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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한국미술정보센터 설립이 절실하다

김달진

미술산책 /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7 끝
한국미술정보센터 설립이 절실하다
김달진(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www.daljin.com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 있는 예술정보관을 분리하여 내년부터 독립기관으로 출범시킨다. 새로 설립되는 예술아카이브(가칭)를 위한 시각예술 정책자문회의 첫 모임을 10월20일에 가졌다. 11월14일에는 서울대 미대 조형연구소 주최로 “한국 근현대 미술/디자인과 자료”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와 관련한 문헌, 고증, 구술, 현황 등 6명의 다양한 관점의 논의가 있었다. 그동안 1995년 미술의 해에도 <미술문화정보센터 설립 연구>와 2007년 국립예술아카이브 설립을 위한 <예술자료의 체계적 관리 활용방안 연구> 보고서 등이 있었지만 진전이 없었다. 작년 2월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시각예술 분야 아카이브 현황 및 활용방안 연구” 세미나도 있었다.

작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개관하며 고민이 컸다. 망설였던 직접적인 이유는 우리나라가 내용보다는 항상 하드웨어를 중요시하고, 박물관이면 어느 정도 기대하는 ‘공간’에 대한 개념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족하고 허름한 공간을 갖고 시작하는 것에 대해 망설였다. 하지만 미비해도, 시작을 해야 그로부터 발전의 기회도 있다고 생각하여 추진했다. 개관날에는 많은 분들이 앉을 데도 제대로 없는 곳에 오셔서 자료수집의 중요성을 인정해 주고 힘을 실어주셨다. 그 중요성 때문에 개관하고 몇 달 동안 언론매체에 소개된 것이 50회가 넘었다. 그건 개인적인 자랑이 아니라, 역으로 자료의 중요성과 미술계에 이런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홍보하고 환기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의미가 크다.

이렇게 부족한 공간을 갖고 개관했지만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힘을 얻었고,후원회까지 조직되었다. 결국 김달진이라는 개인 이름이 붙었지만, 그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미술계에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상당히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박물관 개관 후 한계에 다다른 것같다. 지금까지는 좋아서, 열심히 하다보니 자료박물관까지 개관하게 되었지만, 가장 큰 과제인 공간 확보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어렵다. 더구나 충북 옥천에 장소가 없어 13년을 방치해 놓은 미술자료를 서울로 올려와야 한다. 김달진미술연구소와 박물관의 재원은 오직 서울아트가이드의 광고비에 의존한다. 이 광고비를 받아 서울아트가이드 제작비, 원고료, 발송료, 직원의 급료, 두 공간의 임대료, 운영비까지 해결해야 한다. 한 달이 무섭다는 중소기업 사장의 고충을 나는 이해한다.

모든 일은 정보와 자료에서 출발한다. 몇 년 사이 미술계를 흔들었던 이중섭 진위 문제, 박수근 ‘빨래터’ 시비도 자료의 취약때문에 문제의 해결이 어려웠다. 이 사건들의 결론은 작가의 카달로그 레조네(전작 도록) 제작이 시급하다는게 강조되었다. 외국의 경우 주요 작가의 전체 작품과 자료를 담은 결론은 카달로그 레조네가 있어 위작 시비에 대응하고 있지만 국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나의 마지막 꿈은 접근성이 좋은 인사동 주변에 미술정보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 곳에 미술자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미술자료박물관,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미술자료실, 일반인과 소통할 수 있는 아트북카페, 한국미술을 외국인에게 알리는 홍보창구 역할을 하는 복합공간 기능을 갖추는 것이다. 또한 더 늦어지기 전에 소장한 미술자료들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큰 일 또한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흩어져 있는 중요한 미술자료들이 손상되거나 폐기 되기전에 수집 캠페인을 통해 기증받고 있다. 정부도 구호로는 정보화 시대를 외치면서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전시, 행사, 창작스튜디오, 건축에 치중하고 있다. 이제는 더 중요한 내실을 기하기 위해 모든 일의 근간인 자료문화 인프라 구축을 할 때이다. 대한민국 현대미술사의 기록과 보존을 위해 절실한 시점이다. 공간 확보가 급선무로 개인 김달진자료박물관을 위해서가 아니고 한국미술정보센터 설립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구청 3곳을 찾아가 보았으나 결과는 없다. 잘 할 수 있는 곳에 조건부 지원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 진정으로 기본이 바로 세워졌고 비전이 있는 전문단체가 운영을 잘 해나갈 수 있는 거시적인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 이 글은 삶과 꿈 2009년 12월호에 기고한 글이며, 잡지에는 한국미술, 왜 작가 카달로그 레조네가 없나? 로 바뀌었다.
상당부분 이미 발표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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