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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다문화시대의 현상들

정택영


In the Age of Multicultural World as a Globalization

'인간은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탐욕스런 호기심을 갖고 있지만, 정작 무엇이 가치 있는 지식인지는 모른다. The public have an insatiable curiosity to know everything, except what is worth knowing.' 고 오스카 와일드는 인간의 본성과 호기심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본질적으로 사람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존재이며 호기심이 없어지는 때부터 인간은 늙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호기심이 인간의 본질과 우월성을 입증해 보려는 연구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생물의 유전정보'를 게놈Genome이라 일컫습니다.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수년 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가 다국적 연구로 이루어졌고 이 결과는 의학과 과학 분야에 많은 충격을 주었으며, 이로써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염색체 상에서의 위치를 알 수 있게 된 것으로 보고 되었습니다. 

우리가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유전자 즉, 유전 정보를 지닌 세포핵 염색체 기초 물질을 디옥시리보핵산(-核酸,Deoxyribonucleic acid, DNA)이라 불립니다.

이 유전 정보의 코드를 밝혀냄으로써 베일에 싸여있던 인간의 유전적 정보를 알게 된 것입니다. 2000년 인간게놈프로젝트 이전에만 해도 인종간의 유전적 차이는 매우 클 것으로 여겨졌지만, 생김새와 사는 곳이 달라도 유전자는 99.9% 이상이 같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결국 인류는 모두 한 가족이란 의미이며, 나라와 지역을 기준으로 민족과 인종을 나누지만 유전학적으론 의미가 없다고 전문가가 밝힌 바 있습니다.

생물학자들은 낯선 것을 경계하는 습성이 유전자에 각인된 생존 본능이라고 분석합니다. 인간은 이런 본능에 저항하면서 낯선 것을 탐험하고 포용하면서 문명을 일구어 왔으며, 역사는 언제나 본능보다는 이성과 다양성을 통해 발전해온 것입니다.

근간, 한국사회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이주민의 규모와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이주민이 급증하고 있어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다문화의 충돌현상이 표면화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이주민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자스민 씨는 혹독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공격과 일부 네티즌들의 출처가 불확실한 내용들을 유포해 노골적인 인종주의적 비난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이는 나와 다른 존재, 나와 다른 가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서 야기된 것입니다. 19세기, 20세기에 갖고 있던 민족주의적 사고방식을 21세기까지 가지고 가다 보니 현실과 맞지 않는 것입니다. 톨레랑스 정신의 핵심은 나와 다른 개인의 삶과 생각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자스민 공격은 단순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가 아니라 한국의 톨레랑스를 예리하게 시험하는 사건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은 ‘다름’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충돌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충돌로 인해서 가정 내적으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문화 가정을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문화를 넘어 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주체로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다문화 환경은 언어장벽으로 인한 의사소통문제가 발생하고 마음의 상처를 남기게 되며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고 미래의 비전이 불확실하다는 것과 부모를 자주 못본다는 어려움들이 상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국가 감정이 잠재적으로 내재하고 있으며 문화적 갭을 메우지 못한 데서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다문화사회는 크게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하나는 문화의 다원화이며, 두 번째는 문화의 획일화의 문제일 것입니다. 한국사회 문화다원화, 문화 획일화는 국가주의, 민족주의, 자본주의 문화의 확산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6000만 여명의 프랑스 인구 중에 840만 여명의 아시아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다민족국가 프랑스에서도 정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녹색당 상원의원 장 뱅상 플라세는 한국에서 태어나 1975년 일곱 살 때 프랑스로 입양됐으며 예산장관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태어난 지 여섯 달 만에 입양됐던 한국인으로, 컴퓨터에 어두워 '디지털 백치(白痴)'로 불리는 올랑드 후보 캠프에 IT정책 보좌관으로 있는 플뢰르 펠르랭씨는 사회당에선 '올랑드가 당선되면 그녀가 디지털 경제장관이 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프랑스 상원의원인 플라세씨는 '나를 입양해준 조국 프랑스를 사랑하고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다문화사회 지도자 모임 '21세기 클럽'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데, 두 사람 앞에 장관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일으키는 '다문화' 바람이 사회 도처에서 여러 양상의 갈등을 빚고 있는 우리 한국사회까지 불어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미래는 아직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 속에 펼쳐지지 않아 대비하지 않는 데서 문제는 자라나게 되는 것입니다. 다문화사회의 도래는 이미 우리 눈앞에 현실로 펼쳐져 새로운 사회의 환경을 낳았습니다. 

'미래에 대한 당신의 일은 미리 예상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미래를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텍쥐페리는 말합니다. 

다문화사회에 사는 글로벌 시민으로서 열린 마음과 남을 인정하는 톨레랑스 정신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음을 절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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