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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팡세 : 현실과 예술

정택영


<파리팡세 칼럼>


'현실과 예술'


계단은 오르지 않으면 늘 그 자리에 머물게 된다.

그게 계단의 속성이다.

맨 아래에서 오르기 시작한 사람, 두번 째 단으로 이미 올라가고 있는 사람, 맨 위로 올라 총총걸음으로 유유히 앞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 ㅡ  천태만상이다.


설마 했지만, 그러한 기우는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한결같이 어렵다고들 말한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다들 불안하고 우울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것을 감출 수는 없다. 어찌 속 마음을 덮을 수 있겠는가!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다. 기업도 그렇고 식당도 그렇고 제조업과 첨단산업분야 역시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이 사회에 어려움이 찾아오면 맨 먼저 타격을 받는다는 곳이 예술분야이다.

예술인들이 대부분 어렵다고들 볼멘소리들이다.

어렵사리 준비해 펼쳐놓은 전시장에서 작품 한점 팔리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예술행위 그 자체가 본디 그러하지 않은가!

매일 써야하는 일상의 공산품도 아니고 그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예술작품 아니던가!

어차피 어려운 길로 들어섰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어려운 판국에 누가 쉽게 지갑을 열려 하겠는가!

그런데 그게 아니다. 놀랍게도 이러한 판국에 작품을 사 모으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이다.

누가 그걸 짐작이나 했겠는가!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이고 간단한 일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이 아니며 모두가 똑같은 형편이 아니란 걸 인정 해야만 한다. 

이것을 우리는 기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잘 나가는 사람들도 없진 않다.

전쟁통에서도 냄비공장이 잘 되서 엄청난 돈을 벌었던 쉰들러 씨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가 단지 돈을 벌어서 고급 승용차를 타고 호의호식했던 것은 아니었다.

돈만 생기면 그 돈으로 죽음의 가스실로 끌려갈 운명에 놓인 유태인 한명 한명의

목숨값을 지불하고 생명을 구하지 않았던가!


우리 삶 속에서 중요한 것은 평화와 안정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환경이지만

언제나 안정이 지속되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흥진비래이고 고진감래 아니던가!

중요한 것은 환경이 풍요롭고 안정된 속에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풍파가 닥쳐와도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며

그러한 용기는 평소의 삶 속에서 훈련되지 않으면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이 평안하고 풍족하고 안빈낙도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어떤 목적을 갖고 살아가는가에 있는 것이다.

목적이 없는 삶은 언제나 목마르며 불평을 품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파리팡세 2019.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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