임이 이 시대에는 더 활발하게 활동되길 기대한다. 훌륭한 콜렉터는 콜렉션을 통해 사회에 예술문화를 확산시키기 때문이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