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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나의 미술

김달진


나는 인생, 나의 미술

김달진(김달진미술연구소장)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 나는 중학교 시절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상표, 담배갑, 화폐, 우표, 특히 기념우표가 나오면 우체국 창구에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구입을 했다. 그러다가 여성잡지 <여상>, <여원>, <주부생활> 등에 한 달에 그림 한 점 소개하는 명화 시리즈에 관심을 갖고 모으기 시작했다. 40여 년 전에는 지금처럼 어디 미술관이나 화랑에 가서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의 원화를 본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 했다. 더구나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도록, 개인화집도 드물었다. 원화 대신 인쇄물로 보았는데 색감이 훨씬 못미쳤다. 그렇게 그림 한 장을 뜯어 고운 색켄트지에 부치기 시작했던게 내 인생의 시작이었다.

고교 3학년 시절인 1972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경복궁에 있을 때 개최되었던 ‘한국근대미술60년전’을 보며 우리 근현대 미술자료에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청계천 헌책방을 뒤지며 미술자료를 본격적으로 수집했다. 과월호 잡지에서 그림 한 장 뜯어팔라고 서점 주인에게 조르기도 하고...미치지 않고는 이룰 수 없었다. 1981년부터 1996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 2001년부터 김달진미술연구소를 개소했다.

나의 일은 미술정보 제공과 우리 현대미술 사료를 정리해 남기는 일이다. 월간 <서울아트가이드>와 격월간 <아트맵-서울전시가이드>를 발행해 무료 배포하며 달진닷컴(www.daljin.com)을 통해 미술정보를 제공한다. 작년 5월부터 공개 운영해오던 김달진미술연구소 자료실을 금년 3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으로 등록했다. 1년 동안 미술계 역사 사료들을 정리해 <문예연감>, <한국미술연감>에 제공되며 전시 팸플릿, 미술잡지, 단행본 들을 수집 보존하고 있다. 미술자료 수집 30여년!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녀 내 오른쪽 어깨는 처져 있다. 처음 미술자료 수집을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 직업이 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천직이 되었으니, 힘들었지만 행복하다.
미술자료 수집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과 차별화 될수 있었던 것은, 이 일과 관련된 글과 자료를 연속전으로 발표하고 저서를 냈다는 점이다.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술판 현장의 흐름을 짚어 내고 우리 현대미술의 기초 사료를 기록자로서 정리해 나간 것이다. 이제는 필요한 사람에게 미술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한 우물을 파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이제 미술자료전문가로 오늘의 현상을 보다 정확하게 정리해서 남겨야겠다는 사명감과 기록자의 입장에서 일을 한다. 내마음의 다짐, ‘오늘의 정확한 기록이 내일이면 정확한 역사로 남는다’는 말을 늘 상기한다. 그 난제를 푸는데 조그만 힘을 보태고 살아간다. 그래서 오늘도 무거운 가방을 메고 인사동 거리를 걷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에게 미술자료를 공개할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인사동 주변에 미술정보센터 설립을 꿈꾸며 노력하고 있다.

미술을 전공하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모두 작가로 성공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술계에도 미술평론가, 미술사가,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 뿐만 아니라 세분화된 다양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 경매사, 아트딜러, 작가매니지먼트, 보존관리자, 등록담당자, 교육운영자, 전시디자이너, 자료관리자 등... 또 다른 직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가 살아 온 인생의 모토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미치지 않고서는 한 분야의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욕심을 부리지 말고 차근차근 쌓아 올라간다면 결국 성공에 한발짝 더 가까이 가게 될것이다.

- 이 글은 모교인 서울산업대 계간 소식지 <서울테크 Seoultech And You>2008 년 여름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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