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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팡세 : 53. 외경 畏敬

정택영


The Way, 40 x 35, acrylic on paper, Takyoung Jung, 2015


파리 팡세 : 53. 외경 畏敬


<생각하기를 더 미루어서는 안될 것들>


Things that can't delay to think in our life


Success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 The doing is often more important than the outcome. 

Arthur Ashe


언제나 일관된 생각이지만 분명한 것은 인생은 하나의 여행이란 사실이다.

싫든 좋든 주어지 그 길을 가야만 한다, 살아 있는 한!

그리고 그 길은 결국 혼자 걸어가는 길이다.

가는 그 길에 친구도 있고 이웃도 있으며 생의 반려자라는 배우자도 있다.

그러나 종국에 가서는 마침내 혼자 남는다.

한번 생각해 보라. 자신의 생애의 끝자락인 죽음의 길을 배우자와 함께 갈 수 있는지를!

결국은 혼자 가는 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이별의 연습.....이별은 슬픈 일이지만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의 굴레이다.

이별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자는 이별의 순간을 이겨내지 못한다.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일들과 사건들을 접한다.

때로는 그 사건이 나와 무관한 것일 수 있고 또는 내가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던 사회적 사건이 마침내 내 코 앞에 밀려드는 경우를 당해 보았으리라. 그리고 뒤늦게 통탄하며 깨닫기 시작한다.

남의 사건이고 남의 불행인 것으로 치부하고 간과했던 모든 일들이 뒤늦게 시차가 있을 지언정, 결국 나에게 닥쳐온다는 사실을!


사회적인 모든 현상과 사건들이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항상 나와 직결되어 있고 내가 그 현상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의 현상을 돌이켜 보라.

모든 부조리와 부정부패, 거짓, 불법과 탈법, 기만, 속임수, 이간질, 당파싸움, 무책임과 책임전가..........

이 모든 것들의 근저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가?

안하무인, 무서운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무서운 대상'이란 공포를 말하는 게 아니다.

자신을 넘어선 그 무엇에 대한 경외심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경외할 대상을 완전히 잊었다.


'경외敬畏 awe' 란 무엇인가?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첨단 과학의 첨예한 발달로 손아귀에 온 세상천지 구석구석과 우주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찬란한 세상에서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

그래서 모두는 안하무인이 되고 만 것이다.


군자삼외 君子三畏

논어論語 계씨 季氏 편에 

깨달은 자가 두려워해야 할 세 가지를 적고 있다.


삼외(三畏)란 천명(天命)·대인(大人)·성인(聖人)의 말을 두려워해야 함을 말한다. 


첫째, 천명을 두려워해야 한다.

천명은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사명(使命)이다. 


군자는 넓은 학문으로 영재(英才)를 가르쳐야 하고, 후진을 덕화(德化)해야 하고, 바른 행실로 남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사회에 기여하지 못함을 두려워 해야 한다. 


둘째, 대인을 두려워해야 한다.

덕망이 높고 도량이 넓은 인격자인 대인을 숭앙(崇仰)하고서 이를 본받지 못함을 두려워해야 한다. 


셋째, 성인의 가르침을 거울 삼아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고도 이를 고치려 하지 않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이 세 가지의 두려워해야 한다 함은 지도자에게 주어진 사명으로서 자신이 처해 있는 세계를 바르게 이끌어야 하고, 옳은 것을 본받고 성현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실천해야 한다는 말이다. 


<예기(禮記)> '잡기(雜記)' 하(下)에서는 군자가 두려워해야 할 세가지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첫째, 들은 것이 없을 때는 그 듣지 못한 것을 두려워해야 되고, 

둘째, 들었다면 들은 것을 익히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되며, 

셋째, 익혔다면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을 잊은 동안 우리는 결국 안하무인眼下無人하여 경거망동해지고 만 것이다.

안하무인이란 무얼 말하는가?

'눈 아래에 보이는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방자하고 교만하여 다른 사람을 업신여김을 이르는 말'이다.

우주질서 속에는 우리가 터득하고 깨닫지 못할 방대한 외경畏敬 스런 것들이 존재한다. 그걸 깨닫지 못하는 한, 우리는 늘 하던 방식대로 살아가게 될 것이고 또 그런만큼 고통을 피해갈 수 없게 될 것이다.


사회는 질서가 깨지고 삶이 척박해지는 까닭이 그 속에 있는 것이다.


June 12 Frid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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