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과 대작 논란에 대한 소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손재주 있는 사람을 고용해 그림을 대리로 그려 받고 자기자신의 싸인을 해서 판매해도 무죄'라는 판시를 두고 페북의 한 지인께서 주신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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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누구든 아이디어는 있을 수 있지요. 그 아이디어를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또 다른 영역이지요. 가수라는 유명세를 이용해 남을 고용,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창작물인냥 판매한 것 자체가 비양심이고 사기지요.
화가들이 시위라도 해야 하는데 조용한게 더 이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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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화가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이 판례를 눈앞에 두고 왜 당사자들인 화가들이 조용한 것일까?
그것은 모름지기 오랜 세월동안 암묵적으로 정의되어 내려온 예술의 가치와 정의, 화가의 존재와 위상이 이번 사건에 대한 법의 잣대와 재판의 결과에 의해 예술작품과 창작행위가 정의되는 현 상황에 아연실색한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누구나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피눈물나는 연주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를 해보여야만 한다.
누구나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피눈물나는 연주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를 해보여야만 한다.
이것이 시간예술 (arts based on tempo) 이 갖는 특성이다.
누구나 탤런트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탤런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TV 앞에 서서 자신의 탤런트를 보여 증명해줘야만 한다.
누구나 연극인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연극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대에 서서 자신의 탤런트를 보여 증명해줘야만 한다.
이것이 공간예술( 空間藝術 Raumkunst ㅡ Spatial art) 이 갖는 특성이다.
누구나 화가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화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화가로서의 독특한 자신만의 미학과 예술철학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오랜 세월동안 연마해온 조형적 표현기법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오랜 세월동안 작품을 해온 화력, 즉 전시경력서 Chronology 를 갖추어야만 하고 초기 작품들을 구상하기 위한 밑그림인 에스키스 Esquisse 나 드로잉 Drawing 등이 존재하여 오랜동안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연구하고 실현해왔음을 증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것이 시각예술 (Visual Arts)이 갖는 특성인 것이다.
August 20 Monda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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