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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물관, 미술관, 화랑은 차이가 있다

김달진

미술산책 (2)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
박물관, 미술관, 화랑은 차이가 있다

김달진(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www.daljin.com)

우리가 전시회를 보러가면 만나는 공간이 일반적으로 크게 미술관과 화랑이다. 같은 미술품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이지만 미술(박물)관과 화랑은 다르다. 미술관과 화랑에 대한 법적 구분이 생긴 것은 1991년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미술관은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등록할 수 있다. 박물관 또는 미술관으로 번역되는 뮤지엄은 미술품 뿐만 아니라 역사, 예술, 민속, 산업, 자연과학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공공기관을 가리키는 용어다.

박물관 (博物館, Museum)의 사전적 의미는 역사·예술·민속·산업·과학 등 고고학자료·미술품, 기타 인문·자연에 관한 학술적 자료를 수집·보관·진열하여 교육적 배려하에 일반 민중의 전람에 이바지하고, 또 그들의 자료에 대하여 조사 연구하는 시설이다. 박물관은 대체로 근대이전의 문화사 전반적인 분야인 공예, 회화, 조각, 건축 등의 미술품을 진열하고 소장기능을 갖추고 있다. 세계적인 박물관에서는 그 자체적으로 연구기능과 발굴기능, 교육기능 까지도 겸하고 있어서 매우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런던의 대영박물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로마의 바티칸박물관, 베를린의 페르가몬박물관, 워싱톤의 스미소니언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쥬박물관, 타이페이의 고궁박물원, 베이징의 고궁박물원 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미술관(美術館, Museum)은 그에 비해 비교적 한 분야에만 집중적으로 소장과 전시기능 등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현대미술관, 근대미술관, 19세기 회화미술관, 판화미술관, 공예미술관 등 그 구분은 시대별, 양식별, 지역별 등으로 나뉘게 되며 어느 경우는 화파 및 작가별 구분도 있다. 즉 인상파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등이 그 예이며 그 기능은 물론 소장과 전시, 부분적인 연구, 교육 등 다양하다. 그리고 이 미술관의 체제나 구성은 박물관보다는 전문성을 지니며 국가, 지역별로 다르지만 자체적인 일정량 이상의 소장품과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미술관은 국 공립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사립미술관으로 삼성미술관 리움, 일민미술관, 성곡미술관, 환기미술관, 김종영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등이 있다.

미술관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작품을 매매할 수 없어 미술품을 판매하는 화랑과 크게 다른 점이다. 다만 각 미술관의 이념에 따라 특정한 작품을 구입하여 소장하거나 목적사업에 한하여 사업을 할 수 있다. 미술관은 일정기간 이상 전시를 해야 하며 미술관 운영에 정부는 조세감면, 전기료 할인, 전용부담금 면제 등 미술관 육성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 실정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건립도 쉽지않지만 수익이란게 입장료에 의존하기에 너무 미미하고 지속적인 경상비는 지출되니 운영이 어려운 대상이다.

화랑(畵廊, Gallery)은 기원전인 알렉산더대왕 시대에 수집 미술품을 저택의 회랑(回廊: Gallery)에 진열한 데서 비롯되었다. 오늘날에는 워싱턴이나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와 같이 국립미술관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에 이르기까지 규모는 다양하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귀족의 저택에 이와 같은 시설을 갖춘 곳이 많았으나, 대중의 미술감상을 위한 장소로서 공개적인 진열장이 된 것은 19세기 이후의 일이다. 화상(畵商)이 경영하는 오늘날의 갤러리는 미술계의 중심적 존재가 되었다.

