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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으로 본 전시의 흐름

김달진


김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미술자료수집가인 나에게는 전시회 입장권 수집도 재미있는 품목으로 그동안 490여종을 모았는데 90년대이후 것이 많다. 미술 전시회 입장권은 유료 전시가 생겨 나면서부터 일반화되었다. 입장권에는 전시회 명칭, 기간, 장소, 주최, 후원, 입장료 등이 표기된다. 입장권의 이미지는 그 전시회의 대표작을 이미지로 내세운다. 때로는 입장권과 초대권을 별도도 분리하여 만들며 초대권의 경우 일반 입장권과 다르게 초대기간을 제한하기도 하며, 입장료가 표기되지 않아 먼 훗날 입장료 금액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1979년에 있었던 ‘반 고호와 네덜란드 名畵展’의 입장권을 보면 세로 형태 입장권 크기의 1/2 이상을 왈도프의 <델프트의 풍차> 1836년 82X66Cm 작품사진을 위로 넣고 아래 부분에 10月8日(月) - 10月22日(月) 세종문화회관 전시장. 주최 / 中央日報 東洋放送 네덜란드文化省. 후원 / 외무부 문공부 주한네덜란드대사관이 표기되고 입장권 우측 아래에 이태리안경 상호와 전화번호까지 있다. - 입장권에 전시연도가 빠졌고 특정 안경점이 표시된 점이 특이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국제현대회화전과 한국현대회화전은 입장권이 가로 형태로 좌측에 카렐 아펠의 작품을 사용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으로 이전한 후 입장권에 오지호의 <남향집>을 사용한적도 있다.

지금처럼 외국여행이 쉽지않던 1970년대 들어오면 조선일보사에 의해 유럽 특히 프랑스미술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70년에 창간50주년을 맞은 조선일보는 그 기념으로 루브르미술관의 소장품이 포함된 현대프랑스명화전을 열었으며 프랑스현대유화전(71) , 샤갈특별전(71) , 밀레특별전(72) , 피카소특별전(74) , 인상파전(76) , 프랑스도예전(76) , 프랑스18세기명화전(77) , 프랑스미술 영광의 300년전(79) 등을 선보였다.
한편, 동아일보사는 현대독일미술전(72) , 미국판화특별전(72) , 다다 1916­66년전(73) , 장대천초대전(78) 을 가졌고, 중앙일보사는 미국현대도자조각전(73) , 반 고호와 네덜란드 명화전(79) 등을 마련했다.
1980년대 들어서 중앙일보사가 호암갤러리를 개관하여 본격적으로 미술전시회를 유치했다. 84년 아르누보명품전을 시작으로 독일현대미술전(84) , 루오판화전(85) , 부르델조각전(85) , 피카소걸작전(85) , 프랑스유리예술 100년전(86) , 아프리카미술전(86) , 뉴욕현대미술전(88) 등을 열었다. 그 중 뉴욕현대미술전 은 그동안 전시가 가졌던 유럽 일변도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미국의 팝아트에서 뉴페인팅까지 14명의 70여점을 보여준 쾌거였으며 이 전시는 그 후 일본에서도 열렸다.
한편, 70년대 활발한 외국전시를 기획하였던 조선일보사는 80년대 들어서도 라울 뒤피명작전(85) , 로댕전(85) , 19세기 프랑스회화전(86) , 샤갈판화포스터전(88) , 독일 표현주의미술전(88) , 1960년대 독일판화전(89) , 알프레드 마네시에판화전(89) 등을 열었다. 그리고 새롭게 서울신문사가 오트볼타미술전(83) 을 열더니, 이어 새사옥 개관에 맞추어서 프랑스 오늘의 작가 6인 초대전(85) 을 선보였고, 같은해 KBS와 공동주최로 앙리 까르띠에 브레쏭사진전 과 윌리엄 터너전을 개최했다. 여기에 양 방송국도 뛰어들어, KBS는 82년에 피카소도예전, 84년에 피카소판화전을 열었고, MBC는 82년에 피카소걸작전 , 84년에 달리보석조각전 그리고 85년에 베르나르 뷔페유화걸작전 등을 열어 80년대가 70년대와는 다른 양상임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척박한 문화풍토 속에서 언론기관이 대형전시회로 활기를 불어넣고 일반인을 가깝게 끌어드린 공이 있다. 그러나 이른바 흥행을 목적으로 블록버스터 전시들은 1990년대에 이어 2000년대 들어서도 한국일보사가 가장 앞장 섰고 조선일보사, 동아일보사 등 언론기관 이외 흥행사들이 합류하여 경쟁을 벌였다. 이 전시들은 명화니 교과서에 나온 작품들을 내세우며 관람객을 모았지만 그러나 보험료 등 여러 문제로 그 작가의 대표작이 없거나, 적다는 시비를 받았다. 또한 이런 대형 전시의 경우 두 세달 전시기간으로 미술관들의 고유 기획전시가 밀려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최근 기자협회보(7월14일자 7면) 는 “신문사 상반기 문화사업 ‘성황’ 관람객 3만~30만명.... 매출도 수십억원 달해”를 보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열렸던 작가로 피카소, 샤갈, 로댕, 앤디 워홀, 인상파작가 전시 등이 꾸준히 관람객을 불러들였다.

현재 블록버스터의 입장료는 성인 12,000원 정도이다. 그동안 전시회 중 입장료가 가장 높았던 것은 1998년 예술의 전당에서 가톨릭신문사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주관한 <레오나르드 다빈치전>으로 15,000원, 2009년 예술의 전당에서 동아일보사와 오스트리아 국립벨베데레미술관이 공동 주최하고 (주)문화에이치디가 주관한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전>이 16,000원을 받았다. 전시장소는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 미술관, 덕수궁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맣이 열렸다.

국내작가 전시회는 일반적으로 무료인데 입장권은 1984년 호암갤러리가 개관되며 활성화 되었고 가나화랑은 1998년 평창동 이전후 전시회의 유료화를 선택했고 현대화랑의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등 전시는 흥행에도 성공했다. 1972년 현대화랑이 이중섭유작전에서 장내정리비로 100원을 받았으며 1998년에 호암갤러리 & 로댕갤러리에서 열렸던 <백남준의 세계전>은 8,000원, 금년 갤러리현대 <국민화가 박수근전>은 5,000원을 받았다.
각종 비엔날레, 아트페어 등은 입장권이 발매되지만, 한편 최근에는 미술관들이 입장권을 전산으로 발행하여 이미지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입장권은 전시회의 얼굴로 한 시대의 시각예술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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