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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예술 아카이브 현황, 건축계는 ?

김달진

김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지난 6월 행정안정부 국가기록원 주최로 “국제기록문화전시회”가 코엑스에서 열렸다. 몇 년 사이 기록물 관리, 기록관, 아카이브와 같은 용어가 대두하고 자료를 보존하는 일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였다. 최근 사회적 흐름과 함께 교육에서는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이외에 여러 대학 및 대학원에 기록관리학과가 생겨났다. 한국 문화계에도 예술아카이브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하여 으며 그 방향성을 모색하는 세미나도 부쩍 늘어났다. 2008년 2월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시각예술 분야 아카이브 현황 및 활용방안연구” 세미나, 2009년 11월 서울대미대 조형연구소 주최로 “한국근현대 미술/디자인과 자료” 세미나가 열렸었다. 지난 11월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기록정보자원 관리체계 합리화 방안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그리스에 기원을 둔 아카이브 Archives라는 용어는 두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하나는 영구보존 자료를 선별하고 수집하여 보존하는 장소 ‘기관’을 지칭하며, 다른 하나는 그러한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영구보존의 가치를 인정받아 선별된 ‘보존자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미술아카이브는 개인 및 미술관련 조직이 수행하는 미술활동의 과정에서 생산되어 관리하는 기록으로서 미술의 역사를 재구성하는데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예술적 학문적 자료이다.

국내 미술아카이브의 첫 사례는 삼성미술관 리움의 부설인 <한국미술기록보존소>가 1999년에 개소하였다. 1998년 미술평론가 이구열씨가 기증한 4만건의 자료를 중심으로 안국동 옛 백상기념관 뒤편 송현동에서 출발했다. 2001년부터 일반 공개를 시작했으며 2002년 운니동으로 이전했다가 2005년 용인 호암미술관으로 옮겼다. 수집자료 범위는 1900년 전후를 기점으로 현재까지이며 수집대상은 인쇄자료(전시 카달로그, 신문·잡지 기사), 시청각기록물(사진, 비디오/오디오테입), 서류(작가 및 미술계 관련), 실물자료(편지, 일기, 메모, 스케치) 등이다. 1998년부터 구술사 방법론을 정립해 작가별, 주제별 구술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3년『한국미술기록보존소 자료집』 1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6호를 발간했다. 이어 2008년 3월 근현대디자인박물관과 10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개관하였다. 국내 최초로 무용자료관인 연낙재가 조동화 씨의 자료를 기증받아 2006년 3월 개관하였다. 한국춤문화자료원이 김천흥선생 유품을 수증받아 2008년부터 무용인들이 춤문화자료관 구축을 위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공연예술 분야에 2009년 12월에 국립극장에 공연예술박물관이 개관하였다. 사진계에서는 최인진씨가 1978년 한국사진사연구소를 개소하여 『사진사연구』등을 발간해왔으나 최근년에 주춤하고 있다. 한미사진미술관에서는 2009년 1월부터 한국사진문화연구소를 설립하였다. 기관으로는 서울대학교도 미대 조형연구소에서 2009년부터 기록관리실이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3년 기록관리실 증축을 발표했다. 이런 흐름속에 건축계의 아카이브 문제는 국토해양부소속으로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있다고는 하지만 필자가 과문한 상황에서 잘 모르겠고 늦어지기 전에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 현재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드로잉30년전(11월21일까지)에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 설계도가 출품되었다.

오랫동안 필요성이 요청되어온 국가기관인 국립예술자료관이 금년 3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 있던 아르코 예술정보관이 독립기관으로 출범하였다. 국립예술자료원은 예술 관련 기록과 정보의 허브로서, 지식정보화 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아카이브로서, 예술자료의 가치를 새롭게 재생산하는 연구기관을 표방하고 있다. (재)국립예술자료원은 예술 활동과 관련된 각종 기록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있다. 조직은 원장, 사무국장, 기획사업팀, 정보서비스팀, 운영지원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으로 국립예술자료원은 새로 아카이브를 위해 자료수집을 시작할게 아니라 각 기관과 단체가 제각기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자료실을 한 곳에 통합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이 도서 관리를 위해 코라스(KORAS)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했듯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자료 정보의 생산처인 미술관, 화랑, 미술대학, 미술재단, 그리고 각 자료실에 공급해주면 나중에 네트워크가 쉬워진다. 가까운 일본의 ‘아트도큐멘테이션연구회'는 1989년 설립되어 미술문화재에 대한 정보 활동을 주력해왔는데 2004년 8월 연구회 창립 15주년을 기념하여 ‘제3회 아트 도큐멘테이션 연구포럼’으로서 ‘동아시아에서의 미술문화재 정보의 네트워크화를 생각한다’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움을 기획하여 필자도 발표한 바 있다. 홍콩의 아시아아트아카이브는 2000년에 설립하여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아시아 현대미술에 자료를 보유한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등 7건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내세우지만 20세기 들어서며 상황이 형편없다. 아카이브에 관심을 두고 시작한 개인이나 단체들은 공간과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에 직면에 있다. 예술아카이브는 국가의 유산이고 공공의 기록물이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책의 지원이 필요하다. 아카이브 시스템은 그 나라의 문화수준이고 문화적 경쟁력이다. 아카이브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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