화랑은 주로 작가의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이다. 주로 기획전을 여는 대형 화랑이 있는가 하면 대관료를 받고 빌려주는 곳, 전시는 전혀 없이 작품 매매만을 하는 곳도 있다. 화랑은 주로 작가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며 이를 계기로 작가와 작품 구입자 사이의 중개역할을 하는 미술계에서 또 다른 핵심적인 역할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서구의 경우는 화랑이 한 시대의 대표적인 미술가들을 발굴, 육성하며 이를 통해 하나의 미술사조를 형성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활동을 해왔다. 이밖에 IMF 이후 ‘대안공간’ 이라는 비영리 전시공간이 생겨나 자리를 잡아 젊은 작가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1999년부터 화랑도 자유롭게 ‘미술관’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이름만으로 미술관 여부를 구분하기는 어렵고, 최근들어 명칭도 ‘화랑’ 보다는 ‘갤러리’를 많이 쓰고 있다. 화랑의 숫자는 어디 까지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8월 현재 한국화랑협회 소속 회원화랑은 143개 이지만 전체적으로 400여개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의 화랑가는 오랜 전통이 남아있는 인사동 구역, 경복궁 부근의 사간동, 삼청동으로 잇는 북촌 구역, 시청 중심으로 광화문 구역, 강남의 현대적인 스타일의 건물이 즐비한 청담동 구역, 근처에 신사동 구역, 젊은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이 많은 홍익대 구역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인사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거리로 여전히 화랑가의 대부이자 미술의 메카이다. 전통의 향기와 예술의 내음을 물씬 풍겼지만 건물의 신축 보수와 많은 인파로 점점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몇 달 사이 뜯어 고치고 달라지고, 국적 불명의 조악한 상품이 즐비하고, 우리의 전통이 남아있게 될른지 의문이다. 외국의 유서 깊은 거리와는 다른 슬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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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상회화 : 1958 ~ 2008> 7.9 - 8.23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의 개관 20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의 반세기를 회고하고 재정비한다는 의미에서 추상미술을 함축성 있게 보여주고 있다. 출품작가는 국내에서 활동한 박서보, 하종현, 이봉열, 이승조, 하인두, 유희영 등 1950년대 후반 앵포르멜 미술운동의 절정기였던 시점부터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추상회화 작가 44명의 작품 80여점이 출품되었다. 한국미술이 걸어온 50년 역사를 되짚어보고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를 점검, 한국미술의 미래를 조망한다는 차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시기법과 작품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서 네 개의 섹션인 <공간과 물성>, <행위와 유희>, <반복과 구조>, <색면과 빛>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한국 추상회화의 50년사를 연대별로 보여주지 못하고 근작 중심으로 보여주는 점은 아쉬움을 남는다. 감상포인트는 이 전시에서는 무슨 형상을 찾아내기는 어려움이 크며 작가의 주관적인 사유, 패턴, 재질감 등을 관심깊게 살펴보면 좋다. (www.seoulmoa.org , T. 2124-8959)

<2008 미술과 놀이-놀이의 방법> 7.18 - 8.24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올해 6회를 맞이하는 <미술과 놀이전>은 해마다 예술의 전당 기획으로 여름방학에 열리고 있다. ‘현대 미술은 어렵다’ 라는 생각을 가진 이라 할 지라도 이 전시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감상을 할 수 있다. 미술과 놀이전은 일부 미술 애호가 뿐만 아니라 전문 지식이 없는 감상자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전시이기도 하다.
이 전시는 미술가의 창작 과정 후 결과물과 함께 작가의 창작 과정을 전달해주고 있다. 미술가들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손의 사용과 재료의 선택 등 작품 창작활동을 위한 일련의 방법을 소개한다. 우리가 흔히 보았던 철사, 동파이프, 옷핀, 단추, 닥종이, 비누, 라면 등이 재료가 되어 멋진 창작품이 만들어져 예술의 세계로 끌어드리고 있다. 작가의 작품이해의 폭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아래 작업의 재료, 모형, 도구, 드로잉, 관련 영상 등의 많은 보조적 방법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작품과 함께 제작자들의 아이디어와 제작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유희와 놀이적 요소를 주제로 30여명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미술 등 150여점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www.sac.co.kr, T. 580-1300)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전> 7.26 - 11.9 덕수궁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이 주한 중남미 16개 대사관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색감과 다양한 조형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이다. 190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까지의 라틴아메리카의 작품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는 서구의 살롱풍 미술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라틴아메리카의 특성을 미술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20세기 라틴아메리카의 복잡한 정치, 사회, 문화적 상황과 인종적 문제를 그들의 독특한 미감으로 형상화해 낸 작품들로, 서유럽 아방가르드 미술의 영향 속에서 살롱풍 미술에 반대하며 자신들의 조형언어를 찾아 나선 라틴아메리카 모더니즘 미술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작품들이다.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전은 80여명의 120여점을 20세기 라틴아메리카 미술의 흐름과 맥락에 따라 세계의 변혁을 꿈꾸다 : 벽화운동, 우리는 누구인가 :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정체성, 나를 찾아서 : 개인의 세계와 초현실주의, 형상의 재현에 반대하다 : 구성주의에서 옵아트까지로 나누어 전시함으로써 20세기 라틴아메리카 미술의 흐름과 고유한 특성을 살필 수 있다. 특별히 벽화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와 페미니즘 운동의 선구자로 평가받은 프리다 칼로는 각각 별도 부스처럼 꾸몄다. 이름만 들었던 리베라, 시케이로스, 타마요, 보테로, 소토, 마타 등 거장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동안 대형 블록버스터 전시가 프랑스, 서유럽, 미국 중심 틀에서 벗어나 쉽게 볼 수 없는 중남미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즐거움이 큰 전시이다. (http://deoksugung.moca.go.kr T. 2022-0600)


- 월간 삶과 꿈 200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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