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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주역의 한 단면 - 2001년 상반기 전시회 산책

김달진


2001년은 실제적인 21세기에 접어든 것이다. 현실은 아직도 경제위기, 혼미한 정치상황, 붕괴되고 있는 교육현장, 구조조정과 노사분규 등으로 답답하다. 새로운 세기가 들어서며 탈 장르가 가속화되고 젊은 작가들은 탈 캔버스를 추구하지만 한편은 회화의 고유성을 주장하고 이런 전시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사동 화랑에서 전시하는 작가들은 작품 판매가 어렵다고 한숨 소리가 높다. 2001년 상반기가 지나가고 7월이다. 지난 6개월간 주요 전시회를 살펴보고 흐름을 일별해 보고자 한다.

2001년 미술의 주역은 누구인가 ?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 미술의 주역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에 흔한 방법으로 미술평론가나 큐레이터에게 추천받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방식을 탈피해 자료를 근거로 접근해 보았다. 2001년 상반기 많은 전시회 중에서 공약수를 찾아내기는 어렵지만 5건의 기획전 초대작가를 통한 빈도에 의해서 그 단면을 찾았다. 미술에 대한 근원을 다시 생각하는 성격의 전시회가 많았는데 그 대상으로 잡은 전시회는 다음과 같다.
<2001 오딧세이전> 1.15 - 3.14 창원시 성산아트 홀. 7명의 젊은 큐레이터가 6개의 소주제를 선정하여 31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 전시는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동명영화를 모티브로 패러디하였다. 독립된 전시실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최근 추세로 볼 때, 젊은 기획자들과 작가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전시 진행을 위한 관련 기관의 적절한 지원이 어우러진 사례로 기록되었다. 이번 전시는 카이스갤러리 아트디렉터 윤태건씨는 총기획을 하였고, 서울시립미술관 김지영씨는 '아르고스의 눈' 9명, 부산시립미술관 이동석씨는 '생환' 8명, 성곡미술관 윤상진씨는 '제3의 풍경' 5명, 이응노미술관 이은주씨는 '카오스 & 코스모스' 2명, 신세계갤러리 윤준씨는 '창원오딧세이' 4명, 카이스갤러리 김정연씨는 '푸른 다뉴브 강' 3명으로 각각 꾸몄다.
<한국미술 2001: 회화의 복권> 3.15 - 5.6 국립현대미술관. 격년제로 젊은 모색전과 번갈아 개최되는 한국미술전의 이번 주제는 회화의 복권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을 포함한 큐레이터 14명이 모두 참가하여 다양한 소주제를 중심으로 오늘의 평면작업을 되돌아보고 회화 고유의 권리를 재규명해보는 취지였다. 큐레이터 한 명이 세 명의 작가를 추천 42명은 각각 소주제에 의한 독립된 공간을 유지하면서 주제가 친화성으로 전체를 연결시켜 주었다. 전통적인 재질의 한국화에서 일상 이미지와 인간의 이야기, 평면성의 본질을 다룬 추상작품까지 출품되었다. 미술계에 국립현대미술관에도 14명의 큐레이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계기도 되었다.
<이야기 그림> 4.13 - 4.29 미술회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매년 기획하는 한국현대미술 신세대 흐름전으로 우리 미술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잇는 특정경향의 미술에 중복적으로 투자하면서 자칫 현대미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왜곡시키거나 작업태도와 방향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루어진 취지였다. 즉 현란하게 변화하는 미술계 풍토에 연연하지 않고 회화라는 고전적 매체를 통한 치열한 작업을 하는 젊은작가 22명이 초대되었다. <2001 미술의 회복> 6.13 - 6.19 인사아트센터. 월간 미술시대가 1999년 성곡미술관과 공동기획했던 회회의 회복전에 이은 전시로 설치미술, 퍼포먼스, 컴퓨터작업 등에 회화작업이 홀대받는 현실을 반대하며 마련된 전시회로 23명이 출품하였다. <한국현대회화 순회전> 4.4-4.22 베트남 화인아트뮤지엄.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한국 현대회화의 해외 소개를 위하여 외교통상부와 공동으로 추진해 온 전시로 작년에는 3개월간 중동지방을 순회하였다. 이번 전시는 중견급작가 17명으로 베트남에 이어 미얀마, 네팔, 방글라데시에서 있었다.

이 5건의 기획전중 3건이 회화의 본질을 보여주는 공통점이 있는데 3건 이상 전시회에 초대된 작가는 없고 7명이 2건의 전시회에 초대되었다. 그들의 면모를 보면 한운성(55세)씨는 회화의 복권전과 한국현대회화 순회전에 출품하였다. 한씨는 서울대, 미국 타일러대 출신으로 즐겨 그리는 풍경, 과일이 우리가 동일하다고 체험하는 각 이미지간의 차이점을 들춰내는 한편 우리가 실제일 것이라고 판단하는 대상이 실은 허상임을 인식시킨다. 박관욱(51세)씨는 회화의 복권전과 미술의 회복전에 출품하였다. 박씨는 서울대와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 출신으로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는 작가이다. 돌가루를 뿌리고 굳히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우연히 화면에서 떠오르는 형상을 드로잉한 것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최종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석주(49세)씨는 회화의 복권전과 한국현대회화 순회전에 출품하였다. 이씨는 홍익대 출신으로 극사실에서 출발하여 일상을 넘어선, 서정적인 환영의 풍경이 공존한다.
지석철(48세)씨는 미술의 회복전과 한국현대회화 순회전에 출품하였다. 지씨는 홍익대 출신으로 의자라는 사물을 등장시켜 미술 고유의 상징력을 회복시키고 있다. 김종학(47세)씨는 미술의 회복전과 한국현대회화 순회전에 출품하였다. 김씨는 서울대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몇 년 수학했고 과일, 잡초 등을 확대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환기시켜주고 있다. 김지원(40세)씨는 회화의복권전과 2001오딧세이전에 출품하였다. 김씨는 인하대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조형미술대를 졸업하고 수 년동안 도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벽들을 그린다. 그 벽은 도시화의 과정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의 상징이다. 김안식(34세)씨는 2001오딧세이전과 이야기그림전에 출품하였다. 홍익대 동양화과 출신으로 미술계에 이제 그의 작업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회화보다는 프로젝트아트라는 대규모 설치작업을 실현하고 있다. 물위에 번지는 동그라미 사이로 사람들의 모습이 흩어지는 영상이 아크릴판 위의 페인팅 작업위에 겹쳐지고 이 그림들은 화면 뒤에서 비추는 조명에 신비롭게 투과되어 중세의 유리화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평면회화와 테크놀러지,중세와 현대, 자연과 인공이 결합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된 작가는 한 단면일 뿐이다. 하반기에 더욱 알찬 전시회가 이루어져 우리 미술문화가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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